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혜교ㆍ한효주와 협박 매니저 [배국남의 직격탄]

입력 2013-11-28 08:14 수정 2013-11-28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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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송혜교(왼쪽)과 한효주(뉴시스)

또 터졌다. 2005년 1월19일 송혜교에게 거액을 주지 않으면 염산테러를 하겠다는 끔찍한 협박범이 체포됐다. 김모(26)씨다. 더 놀라운 것은 범인 김모씨가 3년 동안 송혜교를 담당했던 매니저였다는 사실이다. 그로부터 8년이 흘렀다. 2013년 11월4일 한효주 아버지에게 “한효주 사생활 사진을 갖고 있으니 본인에게는 알리지 말고 4억여원의 돈을 입금하라”라는 협박 전화가 왔다. 그리고 11월7일 한효주 아버지에게 공갈협박을 한 3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충격적인 사실은 범인 중 한사람은 한효주의 전 소속사의 매니저였다는 점이다.

무명의 송혜교와 한효주를 발굴해 철저한 교육과 전문화된 관리, 그리고 혼신의 노력으로 대중의 환호를 받고 일본 중국 등 아시아에서 사랑을 받는 한류 스타로 우뚝 서게 만든 이도 매니저다. 그야말로 매니저의 극단적인 두 얼굴이다.

스타 시스템의 핵심인 매니저는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의 주역이자 연예산업의 원동력이다. 하지만 일부 대중에게 매니저는 성폭행, 공갈협박, 금품갈취, 사기, 연예인의 착취와 노예계약 등으로 한국 연예계과 연예인을 추락시키는 가해자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스타 시스템이 구축되고 1940년대 중반 에이전시 시스템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미국과 프로덕션을 중심으로 연예인 매니지먼트를 사업화한 일본에서도 대중문화 초창기 에이전트나 매니저는 연예인의 가방 모찌(심부름꾼)이나 우편물을 전달해주는 사람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대중문화 시장규모에 걸맞게 전문화한 시스템을 갖추고 실력과 재능을 갖춘 인재들이 에이전트와 매니저로 활동하면서 대중문화와 연예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그들의 위상이 높아졌다.

우편물을 스타나 연예인에게 전달해주는 메일룸 출신의 에이전트 마이클 오비츠가 미국 최대 에이전시 CAA를 이끄는 수장으로 그리고 월트 디즈니의 CEO까지 역임하며 할리우드 권력의 정점에 선 것은 단적인 사례다. 일본 역시 다르지 않다. 연예인 가방 심부름꾼으로만 여겨졌던 매니저들이 실력과 전문성을 갖추면서 세계 연예시장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시모토 흥업이나 어뮤즈을 비롯한 유수의 연예 프로덕션을 이끄는 주역으로 자리잡았다.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하버드 로스쿨 경쟁률이 9대 1이고, 콜롬비아 대학원의 저널리즘 스쿨 입학 경쟁률 4대1, 스탠포드 경영대학원 입학 경쟁률이 4대1인데 비해 유명 연예인 에이전시 입사를 위한 캠프 지원률이 30대 1에 이르는 것은 미국 에이전트와 에이전시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도쿄대, 와세다대 등 일본 명문대생들이 요시모토 흥업이나 에이벡스, 어뮤즈, 쟈니스프로덕션 등 연예 프로덕션에 진출해 일본 연예산업을 세계의 중심으로 견인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떤가. 대중문화 시장이 급성장하고 한류로 연예산업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매니저에 대한 인식과 위상도 크게 변했다. 영화사 제작부장이나 조폭들이 연예인의 신변을 관리하고 떼인 돈 등을 받아주는 초창기 매니저 역할에서 벗어나 연예인을 발굴해 체계적인 교육을 시켜 대중의 스타로 우뚝 서게 만드는 연예산업의 주역이자 진정한 스타 메이커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여전히 매니저의 후진성은 존재한다. 문제도 엄존한다.

“금품수수, 성상납, 비인간적인 갈취와 계약 불이행등 매스컴을 달구는 매니저들은 실제 메인 스트림에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이 잊을만하면 신문에 한건씩 터뜨리는 탓에 어렵게 양성화된 우리직업(매니저)의 위상은 제자리 걸음만 하는 수준이다.” 김혜수 전도연 조인성 등 100여명이 넘는 스타들을 관리한 박성혜 전 싸이더스본부장이‘별은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에서 언급한 지적이다. 박 전본부장의 주장처럼 매니저란 직업을 아직은 사회적으로 고급 전문직으로 보지 않는 대중의 선입견과 편견도 존재하지만 그 편견을 야기한 것은 분명 매니저다.

전문적인 인적 자원의 영입 실패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시스템 부재, 그리고 부실한 법과 제도의 정비 부족은 한탕주의에 사로 잡혀 연예인을 등쳐먹고 연예계를 망치는 ‘양아치 매니저’를 양산하는 결과를 낳았다. 그리고 뛰어난 인재들이 의욕을 갖고 연예산업에 뛰어들었다가 이내 외면하는 현상을 심화시켰다. 이제 매니저 하면 양아치를 떠올리는 인식을 불식시킬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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