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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기자가 해봤다] 기자가 직접 타본 '타다'…기사는 친절, 대기 시간은 불친절

▲‘타다’를 이용해 회사에 출근했다. '타다' 차량은 타고 내릴 때,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혀 탑승객이 직접 문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신체가 불편한 승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타다’를 이용해 회사에 출근했다. '타다' 차량은 타고 내릴 때, 문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혀 탑승객이 직접 문을 조작할 필요가 없다. 이런 특징 때문에 신체가 불편한 승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나경연 기자 contest@)

'가심비'.

2018년 한 해를 관통한 키워드다. 사람들은 소비를 통해 심리적 만족을 추구한다. 기업은 소비자의 만족이 극대화되는 특정 지점을 찾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이 과정에서 비용이 비싸져도 소비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비싸도 잘나가는 상품들의 특징이다.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 역시 가심비 전략을 따른다. ‘타다’ 요금은 일반 택시보다 10~20%가량 비싸지만,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타다’ 재탑승률은 85%가 넘고, 가입자 수는 서비스 100일 만에 25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호출 건수는 사업 초창기와 비교할 때 200배 넘게 늘었다.

‘타다’ 이용객의 높은 만족도는 ‘서비스’에 기인한다. 기사가 직접 문을 열어주고, 꽃다발을 건네는 등의 로열 서비스가 아니다. 기본에 충실한 서비스다. 기사는 탑승객과 사적인 대화를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탑승 직후 차내 온도와 라디오 볼륨이 괜찮은지 묻고, 목적지에 다다를 때까지 불필요한 말을 건네지 않는다. 차량 이동 시간 동안 탑승객의 ‘쉼’을 지켜준다.

왜 ‘카풀’은 안 되고 ‘타다’는 되는지, 장안의 화제로 떠오른 ‘타다’를 기자가 직접 출근길에 이용해봤다. ‘타다’ 검은 글씨가 박힌 흰 카니발 차량에 오른 순간부터 내린 순간까지 느꼈던 것 모든 것을 상세히 적어본다.

◇기사는 ‘친절’, 대기 시간은 ‘불친절’

▲출발지가 가파른 오르막길이었지만, 친절한 목소리의 기사가 전화로 도착을 알렸다. 다만, 출근 시간대임을 고려하더라도 기사를 배치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중간에 취소할까 잠시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출발지가 가파른 오르막길이었지만, 친절한 목소리의 기사가 전화로 도착을 알렸다. 다만, 출근 시간대임을 고려하더라도 기사를 배치받는데 시간이 오래 걸려, 중간에 취소할까 잠시 고민이 되기도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도착까지 10분 걸릴 예정입니다. 괜찮으십니까?”

12일 오전 8시. ‘타다’ 앱을 통해 기사를 15분 이상 찾았던 터라 반가운 소식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높임말을 써서 정중하게 묻는 기사의 목소리에 저절로 “네, 기다릴게요”라는 대답이 나왔다.

인터넷에는 ‘타다’ 기사의 친절함에 대한 칭찬이 줄을 잇고 있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기사가 자신보다 어린 탑승객에도 높임말을 쓰고 예의를 지키는 모습에 오히려 감사했다는 반응이 다수다. 기존 택시의 불친절함과 무례함에 지쳤던 탑승객들이 ‘타다’ 매력에 빠진 이유다.

탑승 거부가 없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기자가 설정한 출발지가 가파른 오르막이었음에도 정확한 지점에 차량이 도착했다. 평소, 일반 택시는 쉽게 오려 하지 않았던 곳이다.

‘타다’ 탑승객 중에는 1km 안팎의 단거리를 이용하는 사람도 많다. 일반 택시는 기본요금만 나온다며 거부하던 거리도 탑승 거부 없이 운영된다. 강남·신촌·이태원 등 번화가 저녁 시간에 술자리를 마치고 ‘타다’를 찾는 사람도 크게 늘었다. 경기도를 비롯해 장거리 운행만 노리는 심야 택시의 승차거부를 ‘타다’가 해결해준 것이다.

다만, 절대적인 차량 부족으로 ‘타다’ 대기시간은 일반 택시에 비해 길다. 수요가 몰리는 출퇴근 시간의 경우엔 ‘타다’를 이용하지 못할 확률이 높다. 서울 택시 대수가 7만2000대인 것에 비해 ‘타다’ 차량은 600대에 불과하다. ‘타다’를 기다리는 동안 눈앞에서 여러 대의 일반 택시가 지나간다는 뜻이다.

◇착한 택시, 사납금 없는 ‘월급제’

▲차에 탑승하자 기사는 클래식 음악을 틀었고, 온도와 볼륨이 적당한지 물어봤다. 차가 매우 넓다고 말하자 기사는 “차량 옆에 있는 버튼으로 의자를 눕혀 도착할 때까지 눈을 붙이시라”고 말한 뒤 도착지까지 서행 운전을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차에 탑승하자 기사는 클래식 음악을 틀었고, 온도와 볼륨이 적당한지 물어봤다. 차가 매우 넓다고 말하자 기사는 “차량 옆에 있는 버튼으로 의자를 눕혀 도착할 때까지 눈을 붙이시라”고 말한 뒤 도착지까지 서행 운전을 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타다’는 이용객들에게 착한 택시로 불린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처럼 일반 택시와 밥그릇 싸움이 붙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렌터카와 운전기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11인승 이상 승합차의 경우엔 가능하다. ‘타다’는 11인승 카니발 차량을 이용해 서비스를 제공해, 유사택시 혹은 자동차 운송 불법알선 등의 비판에서 자유롭다.

또한, 사납금제 대신 월급제를 택해, 운전기사의 처우도 택시 이상이다. 이날 기자가 탑승한 ‘타다’ 기사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 5일,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고 점심시간은 한 시간”이라고 말했다. 사납금제가 없고 월급제라 일반 택시기사에 비해 처우는 더 좋은 편인 것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사납금제가 없다 보니 운전기사 대부분이 '과속' 운전 대신 '안전' 운전을 택한다. 일반 택시는 제한된 시간 내에 최대한 많은 승객을 태워야 하는 만큼, 과속 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 ‘타다’는 운전기사가 초조함 없이 적정 속도로 운전해, 신체가 불편한 장애인이나 배가 부른 임산부들에게 인기가 높다.

강남의 한 미용실에서 근무하는 임모(34) 씨는 “임신 9개월 차에 접어들면서 배가 매우 무거운 상태라 택시가 조금만 과속을 해도 생명의 위협을 느낀다”면서 “‘타다’ 카니발 차량은 공간이 넓어 몸을 가누기도 쉽고, 기사가 안전 운전을 해서 경기도에서 출퇴근할 때 유용하게 이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승차공유 시장, 10년 내 320조 규모

▲‘타다’의 운행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권이다. 강남역에서 출발해 경기 성남에 도착하는 여정을 입력하면 도착 시각과 예상 금액이 함께 나온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타다’의 운행 지역은 서울과 경기도권이다. 강남역에서 출발해 경기 성남에 도착하는 여정을 입력하면 도착 시각과 예상 금액이 함께 나온다. (나경연 기자 contest@)

‘타다’ 성공에 힘입어 승차공유 시장에 '마카롱', '웨이고' 등 신규 서비스도 진입하고 있다. 마카롱 택시는 KST모빌리티가 시작하는 택시 서비스로, 이달 내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KST모빌리티는 사납금제를 폐지하고 완전 월급제를 선언했다. 또한 KST아카데미가 운영하는 마카롱아카데미 교육과정을 수료하고 자격시험을 통과한 기사들만 채용하는 방식으로 기사 교육을 강화할 방침이다.

타고솔루션즈는 웨이고 블루, 웨이고 레이디 택시를 출시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웨이고 블루는 승차거부 없는 서비스를, 웨이고 레이디는 여성전용 승차 서비스를 제공한다. 타고솔루션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강조하면서 기존 택시 서비스에 결핍된 점을 충족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신규 승차공유 사업자들의 시장 진출이 택시 서비스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납금제 등 과속과 승차 거부를 불러일으키는 낙후한 관행을 과감히 없애면서,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는 서비스를 찾아가고 있다는 것.

글로벌 투자기관들도 승차공유 시장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5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우버, 리프트 등으로 대표되는 전 세계 차량공유서비스 시장 규모는 현재 360억 달러(약 40조4600억 원)에서 17년 후인 2030년엔 2850억 달러(약 320조3100억 원) 수준으로 급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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