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올 설엔 방북할 수 있을까요

입력 2019-01-22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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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희 중기IT부장

북미 정상회담 준비가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제 제재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 날짜도 2월 말로 잡혔다. 미국 백악관은 18일(현지시간) “2차 북미 정상회담은 2월 말에 열리며,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1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진행한 북미 간 2차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첫 실무협상도 마무리됐다. 특히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실무협상이 끝난 가운데, 스웨덴 외무부는 이번 회담에 대해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실무협상에는 이례적으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비롯한 한국 대표단도 참석했다. 북미가 대립하는 주요 이슈마다 중재력을 발휘하는 등 중재자로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속은 여전히 새까맣다.

“올 설엔 방북할 수 있을까요.”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만 3년이 다가오고 있다. 2016년 2월, 설 연휴 기간이었다. 우리 정부는 갑작스럽게 개성공단 폐쇄를 결정한 바 있다. 그리고 3년이 지난 2019년.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또다시 설을 앞두고 있다.

“가족, 친지들이 모여 알콩달콩 사는 이야기를 해야 하는 설이 다가오지만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9일 공단 내 시설 점검 등을 이유로 통일부에 방북을 신청했다. 개성공단 전면 폐쇄 이후 7번째, 문재인 정부 출범 후 4번째 방북 신청이었다. 기업인들은 당시 통일부에 “16일 방북하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개성공단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정확한 시설 점검을 위해 123개 입주기업당 대표자를 제외하고 실무자 2명 정도까지 방북을 허용해 달라는 내용도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무산은 아니지만 검토에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 여전히 답이 없는 상태.

개성공단 기업인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노심초사다. 문 정부 출범 이후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은 더 크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는 마스다 무네아키는 그의 저서 ‘취향을 설계하는 곳, 츠타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뭔가를 계산하고 결정해야 할 일이 많지만 진짜 결단이란 답이 없고 계산도 없다”고.

결국 중요한 것은 결단이다.

남북 관계 역시 결단이 필요하다. 북한은 선전 매체를 통해 연일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북한이 자신들의 비핵화에 대한 미국의 상응 조치로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재개’를 우선 요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 역시 과감하게, 적어도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방북 결정을 내릴 필요가 있다.

개성공단 재개가 법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주장도 있는 만큼 자신들의 자산이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하러 가겠다는 개성공단 기업인들의 작은 바람을 못 들어 줄 이유가 무엇인가.

2주 후면 설날이다. 공단 폐쇄 후 3년 동안 어떤 이는 공장 문을 닫아야만 했고, 어떤 이는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또 어떤 이는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도 겪었다.

이번 설엔 3년 전 부랴부랴 엉성한 짐바구니를 싣고 급하게 내려오던 개성공단 기업인들이 당당하게 방북하는 모습을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길 기대해 본다.

c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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