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날개 잃은 70세 금호아시아나…재계순위 60위 밖으로

입력 2019-04-15 13:48 수정 2019-04-1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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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산업 보유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을 매각키로

유동성 위기에 빠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결국 아시아나항공까지 팔기로 결정했다. 60% 이상 매출 비중을 차지하는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이 빠지게 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계 순위는 60위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산업은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비공개로 열고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3.5%을 매각키로 결정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방안을 고심해왔으며, 이번 결정은 시장의 신뢰를 확실하게 회복하는 것은 물론 30여년의 역사의 아시아나항공의 미래발전과 1만여 임직원의 미래를 위한 것이라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앞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회장의 퇴진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000억 원의 자금 수혈을 요청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하루만에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자구안이 미흡하다”면서 이를 거부했다. 사재출연, 유상증자 등 실질적인 방안이 부재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면 아들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것이 뭐가 다른지 의아하다”라고 지적하며 오너 일가가 모두 손을 뗴야 한다는 의견을 표했다.

이에 그룹 측에 아시아나항공 매각 등을 포함한 수정안을 마련한 것.

금호아시아나그룹 재배구조는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된 수직계열화 구조로 금호타이어에 이어 아시아나항공 매각까지 추진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고속, 금호산업만 남게된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 별도 기준 매출액은 6조2012억 원으로 그룹 전체 매출(9조7835억 원)의 63%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 자산(별도)은 6조9250억 원으로 이 역시 그룹 전체(11조7000억 원)에서 60% 가량 비중을 차지한다.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의 매출을 합해도 2조 원이 안된다.

이렇게 되면 한 때 재계서열 7위(2008년)까지 올라갔던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는 자산기준으로 중견그룹 수준인 60위 밖으로 밀려나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계 순위는 25위(자산 11조7000억 원)였지만, 아시아나항공(6조9250억 원)이 제외되면 4조7750억 원으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지난해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에 따르면 자산총액이 5조1000억 원인 한솔그룹이 재계 순위 60위다.

이렇게 되면 공시대상기업집단 중 자산 10조원 이상의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서도 빠지게 된다.

다만,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될 경우 새로운 대주주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차입금은 3조1000억 원으로 그룹 전체 부채 규모(3조9521억 원)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당장 이번 달 말부터 부채 만기가 돌아오는 유동성 위기는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시작은 고(故) 박인천 창업회장이 1946년 광주택시를 설립하면서부터다. 2002년 박삼구 회장이 그룹 회장직을 맡게 되면서 그룹 사세는 커졌다.

특히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재계 순위는 7위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결국 인수과정에서 급격하게 불어난 차입금과 글로벌 금융위기와 맞물리며 ‘승자의 저주’라는 오명을 안게 됐다. 이 과정에서 박삼구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 회장은 '형제의 난'을 겪으며 사이가 벌어졌다.

결국 주력 계열사인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등의 재무구조가 악화돼 2009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돌입했다. 박 회장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체결한 직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박 회장은 불과 1년 만에 다시 복귀해 그룹을 이끌었다. 복귀 직후 대우건설과 금호렌터카를 팔았고, 2011년 대한통운까지 매각했다.

2015년에는 박찬구 회장을 필두로 한 금호석유화학 등 8개 계열사들 그룹과 계열 분리했으며, 대신 박 회장경영권을 넘겼던 금호산업을 되찾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그룹 재건을 위해 위해 2017년 금호타이어 인수전에도 뛰어들었지만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국 실패했다.

한편,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위한 매각 주간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적법한 매각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보군으로 SK그룹, 한화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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