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약세 눈감은 중국...“심각한 경제 상황 인정한 셈”

입력 2019-08-08 16:23 수정 2019-08-08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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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제지표, 심각한 경기둔화 시사…경제 살리고자 수출에 매달리는 상황

중국 정부가 미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위안화 약세를 용인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정부가 ‘1달러=7위안’ 붕괴를 용인한 건 중국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중국 정부가 공식 인정한 셈이라고 전했다. 경기 부양 차원에서 정부가 환율 조정에 나섰다는 의미다.

달러·위안 환율이 지난 5일 11년 만에 처음으로 7위안을 돌파하자 투자자들은 중국 정부가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타결될 것이라는 희망을 아예 버렸다고 결론지었다. 그러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사실 중국 경제가 둔화하고 있어 위안화 가치는 언제 하락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중국 정부가 경제 펀더멘털이 아닌, 정치적 판단을 우선시해 미국과의 무역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위안화 가치를 최대한 유지하려 했다고 전문가들은 봤다. 미·중 무역분쟁이 계속되는 동안 달러화가 위안화에 대해 강세를 유지했지만 다른 통화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완만했던 게 그 방증이다. 데이비드 로빙거 TCW그룹 매니징 디렉터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대표들이 우호적인 관계를 모색하는 상황에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위안화 약세 영향에 완강히 저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경제지표는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국의 지난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6.2%로 분기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92년 3월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았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집계한 7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로, 전월의 49.4에서 올랐다. 그러나 PMI는 3개월 연속 확장과 위축의 기준인 50을 밑돌았다. IHS마르키트가 5일 발표한 지난달 중국 서비스업 PMI는 51.6으로 5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결국 중국 정부는 미중 무역전쟁 충격파로 망가진 자국 경제 부양을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위안화 평가 절하에 나선 셈이다. 무역전쟁이 격화했지만 지난달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3.3% 증가해 1.0%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 예상을 벗어났다. 지난달은 환율전쟁이 시작되기도 전이지만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는 추세여서 수출이 예상밖 증가세를 나타냈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의 위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이 지난 5월 2000억 달러(약 242조 원) 규모 중국산 상품에 대한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렸지만 중국 제조업체들은 위안화 약세에 힘입어 제품을 계속 수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국 지도부는 내수가 경제성장의 3분의 2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자랑하지만 무역은 여전히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멕시코가 중국을 대신해 미국의 최대 교역국으로 떠올랐지만 중국의 지난 상반기 경제성장률에서 순수출 비중은 20%에 달했다고 WSJ는 분석했다. 컬럼비아대학의 제프리 삭스 교수는 “만일 미국의 보호주의가 아니었다면 중국의 수출은 더욱 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싱크탱크 사회과학원의 장밍 연구원은 “미국의 정책이 이번 주 위안화 움직임을 결정 지은 요인이었지만 근본 배경에는 수출 전망 침체와 국내 금융 리스크 고조 등 중국 경제의 냉각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계속해서 무역 갈등을 고조시키면 중국 정부는 수출을 지원하고 관세 인상 영향을 상쇄하고자 시장의 압력을 바탕으로 위안화 약세를 더 진전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환율 조정은 중국 기업들이 외국환 표시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을 억제해 향후 다가올 채무위기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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