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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語 달쏭思] 사리(事理)와 사리(絲理?)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날씨가 덥다 보니 냉면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냉면집에서 “여기 냉면 사리 하나 추가요”라는 말이 심심찮게 들린다. 국어사전은 사리를 “국수, 새끼, 실 따위를 동그랗게 포개어 감은 뭉치”라고 풀이하고, “혹은 그런 뭉치를 세는 단위를 ‘사리’라고 한다”는 설명을 덧붙이고 있다. 국어사전은 순우리말로 여겨 한자 표기를 안 하고 있지만 필자의 생각엔 한자어 ‘絲理’에서 나온 말인 것 같다. ‘실 사(絲)’, ‘다스릴 리(理)’라고 훈독하는 絲理는 ‘헝클어지지 않고 잘 다스려진(가닥이 잘 잡혀있는) 실타래’ 혹은 ‘실의 가닥이 잘 잡혀 있음’이라는 뜻으로 쓸 수 있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같은 음의 다른 단어로서 ‘사리(事理)’라는 말이 있다. ‘일의 이치’ 혹은 ‘일의 가닥’이라는 뜻이다. ‘理’는 玉(구슬 옥) 자와 里(마을 리) 자가 결합한 글자이다. 里는 ‘마을’이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 역할과 함께 ‘안(裡=裏:the inside)’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다. 玉은 중국 사람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보석이다. 그런데, 옥은 원석(原石) 안에 숨어 있는 고운 결을 잘 살려서 갈아내야만 귀한 옥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원석이 좋아도 결을 살리지 못하여 결이 이리저리 흐트러져 버리면 옥의 값어치는 뚝 떨어지고 만다. 이처럼 ‘옥의 결’이라는 뜻으로 쓰이기 시작한 ‘理’가 점점 그 뜻이 확대되어 이치(理致;사물의 정당한 조리), 도리(道理:마땅히 행해야 할 바른 길), 사리(事理:일의 가닥) 등으로 쓰이게 되었다.

냉면 사리도 가닥이 헝클어져 있으면 왠지 불결해 보이고 께름칙한 느낌이 든다. 하물며 事理에 있어서랴! 事理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분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일을 처리하다 보면 일이 엉망으로 뒤엉켜서 결국은 수습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된다. 우리 정국, 여러 가지 난제가 산적해 있다. 더 이상 엉키지 않도록 국회의원님들께서는 事理를 잘 판단해야 할 것이다.

김병기 전북대 중문과 교수 opinion@etoday.co.kr
<저작권자 ⓒ 이투데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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