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수빅조선소發 재정난 직격탄… 연내 상환 빚만 1.2조

입력 2019-01-1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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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정상화 안갯속…회계 전문가 "수빅조선소 기업 존속능력 의문"

한진중공업 채권단이 자율협약 2년 연장과 함께 동서울터미널과 잔여 율도 부지의 연내 매각을 내세운 배경에는 종속회사인 HHIC-Phil Inc.(수빅조선소)의 부실화가 발단이 됐다. 채권단 입장에선 또따른 유동성 위기에 대한 염려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빅조선소에 발목 잡힌 경영 정상화 = 수빅조선소는 초기 청사진과 달리 한진중공업 경영 정상화의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심각한 영업적자로 한진중공업 전체의 재정 상태를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이번 기업회생 절차로 한진중공업의 유동성에도 그림자가 짙어졌다.

한진중공업 실적에 수빅조선소가 미치는 영향은 별도 재무제표와 연결 재무제표를 비교하면 고스란히 드러난다. 별도 재무제표 기준 한진중공업의 영업실적은 2016년 흑자전환 됐다. 당시 493억 원을 기록한 뒤 2017년에도 867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3분기까지 73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3년 연속 흑자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반면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상황은 정반대다. 2016년, 2017년 각각 793억 원, 1167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수빅조선소의 당기순손실은 2016년 3560억 원, 2017년 2462억 원 등 전체 적자 폭을 훨씬 뛰어넘었다.

유동성 상황도 좋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한진중공업의 유동자산은 1조6982억 원, 유동부채는 2조8792억 원이었다. 한마디로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빚이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보다 1조2000억 원가량 많은 셈이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크게 초과하고 있어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진중공업은 2004년 필리핀에 수빅조선소를 세우고 중대형 상선을 위주로 건조해왔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에 생산실적이 급감해오던 수빅조선소는 결국 1월 초 기업회생 신청에까지 이르렀다. 앞으로 필리핀 법원은 120일 안에 파산과 회생절차 개시 중 하나를 결정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과 한진중공업 입장에서 최선은 수빅조선소 매각이지만 성사 가능성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이 안 될 경우 필리핀 현지 채권단에 출자전환과 분할상환 등을 유도해 유동성 위기를 극복하는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동서울터미널·율도부지 매각해 유동성 탄환 마련할까 = 이런 상황에서 채권단이 연내 동서울터미널과 잔여 율도부지 매각을 언급했지만, 실제로 연내 매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2016년 자율협약을 맺을 당시 채권단과 한진중공업은 자산과 지분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를 약정했다. 2018년까지 총자산 2조1360억 원과 지분 305억 원을 매각해 총 2조1665억 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까지 한진중공업은 약 1조4000억 원, 전체의 65% 수준만큼을 이행했다. 이 중 나머지 자산이 동서울터미널과 잔여 율도 부지다. 계획대로 올해 동서울터미널과 율도부지 잔여 자산을 매각하면 한진중공업은 약 7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내 매각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의 요구로 이미 두 자산에 대해서는 자산유동화대출(ABL)을 한 상황”이라며 “당장 유동성이 부족하다고 해서 서둘러 헐값에 매각할 유인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만약 올해 중에 매물로 내놓더라도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희망 판매가가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도 부동산 매물들을 내놓았지만 오랫동안 팔리지 않고 있는데 그건 애초에 대우건설이 가치를 높게 측정했기 때문”이라며 “만약 한진중공업이 동서울터미널을 매물로 내놓는다고 해도 희망가격을 맞추는 매수자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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