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 “한국 기업, 중국 의존 리스크 선명…구조조정 잇따라”

입력 2019-06-14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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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현대車 등 공장 가동 중단하거나 감원 검토…“중국 정부 심기 거스르지 않으려 참았는데 한계”

▲한국 주요 업종별 대중국 수출 추이. 단위 억 달러. 감소율은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디스플레이/광학기기·정밀기기/철도차량(부품 포함)/스마트폰(부품 포함).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한국 주요 업종별 대중국 수출 추이. 단위 억 달러. 감소율은 %.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디스플레이/광학기기·정밀기기/철도차량(부품 포함)/스마트폰(부품 포함). 출처 니혼게이자이신문

미국과 중국의 무역 전쟁에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특히 높았던 우리나라 기업들의 리스크가 선명해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등 한국 대기업들이 중국 리스크가 표면으로 떠오르면서 현지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감원하는 등 잇따라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지금까지 참아왔는데 마침내 견딜 수 없게 된 것 같은 느낌이다”

한국 기업과 거래가 많은 한 서울 주재 일본계 대형 금융사 관계자는 닛케이에 한국 기업의 중국 전략을 이렇게 표현했다. 견딜 수 없게 됐다고 하는 것은 최근 눈에 띄는 한국 기업의 중국 이탈을 가리킨다.

먼저 삼성을 살펴보면 스마트폰 중국 판매는 수년 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의 중국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출하 기준으로 1% 미만이다. 그래도 삼성은 인내심을 유지했다. 생산 중단을 결정하면 고용 감소를 우려하는 중국 정부로부터 다각도로 압력이 가해질 것이기 때문. 그러나 삼성은 끝내 견디지 못하고 지난해 말 주력인 톈진시 스마트폰 공장 생산 중단을 결정했다. 삼성은 광둥성 후이저우 공장에서도 희망퇴직을 실시해 사실상 사업 축소에 들어가 있는 상황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 한국 기업 관계자는 “삼성이 앞장서면 우리도 심리적 부담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그런 분위기가 형성되자마자 봇몰 터지듯 한국 대기업들의 인력 구조조정이 최근 이어지고 있다고 신문은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 5월 말까지 베이징에 있는 제1공장(연간 30만 대 생산능력)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 산하 기아자동차도 장쑤성 옌청1공장을 사실상 폐쇄하고 합작 파트너인 위에다그룹에 장기 임대하기로 했다.

LG전자는 저장성 타이저우에 있는 가전공장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던 냉장고에 대해 전량 한국 창원공장으로 이관하기로 했다.

원래 한국 기업은 중국 의존도가 너무 높아 위험하다는 지적이 자주 나왔지만 삼성과 현대차 모두 현지에서 잘 나가고 있어 위험이 표면화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예를 들어 삼성 스마트폰은 2012년 중국시장 1위에 오른 후 오랫동안 중국인이 가장 갖고 싶은 폰으로 군림해왔다. 현대차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중국에서 인기가 높아 2016년까지는 독일 폭스바겐과 미국 제너럴모터스(GM)에 이어 3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만에 중국 기업들이 한국이 자랑하는 스마트폰과 자동차 분야에서 부상해 삼성 스마트폰의 중국 판매는 이제 상위 10개사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현대차도 6~7위인 중간그룹에 만족하게 됐다.

특히 2017년 주한 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문제로 중국에서 한국 제품 불매 운동이 크게 일어나면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1년 이상 후유증에 시달리다가 간신히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려는 찰나에 불운하게도 미·중 무역 전쟁이 벌어지고 말았다. 한국 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아직 약 26%를 차지하지만 지난달 한국의 대중 수출은 20%나 급감했다. 중국에서의 한국 기업 위상 약화와 중국 경기둔화가 겹친 영향이다.

미국의 화웨이테크놀로지 제재 문제는 앞으로 더 한국 기업을 괴롭힐 수 있다고 신문은 내다봤다. 미국이 제재를 계속하면 화웨이가 매입할 예정인 반도체가 무더기로 주문 취소돼 싼값에 시장에 나온다. 시황이 악화하면서 삼성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이익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는 한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다.

또 미국이 3000억 달러(약 355조 원) 규모 중국산 상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한국 기업의 특기 분야와 완전히 겹치게 된다. 부품과 소재 등 대량의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 현지 가공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신문은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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