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데이-산교타임즈 특약] 42-② 침체된 일본 반도체 시장…기득권 버려야 산다

입력 2013-11-20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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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불이익 피하려 결정 보류…日 정체 美·亞·유럽, 시장 주도

세계 반도체 시장은 1995년 이후 2배 이상 성장했지만 일본만은 예외였다. 정보제공업체인 IHS는 일본 반도체 업계가 이처럼 시대에 역행하는 요인은 썩은 리더십 때문이라며 이제는 모든 것을 바꿔야 할 때라고 역설했다.

IHS에 따르면 일본 반도체업계가 정체된 사이 미국과 아시아, 유럽이 시장을 견인해 왔다. 반도체는 완구에서부터 슈퍼컴퓨터까지 다양한 제품에 사용되고 있다. 각각의 제품마다 최적의 기술이 있으며, 그 최적의 기술을 집대성한 것이 반도체산업의 최종적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디바이스 구조 및 디자인룰, 프로세스가 결정되면 남은 것은 웨이퍼 사이즈뿐이다. 실리콘 웨이퍼는 300mm까지 만들 수 있다고 치면 최종 프로세스는 8인치나 300mm로 종결된다. 그 다음은 규모다. 하나의 팹에서 월간 5만~10만 장은 생산해야 한다. 그렇게 따지면 일본에는 5인치, 6인치 팹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하지만 이들 팹은 화합물계를 제외하고 나중에 모두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수의 로직계 300mm 팹은 규모가 작은 데다 IDM 내에 갇혀 있기 때문에 충분한 가동률을 유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본 반도체의 앞날에 대해 이처럼 당연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손을 쓰지 못하는 것은 왜일까. 경영자원의 분산 측면에서 봤을 때 국가 차원에서든 기업 차원에서든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세트사업과의 관계에서도 반도체 종합 메이커가 되지 못한 것도 문제다. 더 나아가 IDM에 대해서도 파운드리와 팹리스, 팹라이트로 분할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의문점도 남는다.

이 같은 문제의 공통점은 결정권을 가진 자가 자신의 불이익을 회피하기 위해 결정을 보류해 왔다는 점이다. 자신을 따르지 않는 자는 내치고 핵심 인력을 ‘예스맨’으로 기용해 보신 정책을 펼친 탓이다.

이런 경영에서는 지각변동 등 위기 시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다. 또한 잘못된 판단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집단으로 결정한 것으로 치부하고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 결국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공장을 폐쇄, 인원을 줄여 종업원과 그 가족을 길거리로 내몰고 지역경제를 피폐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일본의 전자산업에 막대한 손실을 입혔다.

후지야마 가즈히코의 저서 ‘회사는 머리부터 썩는다’에서 보여준 예처럼 썩은 머리가 일본의 반도체를 망친 셈이다.

하지만 도시바, 소니, 미쓰비시, 엘피다 등 이름만 대도 무슨 회사인지, 무엇이 강점인지 바로 떠오를 날은 다시 온다. 일본 반도체산업은 1960년대 여명기, 1970년대 성장기를 통해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사람들의 리더십에 힘입어 세계 최고가 됐다. 1980년대에는 반도체가 일본 효자 산업으로서 거액의 매출과 이익을 낳기도 했다.

지금이야말로 일본 반도체업계는 기득권을 배제하고 경영을 바꿔 역량을 집중해 조직을 바꿔야 한다. 주어진 일을 사명으로 알고 금전적 보상이 없더라도 일하는 기술자와 노동자는 일본에 아직도 남아 있다.

※ 디자인룰

물리적 회로 구조에서 설계의 기준이 되는 최소 치수를 말한다.

※ IDM

반도체업체의 한 종류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처럼 제품에 자사의 로고를 찍어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을 보유한 종합반도체업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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