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리포트]주 52시간 근무가 컨세션 시장 키운다

입력 2019-05-26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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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좋아하는 김희중(37)씨는 본격적인 프로야구 시즌을 맞아 야구장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엔 치맥뿐이었지만 최근 구장 내 식음시설이 새단장하면서 간단한 한끼 식사로 손색없는 메뉴를 갖춘 매장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는 주말이면 야구를 보며 도시락이나 짜장면 등을 먹기 위해 일부러 식사를 거르고 야구장을 찾곤 한다.

#. 딩크족인 최서현(40)씨 부부의 취미는 여행이다. 이 부부는 여행 갈 때마다 매번 다른 고속도로 휴게소를 찾아 휴게소 대표 인기 메뉴를 맛보는 것이 여행의 또다른 즐거움이 됐다. 서울휴게소에서는 국밥을, 횡성휴게소에서는 한우떡갈비를 즐기는 식이다. 휴게소 음식이 일반 식당보다 맛이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은 깨진지 오래다.

컨세션 시장 규모가 6조원 수준으로 커졌다. 컨세션이란 복합몰, 공항, 고속도로휴게소, 병원 등 다목적 이용시설을 특정기업이 일괄 임차해 전문적인 식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2009년 2조3000억 원 수준이던 컨세션 시장은 매년 8% 가량 성장하면서 지난해 6조 원을 넘어섰다. 9년만에 3배 가량 성장한 셈이다.

컨세션 시장의 최대 경로는 복합몰, 고속도로 휴게소가 전체시장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외식형 시장인 공항, 오피스, 호텔과 리조트 등 레저시설, 병원 등도 주요 시장이다. 최근 들어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여가 시간이 늘면서 야구장, 축구장, 골프장도 컨세션 기업에 식음시설을 위탁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시장이 급성장하니 발을 들이는 식품·외식업계도 늘고 있다.

컨세션 시장의 양대산맥은 풀무원 ECMD와 CJ프레시웨이다. 급식·식자재 유통분야의 강자들이 컨세션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것은 물류 경쟁력을 갖춘데다 다양한 식재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각각 40 여개의 컨세션 사업권을 확보하고 외식매장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SPC, 롯데GRS, 아워홈, 아모제 등 외식업 강자들도 10개 내외의 사업권을 확보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있다.

컨세션 부문 매출만 놓고 보면 1강 5중의 양상을 띤다. 고속도로휴게소를 가장 많이 보유한 풀무원ECMD는 지난해 컨세션 시장에서만 약 45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풀무원이 휴게소 시장에서 외연을 넓힐 수 있었던 이유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직접투자하는 전략을 펼쳤기 때문이다. 투자자로서의 우위가 식음시설 운영권을 확보하는데 영향을 미친 것이다. 풀무원은 휴게소 1위인 덕평휴게소를 필두로 도로공사 휴게소를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민자고속도로 휴게소인 별내, 의정부 등의 휴게소도 보유하고 있다.

풀무원에 이어 SPC(1400억 원), 아워홈(1250억 원), 오버더디쉬(1200억 원), CJ프레시웨이(1150억 원),롯데GRS(1000억 원)등이 중위권 경쟁을 펼치고 있다. 내달 입찰이 마무리되는 인천공항 컨세션 사업에는 풀무원ECMD, SPC, 아워홈 등 6개 사업자가 뛰어들었다. 인천공항의 경우 제2 터미널 개장으로 유입 인구가 분산되면서 CJ푸드빌이 사업권을 반납할 정도로 수익구조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한국을 들어오는 관문이라는 공항 특성상 ‘K푸드’ 홍보효과가 높아 사업권을 따내려는 경쟁이 치열하다.

컨세션 사업이 핫해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공항은 K푸드 홍보 효과가 막대하고, 휴게소는 매년 여행객 증가로 식음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서다. 병원이나 레저 시설은 인건비 상승으로 직접 운영이 어려워 위탁운영을 늘리는 상황이며, 오피스는 공간 차별화 수단으로 활용해 빌딩 가치를 높이려는 목적도 있다.

컨세션 사업이 무조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컨세션 시장이 고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특수상권’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상권분석에 실패할 경우 수십억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높은 임차료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시장 1위인 풀무원ECMD는 2016년 영업이익이 70억 원대였으나 이듬해 매출은 느는 대신 오히려 영업이익은 40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최근 풀무원이 운영하던 국내 매출 2위의 가평휴게소가 SPC로 넘어갔다. SPC는 200억 원대의 투자를 결정했지만 연 매출의 40%에 달하는 투자금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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