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악성 미분양 쌓이는데 신도시 만드는 정부

입력 2019-08-2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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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지방 중심으로 전국의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가 최대 3만 호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집을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하는 악성 미분양인데, 현재 1만8000호 수준에서 1만2000호 더 늘어나는 규모다. 또 정부가 강행한 민간아파트 분양가상한제는 일시적으로 집값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지만, 공급을 축소시켜 결국 가격 급등을 불러올 것으로 지적됐다.

KDI는 26일 발표한 ‘주택공급 문제점과 개선방향’ 보고서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주택 인허가 물량과 가구 수를 기반으로 추정한 기초주택수요를 비교한 결과다. 보고서는 2013∼2014년 인허가 물량이 기초수요를 8만6000∼11만5000호 초과했으나, 2015∼2017년에는 그 차이가 29만6000∼35만8000호로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공급과잉의 결과로 2019∼2020년 준공후 미분양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차입금리와 주택가격상승률, 실질경제성장률을 감안한 주택수요 여건이 앞으로 호전될 경우 준공후 미분양은 2020년 2만8000호, 상황이 나빠지면 3만 호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수도권과 지방의 전셋값 하락에 따른 역(逆)전세난 확산, 건설사들의 재무구조 악화로 인한 부도위험 또한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이미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지방의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기준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5만2097호에 이른다. 인천과 경기도도 1만1485호로 작년 6월에 비해 5000호 이상 늘어났다. 이 지역의 준공후 미분양만 3364호로 집계되고 있다. 미분양 증가로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도 일부 지역에서 역전세 현상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3기 신도시 건설이 미분양 사태를 더 키울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 고양 창릉지구와 부천시 대장, 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등에 앞으로 18만 호의 분양주택이 공급된다. 서울, 특히 강남지역 집값을 잡기 위한 정책이다. 하지만 서울에 대한 주택수요가 이들 신도시로 옮겨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주택의 총량 공급을 늘리는 식으로는 집값을 안정시킬 수 없다. 우리 주택보급률은 올해 106% 수준으로 초과공급 상태다. 문제는 수요가 넘쳐나는 강남은 재건축 말고 더 이상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데 있다. 그런데도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상한제 등으로 끊임없이 강남 쪽만 찍어누르고 있다. KDI는 3기 신도시 건설로 시장이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지 의문이고,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공급의 급격한 위축이 우려된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요가 많은 곳의 공급은 줄이고, 엉뚱한 곳의 공급을 늘리는 주택정책이 성공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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