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송인선의 ‘한국의 이주민 사회’

입력 2019-09-08 17:31 수정 2019-09-0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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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가지로 분류한 외국인 거주자, 그 현장보고

이 땅에 사는 외국인 거주자 수가 500만 명을 향해 가고 있다. 이주민들은 이주 노동자, 일반 난민, 재정착 난민 등 다양한 부류로 구성되지만, 일반인들이 이주민 문제까지 관심을 갖기는 쉽지 않다.

‘한국의 이주민 사회’는 이주민의 현주소를 충실히 다룬 안내서로, 사단법인 경기글로벌센터의 송인선 대표 작품이다. 11년째 비영리 이주민 지원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경험자의 입장에서 한국 이주민 실태와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잘 정리한 책이다. 특히 이주민들이 당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관심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이주민은 다양하게 분류된다. 결혼이민자, 이주 노동자, 유학생, 고려인 및 사할린 동포, 중국 동포, 중도 입국 이주 배경 아동 청소년, 난민, 중증장애 산재 보험환자, 무역 비즈니스 사업가, 영주권자, 종교인, 귀화자, 다문화 가족 자녀, 미등록자 등이다. 독자들은 이주민도 이렇게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구나라는 부분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이주민 하면 우선 결혼이주 여성이 떠오른다. 결혼이주 여성들은 귀화자가 13만5000명이고 미귀화자는 15만5000명으로 총 29만 명에 이른다. 성공적 결혼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혼하는 가정도 상당 수에 이른다. 이혼 귀책 사유의 90%는 한국인 남편으로 인하여 발생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의 귀책 사유로 인한 이혼의 경우는 자녀양육권과 친권이 이주 여성에게 주어지는데, 이때 자녀 양육에서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 책은 현장에서 직접 체험한 실제 사례들이 풍부하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별별 사례들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다양한 경우들이 책에 정리돼 있다. 특이한 사례 가운데 한국 중년 여성들이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아프리카 등지에서 온 연하의 남성들과 재혼해 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들의 경우 같은 직장에서 일하다가 체류 자격 변경으로 만난 커플들이 많으며 결혼 이후에는 남성들의 경제력에 기초해 사는 경우가 많다.

흥미로운 것은 이주민 지원 프로그램에서도 어김없이 예산의 효율성 문제가 있다. 결혼 이주민 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전국 210여 군데에서 전국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운영되고 있는데, 센터당 평균 예산을 4억~5억 원으로 가정하면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인당 지원금 규모로 보면 지원부문이 지나치게 비대화돼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

난민 문제가 사회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것은 2018년 제주도에 예멘 난민 500여 명이 집단으로 입국하면서다. 그러나 이미 그 이전인 2010년 초반부터 생계형 난민 신청자의 급증으로 인해 법무부 외국인정책본부 난민과는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한국 땅을 난민 정착지로 마음먹고 입국하는 사람들이 날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경험에 의하면 나이지리아 등에서 온 난민 신청자는 대부분 생계형 난민지원 신청자들이다. 이들은 짧게는 2~3년, 길게는 45년 동안 이의신청과 행정소송으로 체류 연장하다가 출국해 버리곤 한다. 그러니까 최대한 한국에 머물면서 돈벌이를 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난민 신청을 악용하는 사례에 속한다. 유럽의 경험은 난민정책을 신중하게 세워서 집행하지 않으면 공동체 전체가 큰 비용을 치른다는 사실이다.

사실 시민단체에서는 난민들이 제도를 악용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지원하다 보니까 점점 더 많은 난민 신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다양한 사례들을 읽으면서 든든한 자기 나라를 갖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그리고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주민 문제에 관한 흥미로운 현장보고서다. 공병호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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