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 일자리]돈줄 마르는 노후…노인가구 3명중 2명 생활비 충당 못해

입력 2013-08-0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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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취업 등 대책 절실…주택연금 활용해볼 만

베이비붐 세대를 비롯한 중장년층은 마음 놓고 은퇴하기도 어렵다. 고령층에게 ‘편안한 노후’는 환상 속에서나 존재하는 유토피아다. 높은 수준의 노인 빈곤율은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00년대 후반 기준 우리나라 고령층의 빈곤율은 45%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다. 이런 상황에서 LG경제연구원은 고령층이 보유한 자산을 처분하더라도 노후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는 가구가 3분의 2에 달한다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중장년층에게는 재취업을 하거나 미리 자산을 축적해 대비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한 것이다.

지난 5월 LG경제연구원 류상윤 책임연구원은 통계청의 ‘2012년 가계금융복지조사’ 세부 자료에 포함된 노인가구 2884가구의 표본조사 결과를 분석해 ‘대한민국, 은퇴하기 어렵다’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노인가구는 가구주가 60~74세이면서 혼자 살거나 부부가 함께 사는 세대를 말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인가구의 71%인 180만 가구가 현재의 자산과 공적연금만으로는 사망 시점까지 생활비를 충당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전체의 59%인 151만 가구는 최소 생활비인 월 68만~157만원조차 조달이 어려웠다.

보고서는 노후 생활비를 위해 필요한 자산으로 가구당 평균 2억5000만원이 필요하다고 추정했다. 이는 연령별 적정 생활비에서 노인가구가 받는 공적연금, 기초노령연금, 사회수혜금 등을 빼고 기대 수명을 따져 계산한 값이다. 표본 노인가구의 평균 순자산은 2억6000만원으로 생활비 충당이 가능한 것으로 보였지만 가구별로 따지면 표본가구 중 보유자산이 2억5000만원에 미치지 못한 비율이 71%에 달했다. 자산을 매각해 최소한의 생계비조차 충당할 수 없는 가구도 59%나 됐다. 전체 254만 노인가구로 환산하면 180만 가구는 사망 시점까지 생활비를 조달할 수 없고, 특히 151만 가구는 최소한의 생계비조차도 댈 수 없는 셈이다.

때문에 베이비부머의 노후 대비, 특히 자산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에 자산이 치중된 경우 현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 김진웅 연구위원은 “월세를 받는 상가나 건물이면 문제 없겠지만 살고 있는 집이면 돈을 벌기 어려울 수 있다”며 “주택경기가 안 좋은 요즘은 거래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다운사이징도 어렵다. 사는 집이 자신의 자산이라면 주택연금을 활용하는 부분이 현명한 방법”이라고 제시했다.

김 연구위원은 “현금으로 만들고 자식에게 물려주기보다는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는 부분을 권할 수 있다”며 “직장인이라면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가입됐을 것이다. 그런 부분들은 현금 흐름이 발생되기 때문에 부동산에 편중된 것보다는 낫다”고 전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베이비부머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월 153만원가량이다. 이 같은 금액은 부부 2인 기준으로 평균적 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김 연구위원은 “금융자산이 있는 경우 즉시 연금이나 월지급식으로 활용해 추가적인 자산을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목돈이 있으면 월 100만원 현금으로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부동산도 없고 금융상품이나 연금도 없으면 현실적 대안은 일하는 기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월급만큼 현실적으로 안정을 주는 것은 없다”며 “눈을 낮춰 재취업해서 현금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상당수 베이비붐 세대는 노후를 대비해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은행예금은 금리가 너무 낮아 만족스럽지 못하고 부동산투자로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주식시장으로 대규모 자금이 이동하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처음으로 60대 이상의 주주 수가 100만명을 넘어 104만5000명을 기록했다고 지난달 22일 밝혔다.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주식투자 인구인 502만여명 가운데 21.1%에 달한다. 지난 2008년 59만7000명으로 13%에서 8%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50세 이상의 구간에서도 마찬가지다. 50~54세 주식인구는 지난해 67만3000명으로 전체의 13.6%를 차지했고 55~59세 역시 같은 기간 55만6000명으로 11.2%에 달했다. 이들은 모두 122만3000명으로 전체의 20%를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하지만 베이비부머들의 주식시장 도전에 대한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무계획적 투자로 큰 자산 손실을 볼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지고 있으며, 시장과 개인투자자 간 정보 비대칭도 높기 때문에 전문 금융기관에 맡겨 안전한 수익을 도모하도록 해야 한다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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