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뜻을 풀어서 문화와 사회를 논(論)하다

입력 2019-08-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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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전북대 교수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 출간

중문학자이자 서예가인 김병기 전북대 교수(64·중어중문과)가 말뜻 풀이를 통해 문화와 사회를 바라본 글들을 모은 ‘문자·문화·사회 알쏭달쏭함을 헤집다’라는 책을 냈다.

우리가 일상으로 사용하는 말 가운데 그 뜻이나 유래가 알쏭달쏭한 말을 찾아 명쾌하게 풀이하면서, 그 말을 소재로 이 시대의 문화와 사회현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덧붙인 내용들이다. 필자가 경제일간지 이투데이에 연재 중인 칼럼으로 2017년 2월부터 2018년 말까지 실린 글 중 188편을 정리한 것이다.

책의 서문에는 중국 명나라 말기, 당시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를 척결하고자 노력한 ‘동림당’의 학자들이 써 붙인 주련(柱聯:시구나 문장을 판자에 새겨 기둥에 걸어 둔 것) 글귀가 소개되어 있다. “바람소리, 빗소리, 책 읽는 소리, 소리마다 다 귀에 담고, 집안 일, 나라 일, 천하의 일, 일마다 모두 관심을 갖자(風聲雨聲讀書聲 聲聲入耳, 家事國事天下事 事事關心).” 이 구절을 예로 들어 학자는 현실참여 뿐 아니라, 학문을 깊이 연구하기 위해서도 세상의 모든 일에 관심을 갖고 넓게 살펴야 한다고 김 교수는 역설한다.

이 책은 김 교수의 그러한 학문관이 반영된 책이다. 쉬운 내용인 것 같지만 깊이가 있고, 깊이가 있어서 무거울 것 같지만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지나쳐버리기 쉬운 알쏭달쏭한 말에 담긴 알쏭달쏭한 생각을 명료하게 헤집어 큰 지혜를 주기도 한다. 수록한 188편의 문장에는 188개 이상의 지혜가 담겨 있는 셈이다.

알쏭달쏭한 우리말에 대한 한자 표기를 정확하게 밝혀 줌으로써 정확한 뜻을 모르는 채 일상에서 사용하는 용어에 담긴 속뜻을 훤히 들여다보게 한다. 우리말이 가진 깊이를 이해하게 함으로써 특히 한자를 잘 모르는 세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예를 들자면, 요즈음 젊은이들이 흔히 사용하는 ‘혼술’의 사회현상을 ‘독작(獨酌)’과 비교하여 풀이하기도 하고, 기쁨(悅)과 즐거움(樂), 음용수(飮用水)와 음료수(飮料水), 해방(解放)과 광복(光復)의 차이를 시원하게 설명해 주기도 한다. 분식회계, 명조체, 소주, 조현병 등 많이 사용하지만 그 유래를 모르는 말에 대해서도 친절한 설명을 붙였다.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채 습관적으로 언어를 사용하는 현대인들에게 많은 울림을 줄 수 있다.

도서출판 어문학사 / 400쪽 /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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