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성 서울시의원 “공공부문부터 소상공인 소비 늘려야...유통구조 혁신 필요”

입력 2019-03-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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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서울시의원.
▲이태성 서울시의원.

“농산물 가격 파동으로 소비자와 영세농가가 피해를 떠안고 있다. 이는 유통 환경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유통구조’가 한몫한다.”

서울시의회 기획경제위원회 이태성 의원(더불어민주당ㆍ송파4)은 “270만 농어민과 1000만 서울시민이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파동으로부터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선 유통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가격 폭등시 소비자, 폭락시 생산 농민이 피해를 떠안게 되는 유통 현실을 지적한 것이다.

이태성 의원은 20년간 농수산물 유통 현장을 경험한 전문가다. 전남 순천 출신인 이 의원은 1995년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서 사회 첫발을 내디뎠다. 이 의원은 “시골에서 자랐고 첫 직장에서 맡은 업무도 비슷한 쪽이다 보니 농민, 농업에 관심이 있었다. 이후 시장 상인들과 만나고 거래하면서 농산물 유통구조가 불합리하다고 느껴졌고, 개혁의 필요성을 느껴 정치에 입문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이 의원은 “농산물 가격이 불안정한 원인은 일차적으로 수급조절 실패에서 찾을 수 있지만 이면에는 농산물 유통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농산물 공영도매시장 유통구조의 후진성에서 기인한다”며 “생산자, 산지유통인1, 산지유통인2, 도매시장법인, 중도매인, 소매상, 최종 소비자로 이어지는 6~7단계 고비용ㆍ저효율 구조”라고 말했다.

특히 낡은 제도로 경매를 꼬집었다. 이 의원은 “일제가 이식한 경매제는 현재 일본, 대만, 한국에만 있다”며 “가격이 품질에 따라 결정되는 게 아니라 당일 수요ㆍ공급량의 시장 상황에 따라 결정돼 가격 등락 폭이 크고 아무도 책임지는 유통 주체가 없다. 당일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조금만 증가해도 가격이 폭락해 생산원가는 고사하고 운침처리(화물운송비)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매시장을 하고 있는 민간 법인이 워낙 기득권화된 상황”이라며 “유통구조 개혁의 가장 큰 핵심은 산지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것이다. 대도시 도매시장에 와서 경매를 통해 가격이 결정되다 보니 농민은 가격을 예상할 수 없어 무조건 출하하고 경매 가격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유럽 등 외국의 경우 산지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경매 시스템이 현재 농산물 과잉공급 시대에 어울리지 않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의원은 “경매는 경제적으로 공급이 부족할 때, 희소성이 있을 때 활성화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시설원예, 수입농산물 등으로 농산물 과잉공급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 의원은 경매를 통하지 않고 산지에서 생산자와 출하자가 직거래하는 운동을 확대해왔다. 중도매인의 신용악화, 거래능력 악화를 지원하기 위해 정산회사를 설립하고 운영하기도 했다.

이 의원은 영세농가뿐만 아니라 서울시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펴는 데도 힘쓰고 있다. 그는 지난해 서울시와 시 산하기관, 자치구 구내식당의 ‘대기업 몰아주기’ 운영 방식을 지적한 바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시 본청과 25개 자치구 중 10개는 위탁 방식으로 구내식당을 운영 중이며 성북구청(사회적협동조합)을 제외한 9개 식당은 대기업 계열사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를 비롯해 직영 중인 16개 구내식당의 경우도 식자재 대부분을 대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이 의원은 “최상위 공공기관만큼은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해 지역 소상인들이 납품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운영 방식을 전면 바꾸자고 제안했다.

또 서울시 산하기관 근무복을 유명 브랜드 제품보다 지역 내 의료봉제 소상공인에게 직접 구매할 것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공공부문이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지역 내 소상공인이 생산하거나 유통하는 제품 소비에 앞장서면 소상공인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생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 정책 중 노동 정책 ‘노동존중 서울특별시’를 칭찬했다. 그는 “노동자를 경영에 참여시키는 ‘유럽형 노동이사제’를 공공 부문에 도입하고, 계약직의 정규직화를 통해 고용 안정화를 꾀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소상공인은 폐업률이 높고 월급이 노동자 수준인데 소상공인을 노동자로 인식하고 고용보험에 가입시킨 건 매우 잘한 일”이라며 “이 밖에도 시는 유급병가제, 장기안심상가제, 제로페이 등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을 시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형 장기안심상가제’는 상가 건물주에게 리모델링 비용 3000만 원 지원을 조건으로 5년 이상 임대료 인상을 자제토록 유도하는 것으로 젠트리피케이션을 막기 위해서다. 유급병가제는 일용직 근로자나 영세 자영업자가 아파서 입원할 경우 연간 최대 11일간 하루 8만1184원의 생활임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 대표 정책인 제로페이에 대해서는 “후불 방식인 신용카드에서 선불(직불카드) 방식으로 결제 방법을 바꾸는 데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며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간편결제 시스템인데다 모바일 결제가 늘어나는 추세여서 앞으로 더욱 사용이 늘 것”으로 이 의원은 내다봤다.

이어 “정부에서 일부 카드수수료를 인하하다 보니 호응도가 떨어지는 측면이 있고,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지역화폐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에게 도움이 되는 정책이기 때문에 경기도 등이 동참해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향후 경제정책 방향으로 ‘벤처 창업’을 강조했다. 그는 “수출이 둔화되면서 대기업은 대기업대로, 중소기업은 중소기업대로 힘들어졌고 새로운 활력을 찾아야 한다”며 “한국은 인적 자원밖에 없는데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건 벤처 창업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학을 중심으로 젊은 인재를 양성하고, 벤처 창업을 일으킬 수 있는 산학협력 및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며 “인문사회 중심으로 평준화된 교육과정을 창업 위주로 개편하고, 벤처에 대한 예산을 늘려 1ㆍ2인 기업이 많이 나오게 해 벤처기업이 중소기업, 또 대기업으로 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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