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린’ 속 현빈의 명대사는 대체 무슨 의미였을까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5-1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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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역린' 속 정조를 연기한 현빈.(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현빈, 정재영, 조재현, 조정석, 한지민, 김성령, 정은채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개봉 전 기대를 모았던 영화 ‘역린’이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역린’은 조선조 제22대 왕 정조를 시해하고자 했던 정유역변을 소재로 한 영화다. MBC 드라마 ‘이산’(2007), KBS 2TV 드라마 ‘한성별곡’(2007) 등과 같이, 정조 시대를 배경으로 한 대중문화 콘텐츠는 이미 대중에게 여러 차례 선보여졌던 상황. 이러한 탓에 신선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앞섰다.

그러나 극장을 빠져 나온 관객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가장 인상 깊은 하나로 ‘중용 23장’을 꼽는다. 정조(현빈)의 입을 통해 누차 강조된 ‘중용 23장’의 메시지가 관객의 마음에 파장을 일으킨 것이다.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정성스럽게 되면 겉에서 베어 나오게 되고, 겉에 베어 나오면 겉으로 드러나고 겉으로 드러나면 이내 밝아지고 밝아지면 남을 감동시키고 남을 감동시키면 이내 변하게 되고, 변하면 생육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공연 장면.(사진=연우무대)

작고 사소한 일에 힘 쏟는 정성이 일으키는 변화는 창작극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는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에서도 그려지고 있다.

인민군 4명의 포로와 이들을 압송하던 한국군 2명이 타고 있던 배는 무인도에 표류되고, 이들은 무참한 생존 경쟁을 맞닥뜨린다. 무인도를 빠져 나갈 배를 고칠 수 있는 유일한 기술자인 인민군 막내 순호는 마음의 빗장을 굳게 닫는다.

이윽고 순호를 회유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여신님’의 존재가 상정되고 극한의 대립을 겪었던 인민군과 한국군은 함께 ‘여신님 모시기 작전’을 실행한다. 무질서 속 거친 언어와 소란스러운 싸움은 여신님 규칙에 의해 금지된다. 콩 한쪽이라도 음식은 똑같이 나눠 먹으며, 무신경했던 청결과 위생도 중요시된다.

여신을 위한 제단에 올리는 꽃과 음식은 모두 힘을 합쳐 정성껏 준비했다. 그리고는 가상의 ‘여신님’에게서 고향에 있는 나이 든 어머니와 누이동생, 짝사랑했던 이를 각각 떠올린다. 살기 등등했던 이들의 껍질이 벗겨지는 순간이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던 인민군 대위, 총구를 얼굴에 들이대도 이성을 잃어버린 채 꿈쩍 않던 기술자 순호도 차츰 마음을 연다. 결국 죽어도 북에서 죽겠다던 인민군 대위는 부하를 위해 뱃머리를 부산으로 돌리겠다 결심하는가 하면, 죽고 죽이는 싸움이 싫어 홀로 무인도에 남겠다던 순호도 고향 북행을 택해 희망을 움틔운다.

이처럼 삶의 의지를 잃을 만한 위기 속에서 작고 사소한 일에 대한 관심은 ‘나비효과’와 같은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정적이 된 신하들에 둘러싸여 빗발치는 반발을 온 몸으로 받아낸 정조는 그 자리에서 작은 것으로부터의 변혁을 이야기했고, 생명을 건 전쟁 갈등에 휩싸인 이들이 인간성을 회복하는 과정 역시 작은 일상성으로부터 태동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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