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한전부지 보증금 ‘9999억9999만9999원’… 왜?

입력 2014-09-21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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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이 삼성동 한국전력 부지에 대한 과감한 베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전부지 입찰에서 두둑한 배짱을 앞세워 10조5500억원이란 금액을 써냈고 입찰 보증금만 9999억9999만999원에 달한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삼성과의 경쟁 입찰 과정에서 무리수를 둔 것이란 반응이 주를 이뤘지만 이는 직원들의 결속력을 높이기 위한 구상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뿔뿔이 흩어진 직원들을 한 곳에 모으며 ‘한 식구’란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인 것이다.

21일 현대차 고위 관계자는 “이번 한전부지 인수를 통해 30여개 주요 계열사를 한 곳으로 모을 수 있는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 건설을 위한 최고 경영진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전부지 인수는 단순한 수익 창출 목적이 아닌 30여개 그룹사가 영구적으로 사용하는 통합 사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회장의 통합 사옥 의지는 고(故) 정주영 명예회장의 유지와도 일맥상통한다. 정 명예회장은 매일 가족과 함께 식사하는 시간을 마련했고 지난 1983년 계동 사옥을 지으며 직원들과의 ‘살 맞대기’를 강조했다. 정 회장도 그룹 계열사 전 직원을 한 자리에 모아 직원들에게 소통과 화합을 전파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 소재 현대차그룹 계열사는 30개사, 소속 임직원은 1만8000명에 달하지만 양재사옥 입주사는 불과 4개사, 인원도 5000명 안팎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선친으로부터 배웠던 정 회장의 가부장적 직원 사랑이 이번 한전부지 인수에 접목됐을 것”이라며 “계동 사옥 이후 삼성동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정 명예회장이 산업 근대화의 기수로 국가 경제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자부심이 정 회장의 입찰가를 높게 써낸 배경으로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다. 정 회장은 “외국기업이나 사기업이 아닌 정부로부터 인수하는 것으로 가격 결정에 있어서도 마음이 가벼웠다”고 말했다.

보증금은 입찰가의 5% 이상만 내면 되지만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이런 의중을 반영해 입찰가 10조5500억원의 9.5%에 달하는 9999억9999만9999원을 입찰 보증금으로 냈다. 이는 정 회장의 이름에 있는 ‘구(九)’를 연이어 써낸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의 현장 경영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평소 “직원이 행복해야 훌륭한 제품이 나온다”는 현장 중심의 개인 철학에 따라 직원들의 복지와 근무환경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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