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런 맥주는 없었다...대통령이 선택한 수제맥주 '더부스'

입력 2019-03-21 05:00 수정 2019-03-22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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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2019-03-20 17:00)에 Channel5를 통해 소개 되었습니다.

‘대통령이 선택한 수제맥주.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있는 한국 대동강 맥주. 미국 슈퍼체인 홀푸드 입점.’

창업 7년 만에 업계를 평정한 크래프트비어(수제맥주) 업체 ‘더부스’의 명함이다. ‘맛있는 맥주와 피자를 부스(booth)에서 즐기자’는 캐치프레이즈로 명품 수제맥주 시장에 발을 디딘 김희윤(32) 대표를 만나 더부스의 창업 뒷얘기를 들어봤다.

◇ 더부스, ‘패션 편집숍’에서 영감을 떠올리다

김 대표는 원래 한의사로 일하다가 더부스를 창립했다. “대학 때 편집숍을 보면서 좋은 제품을 부스같은 곳에 한 데 모아 판매하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언젠가 저렇게 좋은 것들을 모아 판매하는 사업을 해도 좋겠다고 생각을 했죠. 이후 미국 여행에서 ‘시에라네바다 페일에일’을 마셔보고, 경리단에 있는 크래프트웍스라는 수제맥주 펍에서 ‘지리산IPA’를 마셨는데 너무 맛있더라고요. 그때 눈이 번쩍 뜨였죠. 맥주는 ‘소맥’으로 취하려고만 마셨는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수제맥주의 매력을 알리고 싶다는 판단이 섰고, 지체 없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죠.”

이후 김 대표는 현재는 남편이 된 남자친구 양성후 공동대표 , ‘한국 맥주는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다’는 기사를 썼던 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 다니엘 튜터 사외이사와 의기투합했다. “처음에는 맛있는 맥주와 피자를 만들어줄 수 있는 곳을 찾아서 설득했어요. 맥주는 위탁양조를 하고, 피자는 평소에 정말 맛있다고 생각했던 몬스터피자 사장님께 재료를 공급받아 ’더부스‘를 만들었죠. 그렇게 ‘더부스(The Booth)’가 빛을 보게 됐죠.” 김 대표는 퇴근 후 운영하는 부업 같은 개념으로 초창기 더부스를 운영했다. 하지만 1호점을 오픈한 뒤 입소문을 타고, 1년 만에 3호점까지 오픈하니 회사를 더 이상 다니기 어려웠다고 한다.

◇ 3년 연속 주류대상, “지금까지 이런 맥주는 없었다”

더부스가 선보인 ‘대강 페일에일’과 ‘치믈리에일’은 최근 ‘2019 대한민국 주류대상’ 크래프트 에일 맥주 부문에서 대상을 휩쓸었다. 앞서 내놓은 ‘국민IPA’,‘긍정신 레드에일’, ‘유레카서울 시트라 홉에일’ 등에 이어 3년 연속 대상을 거머쥔 것. “브랜드 중 ‘대강 페일에일’은 오렌지·감귤·청포도를 연상시키는 홉의 향기가 기분 좋게 코끝을 자극하죠. 가볍고 고소한 몰트의 맛과 쌉싸름한 끝맛이 깔끔하게 이어지는 밸런스는 청와대 호프미팅 건배주로 선택받기에 손색이 없었어요.”

더부스는 노홍철 등 유명 연예인과 협업을 통해 ‘긍정신 레드에일’을 선보이기도 했다. 무한도전에서 ‘긍정의신’이라는 별칭이 따른 노홍철에 맞춰 홉의 양을 줄이고 맥아 맛을 강조한 고소한 수제맥주를 내놨다. 배달의민족과 손잡고 만든 맥주 ‘치믈리에일’도 더부스의 효자상품이다. 그 중 대강 페일에일은 세계적 수제맥주 브랜드인 ‘미켈러’와 합작을 통해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해 들여오고 있다. 나머지 맥주는 미국 캘리포니아 더부스 현지공장에서 생산해 가져온다. 더부스 제품은 수제맥주의 성지 미국에서 더 잘나간다. “캘리포니아공장에서 생산한 맥주를 현지 시장에 판매하고 있는데, 유통한 지 1년도 안돼 미국 슈퍼체인 ‘홀푸드’에 입점했어요. 좋은 재료와 세계 최고의 브루어리(맥주제조공장)에서 생산해야 국내는 물론 전세계를 상대로 승부를 볼 수 있다는 선견지명이 적중한 셈이죠.”

더부스는 국내에서는 경리단을 시작으로 서울 내 6개의 직영 펍을 운영하고 있으며, 국내 최대 맥주 축제인 ‘더 비어위크 서울’을 열고 있다. 더부스는 미국시장에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전 세계에서는 2번째로 진출한 크래프트 비어 브랜드가 됐다. 현재 캘리포니아는 물론 로스엔젤레스(LA) 등으로 확장해 모두 100곳 이상의 신규 업장을 유치했다. 현재 더부스의 직원수는 국내 70여명과 미국 6명 정도로, 서울 마포에 본사가 있다.

◇ ‘대동강’ 아닌 ‘대강’ 페일에일의 씁쓸한 탄생

대강 페일에일은 ‘대동강 맥주보다 더 맛있는 맥주를 만들자’는 의미에서 이름을 ‘대동강 페일에일’로 지었다. 벨기에 공장에서 생산해 한국에 들여 왔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황당한 이유를 들어 통관을 막았다. “북한 대동강 물이 들어간 것으로 오해를 살 수 있어 통관이 힘들다고 하더군요. 어쩔 수 없이 ‘동’자에 ‘censored(검열)’ 표시를 한 스티커를 붙여서 들여왔죠. 아직도 이해가 안가긴 합니다. 삿포로 맥주도 삿포로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거든요. ‘대동강 페일에일’이 대동강 물이 들어간 것으로 착각할 수 있어 통관이 안된다니......” 당시 ‘대동강’이라는 이름을 붙였던 것은 창업 멤버인 다니엘 이사의 영향이 컸다. ‘한국 맥주는 북한 대동강 맥주보다 맛 없다’는 기사가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이다.

▲더부스 창업멤버(오른쪽부터)김희윤 대표, 양성후 공동대표, 다니엘 튜더 사외이사.
▲더부스 창업멤버(오른쪽부터)김희윤 대표, 양성후 공동대표, 다니엘 튜더 사외이사.

◇ 술에 ‘재미’를 더하는 ‘반전’을 즐기세요

스타트업의 특성상 회사를 창업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기 마련이다. 김 대표 역시 주류업에 대한 노하우보다 의욕이 앞서다 보니 시행착오가 적지 않았다.

“국내는 대형 주류회사 이외에 수제맥주를 홍보하기가 상당히 힘들어요. 사은품도 맥주 비용의 5%내에서만 가능하고, 온라인 판매는 커녕 이벤트 한번 하는 것도 어려워 판촉에 애를 먹죠. 고객에게 더 좋은 맥주를 선보일 수 있는 ‘온라인 판매채널’만 열려도 숨통이 트일 것 같아요.” 회사를 다녀본 적이 없다보니, 회사를 운영하는 모든 순간 순간이 위기인 것처럼 느껴진다. 회사를 운영하기에는 경험도 적고, 부족한 부분도 많다는 것도 깨달았다.

김 대표는 힘든 만큼 감사한 분들이 더 많다고 한다. 그 중에서도 회사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곁에 남아준 동료들이 고마울 따름이다.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한 번도 순탄한 적이 없었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함께 도전하고, 극복한 동료들이 있어 버틸 수 있었죠.”

김 대표의 경영 철학은 ‘수제맥주를 통해 고객이 삶의 색다른 재미를 찾는 것’이다. 자신이 수제맥주를 통해 일상의 새로운 반전을 이뤘듯 맥주를 좋아하는 고객이 더부스로 새로운 일상을 꿈꾸는 것 만으로도 큰 성과라는 신념이다.

“술이 단지 취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삶의 새로운 활력을 얻는 목적이 됐으면 좋겠어요. 수제맥주 축제인 ‘더 비어위크 서울’이나 업계 최초의 ‘라이딩 커뮤니티’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죠. 최근 문을 연 더부스 광화문점에는 어른들을 위한 오락실도 만들었어요. 여기에 맥주와 음식의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는 ‘맥주 미식회’ 또한 일상의 만족을 높이기 위한 윤활유 같은 장치예요. 더부스와 함께 재미있고, 흥이 나는 삶을 누리셨으면 해요. 경리단길 작은 피맥펍으로 시작해 미국에 진출한 아시아 최초의 브루어리가 된 ‘더부스’도 그렇게 시작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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