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혁 “현장에서 울며 연기배웠어요”…시청률 5% ‘응급남녀’ 주역으로 서기까지 [이꽃들의 사람들]

입력 2014-04-1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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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종영한 tvN 드라마 ‘응급남녀’ 최진혁 인터뷰

▲tvN 드라마 '응급남녀'에서 오창민 역을 소화한 최진혁.(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최진혁(29)은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지 않는 젊은 배우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의 구미호 구월령, SBS 드라마 ‘상속자들’ 재벌그룹의 첫째 아들 김원까지. 최근 몇 년 사이 출연하는 드라마마다 연타석 홈런을 날리더니, 그는 이혼남녀의 재회를 그려낸 tvN 드라마 ‘응급남녀’에서 안정적인 연기로 호평 끝에 종영을 맞이했다. 작품 속에 녹아들면서도 단단한 존재감을 굳힌 최진혁을 1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했다.

“어떤 배우도 해놓고 만족하는 배우는 없을 거에요. 좀 더 아쉬운 건 좋은 환경에서 스태프들이 일했다면 능률이 높았을 텐데 너무 힘들고 고되게 작업을 했죠. 오랜 작업을 해왔던 베테랑 제작진도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느낌이 받을 정도였어요. 세 달 동안 웬만한 사람들은 못 버텼을 거에요. 각자가 물론 힘들고, 트러블이 없을 수야 없지만, 불평, 불만 없이 마쳤어요. 다행이죠.”

첫 방송을 남겨둔 한 두 달 사이에 촬영에 돌입하게 되는 보통의 드라마 제작환경과 달리, 이번 ‘응급남녀’의 녹화는 생방송 수준으로 진행됐다. 출연 배우들과 제작진의 노고는 배가 됐지만, 이를 버티게 한 힘은 ‘좋은 촬영장 분위기’였다.

“김철규 PD님은 최대한 자유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배우들이 연기를 펼칠 수 있도록 장을 만들어주세요. 그래서 배우들이 카메라가 돌아도 긴장감 없이 잘 살릴 수 있었고요. 결과물도 자연스럽고 좋았지요. 또, 20년 이상 경력의 카메라 감독님은 분위기 메이커 때론 악역도 자처하면서 친밀한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고요. PD님은 천사에요. 극 초반에 살수차로 뿌린 비를 제가 온 몸으로 맞는 장면이 있었는데 촬영 판단도 빠르게 해주시고, 추울 때는 배우들 힘들까봐 실내 촬영으로 전환시켜주시고요.”

극 중에는 이혼 부부인 창민(최진혁)과 진희(송지효)가 6년 전, 처음 만난 풋풋한 대학생 때로 회상하는 장면이 있었다. 최진혁의 말을 빌자면 ‘6년 전이 아니라, 6년 후의 모습인 것 같았다’라고 할 정도로, 두 사람의 외관은 스스로 만족스럽지 못 했다. 사실 촬영 당시 최진혁과 송지효는 B형 인플루엔자에 감염됐고, 어쩔 수 없이 그날의 촬영 작업도 미처 완성되지 못한 채 마쳐야 했기 때문이다. 솔직한 연기자 최진혁은 “이제는 두려울 게 없어요”라고 덧붙이며 호탕하게 웃어 보였다. 구름 위에 떠 있는 스타의 모습이라기보다 진실한 작품, 캐릭터 표현에 더 방점을 둔 연기자의 길로 향하고 있는 듯 했다.

“사실 제 첫 작품은 시청률 2%대가 나왔어요. KBS 방송국 PD님들 사이에서 소문이 자자할 정도로 연기 못 하는 연기자였죠. 제가 연극영화과를 전공한 것도 아니고, 협회에 소속된 배우도 아니라며 ‘무적 출연자’라고 불리기도 했어요. “연기 전공을 안 했으니까 못 하지”라며 욕을 먹은 적도 있어서 ‘학교를 다녀야 하나…’ 싶기도 했고요. 그 다음부터는 PD님들한테 욕 먹을까봐서가 아니라, 배우가 연기를 못 하는 게, 제 모습이 너무 창피해 죽고 싶은 거에요. 제가 독기 하나는 최고거든요.”

▲배우 최진혁.(사진=최유진 기자 strongman55@)

2006년 KBS 서바이벌 오디션에서 대상을 거머쥐며 연예계 첫 발을 내딛은 최진혁은 올해로 벌써 9년 차 연기 생활을 맞이했다. 우리가 기억하는 최근 캐릭터와 작품 이전부터 그는 일일드라마와 시트콤 다양한 TV 장르를 오가며 역량을 키웠다. 그는 ‘계란으로 바위치기’였다고 고백했다.

“현장에서 막 욕먹고 울고, 그러면서 배웠어요. 내가 타고났던 타고나지 않았던 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 공부를 많이 했었고요. 다른 연기자나 영화를 보고, 현장 가서 쉴 때 다른 선배들이 연기하는 것을 보곤 했어요. 대기실에 있는 시간이면 다른 선배, 선생님들을 찾아다니고요. 아침 드라마 할 때 나문희 선생님께 많이 배웠어요. 나문희 선생님이 사실 얼마나 귀찮으시겠어요. 귀찮게 하는 게 죄송스러워서…열 번 고민하다가 한 번 가고 그랬었는데. 친절하게 잘 가르쳐주시고 예뻐해주셨어요. 송옥숙 선생님도 그러셨고요.”

이 덕분에 그는 어느새 ‘구가의 서’, ‘상속자들’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를 발판으로 삼아 개성을 뽐내더니 평균 시청률 5.0%(닐슨 코리아 제공, 유료 플랫폼 기준)로 인기를 이끈 tvN 드라마 ‘응급남녀’의 주역으로 우뚝 섰다.

“선배님들이 그 시절에 제가 어려웠던 점을 딱 시원하게 꿰뚫었던 점을 많이 이야기해주셨어요. 큰 연기자적 역할을 가르쳐주시긴 하지만, 부딪혔던 난관들에 대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해보라는 그 마인드는 베테랑 연기자가 그 입장에서 한창 시작하는 친구한테 그런 믿음을 주셨다는 게 감사하고…그게 얼마나 힘든 것이고, 제가 얼마나 운이 좋은 것인지 느껴요. ‘구가의 서’부터 ‘응급남녀’까지 잘되면서 ‘제가 운이 트였나보다’라는 그런 생각을 들게 했지요.”

보기 드문 매력을 지닌 그는 솔직함까지 더해 강점이 많은 사람이었다. 여기에 선 굵은 외모에 두터운 중저음의 목소리는 그의 무기다.

“모든 배우들이 색깔이 있는 것 같아요. 특이한 목소리도 장점이 될 수 있고요. 꽃미남 시대에 선이 굵은 얼굴이 도움이 좀 되는 것 같고요. 매력이 있는 게 오래 가는 것 같아요. 선 굵게 잘 생겼다는 얘기도 매력 있다는 뜻이겠죠. 사실 잘 생겼다는 말보다 매력 있다는 얘기를 듣고 싶습니다.”

최진혁은 올해 안에 군 입대를 계획하고 있다. 생명과 죽음이 오가는 대학병원 응급실을 배경으로 이혼남녀의 재회를 그린 로맨스 드라마 ‘응급남녀’는 입대를 앞둔 그에게 몇 남지 않은 기회의 작품이었을 것이다. 어떤 의미로 남았을까.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보니 현장에서의 자세에 대한 가르침을 줬던 작품이에요. 또, 스태프와 화합이 중요하단 걸 가르쳐줬고요. ‘사람들이 참 웃으면서 일하면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는구나’란 것도 처음 깨닫게 해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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