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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기업을 하는가 41] 수많은 선택의 순간 ‘사람’을 최우선으로

입력 2016-03-25 10:57 수정 2016-03-25 13:25

박상우 에이티젠 대표

신약개발로 시작, 진단키트 개발

“무모한 일이다” 주변서 말렸지만

글로벌 임상으로 해외서 먼저 인정

국내 대형병원 잇따라 수주 성공

나는 지금까지 삶을 살아오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을 직면했었고, 그러한 순간마다 모든 것의 우선순위에 ‘사람’을 놓고 최선의 선택을 하고자 노력해 왔으며, ‘힘들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자’와 ‘한우물을 파자’는 두 가지 원칙을 고집스럽게 지켜왔다. 이러한 나의 신념 때문에 현재 나의 전공인 경제학과는 전혀 다른 분야인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에서 기업을 설립하고, 15년 이상 운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1996년 삼성증권에 입사해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대학 때 시중에서 구할 수 있는 주식 관련 책을 모두 읽었을 정도로 주식에 관심이 많아 증권회사에 들어갔는데, 책을 보며 꿈꿨던 증권회사 생활과 현실은 너무 달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5년 만에 미련 없이 첫 직장을 떠났다.

이후 신약 개발 권위자의 권유에 따라 2002년 에이티젠을 공동 창업했는데, 신약 개발의 사업 모델도 매력적이었지만, 무엇보다 이를 통해 인간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장 마음이 끌렸다. 하지만 막상 회사를 차리고 보니 사업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로 처음의 생각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다. 현실적인 문제를 해결하고자 공동 창업한 개발 권위자와 결별하고, 후배와 둘이서 의과대학 교수들을 찾아다니며 사업 아이템을 모색하고 기술을 배워가며 사업을 키워 나갔다. 처음에는 연구용 시약을 만들어 팔았는데, 어떻게 외국에 보내는지 몰라 아이스박스에 넣어 부칠 정도로 미숙했지만, 현재는 약 3500종의 재조합 단백질 및 항체를 보유하고 전 세계 연구소에 고품질의 연구용 시약을 제공하고 있다.

연구용 시약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될 무렵인 2009년 나는 다시 한 번 중요한 사업상의 결정을 내렸다. 바로 진단키트를 개발하기로 한 것이다. 연구용 시약 사업만 운영해도 소수 인원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였으나, 내가 사업을 시작했던 목표가 처음부터 나만의 조그만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으므로 과감하게 체외 진단키트 개발을 결정했다. 나의 이러한 결정에 대해 주변의 많은 사람은 응원을 하기보다는 우려의 눈길을 보냈으며, 나의 편이라고 믿었던 직원 두 명은 대표가 말도 안 되는 걸 개발하려 한다고 비난하며 회사를 떠났다. 하지만, 난 나의 결정을 믿고 나의 원칙에 따라 키트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키트 개발은 많은 사람이 우려했던 것처럼 험난한 길이었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새로 만드는 데는 저항이 컸으며,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무모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비난도 많았다.

실제 개발 과정은 더 어려웠다. 제품의 신뢰성을 확보하려면 한 사람의 피를 장기적으로 뽑아서 테스트를 진행해야 했는데, 이러한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아 나 스스로 기꺼이 임상 대상이 돼 실험을 진행했다. 3년 동안 많게는 한 달에 다섯번까지 피를 뽑으면서 실험을 진행했는데, 피를 너무 많이 뽑아 의사로부터 더 피를 뽑으면 위험하다고 경고를 듣고서야 잠시 실험을 중단하기도 했었다.

또한, 키트를 개발하는 데 드는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도 고행의 연속이었다. 눈만 뜨면 돈을 구하러 발이 부르트도록 다니고, 주변 인맥을 동원해서 겨우겨우 개발 자금을 충당하며 버텼으나, 더는 중소기업청이나 기술보증기금 등의 지원기관이나 지인들의 도움을 받기가 어려워져 회사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의 순간까지 갔던 적이 있다.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로 이뤄지는 것을 보지 못한다는 실망감에 늘 같이 소주를 마시던 친구와 대포집에 앉아서 돼지갈비와 소주를 마시며 신세 한탄을 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이 친구가 그 다음 날 회사로 찾아와서 몇 달을 버틸 수 있는 자금을 지원해 줬다. 이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초기사업화 기술에 대한 자금을 지원해 줘 2012년도에 가까스로 현재 우리 회사의 주력 제품인 ‘NK Vue 키트’의 초기 모델 개발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러한 험난한 개발 과정에서 사람들로부터 많은 시련도 겪고 실망도 했지만, 결국 사람과의 관계에 의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을 경험하며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나의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 회사의 ‘NK Vue 키트’는 우리 몸속의 면역세포 중 유일하게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구별해 내 암세포만을 없애는 세포인 NK세포의 활성도를 측정할 수 있는 키트로, 간단한 채혈만으로 다양한 암과 중증 질병의 발병 유무 및 발병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이렇게 유용한 키트의 개발을 완료했을 때 세상을 모두 가진 것만 같았으며, 당장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세상에 없는 제품을 가지고 처음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었다.

개발이 완료된 키트에 대한 국내 임상실험을 마쳤을 때도 A대학의 임상 결과를 B대학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등 국내 시장에서 신뢰하지 않았으며, 의료기관들은 새로운 키트의 활용성에 대해서 이해조차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이때 나는 다시 한 번 나의 원칙에 따라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겠다는 결심을 했다. 국내 시장에서 인정받고 성공을 한 후 해외로 가는 게 일반적인 순서라는 통념을 깨고, 세계 시장으로 먼저 진출하여 글로벌 임상 결과를 통해 역으로 국내 시장에서 신뢰를 얻겠다고 마음먹고, 이를 실행에 옮겼다. 나의 이러한 사업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내가 새로운 길을 갔었을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우려와 비난이 뒤따랐다.

그러나 나는 소신껏 글로벌 임상을 강행했고, 그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국내 시장에서는 인정하지 않던 키트였지만 해외에선 이런 기술을 왜 안 쓰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반응을 바탕으로 우리 회사는 해외시장에서 하나, 둘씩 성과를 이뤄 나갈 수 있었다. 미국에선 식약처 허가를 대신할 수 있는 검사실자체개발검사(LDT)를 통과했고, 캐나다에선 식약처(Health Canada) 승인을 받았으며, 유럽에서는 CE인증을 받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미국 UCLA의대, 미국 재향군인병원과 덴마크 국립암병원 등에서 세계적인 전문가와 함께 키트의 다양한 적용증(Application)에 대해서 무상으로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일단, 세계시장에서의 성과가 나기 시작하니 내가 예상했던 대로 국내 시장의 여건 또한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전에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국내 의료기관들이 우리 키트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이를 기회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진행한 결과 2015년 말에는 거의 200개에 달하는 건강검진센터와 대학병원을 공급처로 확보할 수 있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부터는 본격적인 매출 성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2015년도에는 이렇게 축적된 국내외의 성과를 바탕으로 당사의 기술을 인정받아 코스닥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할 수 있었다.

힘들더라도 남들이 가지 않은 길

한우물을 파자, 두 가지 원칙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하는 사업 매력

한국 대표 헬스케어기업 성장 꿈

글 서두에서도 말했듯이 나는 내가 하는 일이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사업을 시작했다. 이제야 그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가야 할 길은 더 멀고 험난할 것으로 생각한다. 올해부터는 궁극적으로 인간의 생명을 직접 살릴 수 있는 항체와 세포 치료제 사업을 본격적으로 진행할 것이며, 회사의 운영 있어서도 사람을 최우선으로 하는 경영철학은 변함이 없을 것이다.

사람이 회사와 사업 목표의 중심에 있고, 이 목표를 이루고자 지금까지 내가 지켜왔던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자’와 ‘한우물을 파자’는 두 가지 원칙을 앞으로 계속 지켜나간다면, 나는 에이티젠이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당연히 그렇게 되기까지 나는 다시 많은 사람의 우려와 비난을 받겠지만, 나는 기꺼이 모든 것들 받아들이며, 나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과 나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나의 목표를 이뤄 나갈 것이다.

박상우 대표 약력

1996.02 고려대학교 경제학 학사

2000.05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2002~현재 ㈜에이티젠 대표이사

에이티젠 연혁

2002.01 ㈜에이티젠 설립

2002.06 벤처기업 획득

2003.05 ㈜유니바이오 합병

2004.01 Merck(USA) 시약공급 계약체결

2006.01 Bio Trend(Germany) 시약공급 계약체결

2006.06 수출유망중소기업지정(경기지방중소기업청)

2007.05 기술혁신형 중소기업(INNO-BIZ)인증

2009.10 인플루엔자에이 항체 효소면역 검사 키트 개발

2011.04 인플루엔자에이 항체 효소면역 Rapid Kit 식약처 허가 획득

2011.12 해외수출 100만 달러 달성

2012.09 NK Vue KIT 공장등록 완료, NK Vue KIT 식약처 허가 획득

2013.07 ISO 13485 인증,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캐나다 현지법인 설립

2014.01 북미시장 진출을 위한 미국 현지법인 설립

2015.10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 상장

2016.01 세포 치료제 사업을 위한 관계사 엔케이맥스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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