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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2019년 인기 없는 대통령이 됐으면

정치경제부 정치팀장

황금돼지의 해인 기해년(己亥年)은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다. 새해는 밝았지만 한국 경제에 대한 국민 불안감은 여전히 2018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성장률은 민생 문제에 발목이 잡혀 있고, 고용 악화와 사회 갈등은 여전히 지난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새해 벽두부터 마음이 무겁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말일 가진 여당 지도부와의 오찬에서 새해에는 “경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올해 민생·경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만큼 경제가 엄중하다는 것을 문 대통령도 인식하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대통령인 저부터 국민 앞에 더욱 다가가서, 더 많이 소통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소통 부족에 대한 반성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경제 실패 프레임 때문에 성과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책임을 언론에 돌렸다. 지난해 소득주도성장으로 소비가 상당히 견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게 문 대통령 발언의 요지다.

그러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각종 경제연구기관이 내수 부진이 한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여전히 문 대통령의 이러한 경제 인식은 국민과 차이가 있어 보인다. 주위 친지들에게 물어봐도 물가가 올라 어쩔 수 없이 소비가 늘었지만 실제 씀씀이는 오히려 줄여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식당을 하시는 분이나 기업인들을 만나 봐도 경기침체로 한 해 한 해가 더 어렵다며 지금은 버티는 것이 최선이라고 한탄한다.

올해 문 대통령이 직접 소통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은 다행이다. 단순히 시민들을 만난다고 소통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잠깐 만난 시민이나, 길어야 두 시간도 안 되는 간담회에서 만난 기업인·소상공인들이 대통령께 전달할 수 있는 얘기는 한계가 있다.

소통은 진정한 공감이 이뤄져야 가능하다. 영국의 유명한 철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저서 ‘공감하는 능력(Empathy)’에서 “공감은 상상력을 발휘해 다른 사람의 처지에 서보고, 다른 사람의 느낌과 시각을 이해하며, 그렇게 이해한 내용을 활용해 당신의 행동 지침으로 삼는 기술”이라고 표현했다. 듣고 싶은 말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면 소통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진정한 소통을 원한다면 최악의 인기 없는 대통령이 돼야 한다.

지금 문 대통령이 처한 상황과 ‘철(鐵)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집권 초기 상황이 묘하게 비슷하다. 1979년 집권한 대처 총리도 영국의 고질병을 고치고자 국가 체질을 바꾸는 과정에서 노동계의 반발과 실업 폭등으로 실각 위기까지 갔다가 결국 경제 활력을 되찾아 장기 집권하게 됐다. 특히 대처 총리는 가장 강성이었던 석탄노조와 전면전을 펼쳐 결국 공기업 개혁을 이뤄내면서 ‘철의 여인’으로 불리게 됐다.

문 대통령도 경제 체질을 바꾸려면 노동 개혁과 과감한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한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많은 규제 개혁을 이끌어냈지만 핵심적인 규제 개혁은 이익단체와 정치권의 잇속에 가로막혀 제대로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존재 가치는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이 발생했을 때 조정하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것이다. 선제적 조치로 규제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다 보면 규제 개혁은 나올 수 없다. 차량공유 경제만 해도 택시업계 반발에 부딪혀 다른 나라보다 몇 년은 뒤처져 있다. 의료 개혁도 의사와 약사 눈치 보기에 바빠 거의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강성노조도 여전히 굳건해 기업들의 생산성 저하로 연결되면서 오히려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공기업은 여전히 경기 불황을 모르고 굳건하다.

한국의 고질병을 고치기 위한 진정한 소통과 개혁을 원한다면 정치 생명을 걸고 최악의 인기 없는 대통령 행보를 보여야 한다. 후세에 지지율은 최악의 대통령이었지만, 새로운 경제 기반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왔으면 좋겠다. 올해 중반을 넘기면 총선과 대선 국면으로 전환하게 돼 개혁을 하고 싶어도 할 힘이 없어진다.

올해에 경제 활력을 위해 ‘수도권 규제를 없애기로 했다’거나 ‘모든 부처의 규제는 없애고 사후 강력한 처벌과 약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극단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더라도 그에 버금가는 충격적 조치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올해 모든 사회 갈등이 분출돼 가장 혼란스러운 한 해였지만 한국의 고질병을 고칠 수 있었던 한 해였다는 얘기를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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