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역설?…서울 아파트, 30대·외지인이 '큰손'

입력 2019-10-01 06:20 수정 2019-10-0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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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9-30 17:53)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30대와 서울 바깥 외지인이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시장에 ‘큰 손’으로 나섰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청약시장의 진입 장벽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당첨가점이 낮은 30대가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외지인 역시 상한제 시행으로 향후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어 희소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시세 차익 기대감에 투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9월 30일 기준)는 총 8586건으로 이 중 30대 구입이 전체 거래의 30.3%인 2608건을 차지했다. 서울 아파트 3채 중 한 채를 30대가 샀다는 의미다. 지난 6월 1000건을 넘어선 30대 구매 건수는 7월에 두 배로 가장 크게 늘었다. 30대의 아파트 구매 비중이 30%를 넘어선 것은 올 들어 지난 8월이 처음이다. 40대는 2495건으로 뒤를 이었다. 이들 두 연령대 매매 거래만 5103건에 달해 총 거래 건수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30대의 아파트 구매는 서울 전역에서 골고루 이뤄졌지만, 특히 노원구(224건)에서 많았다. 송파구(193건)와 성동구(188건)가 뒤를 이었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낮은 가점으로는 청약 당첨이 불가능해지자 30대들이 적극적으로 기존 주택 매입 쪽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분양가 상한제 확대 시행으로 공급 자체가 줄어들어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최근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당첨 가점까지 높아져 진입 장벽이 커지면서 젊은층이 매매시장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규 분양 단지의 당첨가점은 올 들어 지난 7월까지 평균 48점에 불과했지만 정부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 방안을 발표한 8월부터 양상이 크게 달라졌다.

얼마 전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에서 분양한 ‘송파 시그니처 롯데캐슬’과 동작구 사당동에서 선보인 ‘이수 푸르지오 프레티움’은 평균 당첨가점이 각각 65점, 67점이었지만 최고 가점은 두 곳 모두 79점에 달했다. 강북권 분양 단지인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도 평균 가점이 60점으로 다소 낮았지만 이 단지 역시 최고 가점은 무려 77점이었다.

70점 후반대의 청약가점을 쌓는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84점 만점에서 불과 5점 부족한 79점은 무주택 기간(32점)과 저축 가입 기간(17점)이 모두 만점이라고 해도 본인을 제외하고 부양 가족 수가 5명(30점)이어야 한다. 부양가족 수가 4명이면 무주택 기간과 저축 가입 기간에서 만점을 받아도 가점이 74점에 불과하다.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의 평균 가점인 60점이 되는 것도 부양가족이 2명(배우자와 자녀 1명)인 경우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저축기간이 만점 수준에 가까워야 가능하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 부양가족 등의 조건에서 30대가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항목은 거의 없어 대체로 30~40점대에 분포할 것”이라며 “앞으로 서울 비강남권의 경우 55점 이상, 비인기 지역 주요 단지는 그나마 45점 이상이면 당첨 안정권에 들어갈 수 있지만 강남권은 상한제로 분양가가 낮아질 경우 ‘로또 분양’이 될 가능성이 커 65점 이상은 돼야 하는 만큼 30대 젊은층의 아파트 분양 당첨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30대가 아파트로 내집 마련을 하기 위해서는 기존 아파트 매매시장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지인의 서울 상경 투자도 부쩍 늘고 있다. 지난 1월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건수는 394건에 불과했지만 지난 8월엔 5배 가량 커진 1705건에 달했다.

특히 총 거래 건수가 지난 1월에서 2월 잠시 주춤하다가 3월 증가세로 다시 돌아설 때 외지인의 매입 건수도 같은 움직임을 보였다. 총 매매 거래 건수가 매월 계속 늘고 있어 외지인의 거래 비중이 크게 확대되지는 않고 있지만, 외지인의 서울 아파트 매입 사례가 서울 아파트 거래 변동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외지인들의 아파트 매입은 송파구(183건)에서 가장 활발했고, 강남(162건)·노원(140건)·강동구(104건)가 뒤를 이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로 인해 서울 도심 정비사업이 위축되고, 그로 인해 공급이 줄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경 투자가 부쩍 많아졌다”며 “서울 도심 공급을 늘려 집값 안정도 꾀하면서 서울로 집중되는 수요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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