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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K씨가 분양가 상한제를 반기는 이유

조철현 부국장 겸 부동산부장

강남에 사는 직장인 K씨(51)씨는 요즘 시쳇말로 기분이 째진다. 최근 부쩍 오른 집값 때문이다. 올 봄에 산 전용면적 84㎡(34평)짜리 개포동 새 아파트는 반년도 안돼 3억원 넘게 올랐다.

정부가 어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어 주택시장이 당분간 침체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그동안 오른 집값을 생각하면 크게 걱정할 일도 아니다. 이웃 주민들도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양도세 중과와 종부세 강화라는 초유의 ‘세금 폭탄’도 견뎠는데, 이 정도 규제는 우습게 여기는 눈치다.

더구나 ‘규제 끝판왕’으로 불리는 분양가 상한제를 자세히 들여다 보니 K씨의 집값은 앞으로 더 오를 것 같다 . 정말 그 때 새 집을 사길 잘했다. 물론 한 달 전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강남 집값을 잡겠다며 재건축 단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고 했을 땐 아파트값이 떨어지지 않을까 덜컥 겁도 났다. 괜히 무리해서 강남 집을 샀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고쳐먹었다.

집값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한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집값은 오르게 마련이다. 강남이 좋은 사례다. 강남에 살기를 원하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이들을 끌어안을 만한 주택은 턱없이 부족하다. 집을 지을 빈땅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 대안이라고 해봐야 재건축·재개발밖에 없다. 최근 5년 동안 서울에서 새 아파트 10채 중 7채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해 공급됐다고 한다.

게다가 양도세 중과 조치로 다주택자 소유 주택이 매물로 좀 나올 줄 알았는데 정반대다. 강남 아파트 단지에는 매물이 씨가 말랐다고 한다. 다주택자들이 다른 지역 집은 팔지언정 ‘똘똘한’ 강남 아파트는 움켜쥐고 내놓지 않아서다. 이런 마당에 정부가 분양가 상한제 카드로 재건축 시장을 더욱 옥죄겠다고 하니 K씨 입장에서는 고마울 따름이다.

분양가 규제로 재건축 단지의 일반분양 가격을 낮춰야 한다면 조합원들이 분담금을 더 내야 하는데 이를 동의할 조합은 없을 것이다. 서울의 주요 주택 공급원인 재건축이 막히면 이 지역 집값은 더 오를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가격 규제를 받을 신규 분양 단지도 마찬가지다. 분양가 상한제가 겉으로만 보면 분양가 상승을 틀어막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분양 후 시간이 흐를수록 좋은 단지에는 웃돈(프리미엄)이 꽤 붙는다는 것이다. 전매 제한이 끝나면 곧바로 분양가에 웃돈이 붙어 주변 시세와 비슷해지거나 그 보다 더 오르는 것은 최근 몇 년 새 수도 없이 경험한 일이다. ‘촉’이 빠른 사람들은 강남에 새 아파트 공급이 끊길 것으로 보고 갓 입주한 단지나 입주를 앞둔 아파트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정부의 자사고 폐지 추진으로 ‘강남 8학군’이 부활할 조짐을 보이는 것도 K씨에게는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자녀 교육을 위해 강남으로 진입하려는 학부모가 더 늘어날 것이 뻔해서다. K씨는 자사고가 줄줄이 폐지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전셋값도 많이 오를 것 같다. 시세보다 훨씬 저렴한 ‘로또 분양’을 받기 위해 전세로 눌러앉는 수요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낮은 금리 때문에 집주인이 전세를 월세로 돌리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전세 물량은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K씨는 내친 김에 강남 집을 비싼 값에 전세 놓고 세입자에게서 받은 전세금 등으로 인근 아파트 한 채를 더 사는 것도 고려 중이다.

K씨는 강남으로 이사한 이후 깨달은 게 있다. 부동산 대책이 특정 지역을 겨냥할수록 그곳 집값은 더 오르고 지역 양극화만 부추긴다는 사실 말이다. 실제로 양도세 중과 등 다주택자에 대한 ‘핀셋 규제’가 되레 ‘똘똘한 한 채’를 가지려는 수요를 자극하면서 서울과 지방 집값 격차만 더 벌려놓지 않았던가. 그래서 K씨는 정부가 몇 달만에 발표하는 부동산 대책을 좀 더 자주 내놓았으면 하는 마음 간절이다.

마지막으로 진짜 중요한 결심 한 가지. K씨는 내년 4월 총선 때 ‘강남 집값 잡기’에 정권의 명운을 거는 정당에 소중한 한 표를 선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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