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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환의 Aim High] “조국 행님, 고마하소 쫌”

사회경제부장

<이하의 주장을 펴는 학자, 이에 동조하는 일부 정치인과 기자를 ‘내로·남불 강남좌파’라는 호칭 외 무엇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들을 이렇게 비판하는 것은 토착왜구적, 적폐적 발상이자 국정을 가로막는 ‘정치공세’라는 일부 지식인들의 고상한 궤변에는 어이상실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민주공화국의 국민정서와 정치윤리를 부정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라고 인정하자. 정치적 민주주의가 안착된 한국 사회에서 이러한 쓰레기 같은 행동을 일삼은 이도 ‘부역·매국노’로 규정되어 구속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 자유의 행사에 따른 맹비판은 감수해야 한다.

“후보자는 사모펀드 투자와 부동산 거래 등 불법적인 행위는 없었다고 주장한다. 많은 식솔들이 돈을 좇아 윤리보다 앞선 부(富)에 대한 ‘로망’을 자발적으로 실행했을 뿐이란다. 조 후보자의 정책 능력이나 당사자 가족만 검증해야 하는데, 돌아가신 선친이나 10년 전 이혼한 동생 부부까지 이런 식으로 소문을 퍼트리는 것은 인사청문회의 폐단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힐난한다. 인터뷰마다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 제기를 소리 높여 비난한다. 국민의 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인정하지만 여러 의혹들을 설명할 수 있는데도 사달을 냈다는 것이다.”>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조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 자신의 언행을 대입해봤다. 거꾸로 잡은 죽창의 섬뜩함 앞에서도 여전히 의로움을 외치는 결기가 차오르는지, 사람을 해하려는 살기가 느껴지는지 조 후보자에게 묻고 싶다.

조 후보자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일 법철학자 예링은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했다.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수많은 도리와 예의들 중 최소한의 것들만을 정해 놓은 것이 법률이라는 의미로 읽힌다. 조 후보자가 지명된 법무부 장관은 모든 공직자 가운데 가장 엄격하게 법률을 지켜야 하는 자리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법전에 없는 대중의 상식과 감정에 어긋나지 않는 윤리가 요구된다. 그런 자리에 앉겠다는 사람이 도덕성이 훼손되자 합법 여부를 들고 나왔다. 의로워질 것을 요구하던 학자가 장관 자리가 눈앞에 보이자 불법만 아니면 손가락질받는 짓도 문제가 없다고 태세를 전환한 셈이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이제 친일 행위는 법을 어기지 않는 이상 국민의 정서상 조금의 괴리가 있어도 문제 삼으면 안 된다. 친일파의 후손이라도 돌아가신 선친이나 동생 부부 문제를 건들면 폐단이다. 다주택자는 법으로 금한 행위가 아니니 국민 정서상 괴리가 있다 한들 사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쟁점을 합법성 여부로 좁히겠다면 조 후보자는 이미 조작된 게임에 나섰다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검찰이 자기 조직의 꼭짓점에 끝내 서고 말겠다는 정권 실세를 제대로 검증해 줄 것이란 순진한 기대는 애초에 없으니까.

그가 그토록 애타게 찾던 의로움의 근원은 부끄러움이다. 굳이 맹자의 말까지 빌리지 않더라도, 옳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그 부끄러움을 견디지 못할 때 마침내 의로움이 싹튼다. 서울대 선후배들이 조 후보자를 ‘부끄러운 동문 1위’로 서슴없이 뽑은 것은 의(義)를 외치는 그에게 달린 역설의 물음표가 아닐까 싶다.

조 후보자가 책임져야 할 일은 투기나 위장전입 따위가 아니다. 국민이니 민중이니 거창한 이야기도 필요 없다.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이 그 비루한 가면을 보았고, 그 남루한 변명을 들었다. 국가권력을 등에 업은 교수가 미래 세대에게 강요한 부끄러움이다. 이미 저열한 3류 정치인이 되기로 작정한 것 같은 조 후보자가 더 추해지든 말든 관심 없다. 그저 교육자로서 다음 세대의 더럽혀진 눈과 귀를 씻어야 할 최소한의 책임마저 내던지지는 말기를 바란다.

문득 박종철 열사의 동문임을 최고의 자랑으로 삼는 부산 혜광고등학교 선후배들에게 서울대 동문에게 했던 것과 똑같은 질문을 해보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해진다. 혜광고 36기 출신 후배임을 먼저 고백하면서 조국 선배에게 감히 말한다. “행님, 고마하소 쫌. 쪽팔린다 아인교.” w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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