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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현갑 케이스톤 대표 “조선·해운업, 투자 타이밍 올 수 있어”

입력 2016-05-19 08:21 수정 2016-05-19 13:41

최근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기업 구조조정 투자에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유현갑 케이스톤파트너스(이하 케이스톤) 대표를 최근 만났다. 민간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을 활성화하려는 금융당국의 의지에 따라 작년 말 유암코가 설립되는 등 구조조정 시장에서 활약하는 PEF가 주목받고 있다. 케이스톤은 중소기업부터 시작해 금호그룹, 코스모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 투자에 전문성을 보이는 PEF다.

케이스톤 사무실이 위치한 IFC TWO 빌딩 20층에 있는 사무실에서 만난 유 대표는 기자를 보자마자 파일 하나를 주었다. 파일 안에는 각 펀드의 투자 대상, 투자 수익률, 투자 철학, 향후 투자 방향 등 트랙레코드가 담긴 보고서였다. PEF가 보통 투자 대상과 수익률을 드러내지 않는 것과는 사뭇 달랐다. 그러나 더 인상적인 것은 겸손함이 묻어나는 자신감이었다. 보통 투자 실패는 숨기고 성공 사례를 나열하는데 바쁜 IB 업계 문화와 달리, 유 대표는 처음에 실패했던 사례 이야기를 먼저 꺼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 기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있나? 단순히 투자수익률(IRR)이 높아서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케이스톤의 연평균 투자수익률은 30.8%다)

“우리 철학이 성실(integrity), 인내(indurance), 혁신(innovation)이다. 여기서 말하는 성실함이란 ‘선량한 관리자의 의무’를 말한다. 돈을 수탁·관리하는 기관에 가장 중요한 덕목은 투자자의 자금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사적인 마음이 아니라 정직하게 운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돈을 벌어서 요트를 사기 위해 펀드를 운영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공공성이 없으면 PEF도 크기 힘들다. 이 원칙을 지키려고 한다.”

△ 경력이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차별화되는 점이 있나

“원래 삼일회계법인에서 일을 하다 KTB네트워크로 옮겨 IT 기업을 발굴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러나 당시 IT 분야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유망기업들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고 투자 손실을 입었다. 이 때 투자 대상에 대해 잘 알아야한다는 것을 배웠다. 이후 은행으로 이직한 뒤 인수·합병(M&A)팀에서 인수금융과 부실채권 투자 업무를 하며 경험을 쌓았다.”

△ 주력하는 분야가 회생·워크아웃이나 특수한 지분구조 투자처럼 스페셜시추에이션(SS)이다. 한국에서 큰 투자 매물은 경영권 인수(Buy-out) 쪽인 것으로 알고 있다.

“SS 투자는 외국에서 굉장히 큰 시장이다. 구조조정은 항상 발생하는 상시적 시장이기 때문이다. 미국 PEF의 투자수익률을 보면 주로 종합주가지수가 낮을 때 투자한 기업의 수익률이 더 높다. 어렵다고 투자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경제 상황이 좋은 투자 상황일 수 있다. 조선, 해운업에 당장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사이클 상으로 어느 순간 투자 타이밍이 올 수 있다는 의미다.”

△ 정부가 민간 PEF가 주도하는 구조조정 시장을 만들기 위해 유암코를 설립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활성화되지 못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기업재무안정펀드’가 다른 말로 ‘구조조정’이다. 문제는 이 펀드가 구조조정 매물에 투자할 때 A부터 Z까지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자본시장의 대부분의 대형 pef가 일반pef이지만, 법적으로 일반 pef가 대출하는 것도 안되고 채권도 못산다. 이런 여건이 개선되면 구조조정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다. 채권을 매입 후 출자전환하면 경영권을 인수하는 것도 가능하고 다양한 스트럭처로 투자가 가능하다.”

△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국내 PEF가 위험자산에 투자하지 않고 사실상 대출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분법적 사고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점은 하이일드 시장에는 아무도 파이낸싱 해주지 않는 것이다. 사주들은 경영권을 뺏기길 원하지 않기 때문에 금리를 떠나 주식 매각에 민감하다. 과거에는 정부 정책 때문에 제1금융권에서 위험자본에도 대출을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풋옵션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를 제한하고 있다. 자본시장 활성화에 역행한다고 본다.”

△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민간 PEF의 역할이 있다는 말인가?

“PEF는 구조조정과 인수·합병(M&A) 시장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구조조정 주체는 펀드가 아니라 기업이다. 다만 구조조정이 진행될 때 자금이 필요한 경우 PEF가 유동성을 공급해줄 수는 있다. PEF는 구조조정 혹은 M&A 시장에 투자 기회를 발굴하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예를 들어 금호그룹의 금호산업이 매각할 때 상장폐지 리스크가 있었다. 그 때 유동자금을 우리가 공급했다. 기업은 위기를 맞을 때 직접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경영권 유지, 자금조달 등을 위해 시츄에이션(상황)을 만들고, 스트럭처(구조)를 짜는 것은 PEF가 해줄 수 있다.”

△ 최근 그룹이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놓은 계열사 매물을 PEF가 관심 갖는 경우가 많다

“구조조정을 거치는 그룹이 계열사나 자산을 완전매각(공개매각)할 때 보면 살 데가 많이 있다. 그런데 실제로는 구조조정을 하는 기업 오너가 해당 매물을 완전 매각하기 싫은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지금은 어렵지만 미래의 캐쉬카우(성장성이 낮고 수익성이 높은 사업)인 경우 완전매각을 하지만 나중에 되찾아갈 생각을 한다. 이것을 두고 편견을 갖고 보면 안 된다. PEF는 기업 인수 후 재매각(투자회수)이 목적이지만, 사업은 평생하는 것이다. 기업가들이 우리 경제의 희망이기 때문에 기회를 줘야한다. 가령 금호고속은 금호그룹이 놓치기 싫어하는 기업이다. 그래서 우리가 우선매수권 옵션을 두는 스트럭처를 제안했다. 대신 위험하니까 후순위 투자하라며 이해관계를 일치시킨 것이다. 이런 식으로 구조조정 시 PEF가 역할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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