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획기적 경기부양책을

입력 2018-10-16 06:0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고용은 갈수록 악화하고 체감경기는 더 얼어붙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소비심리도 바닥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또한 임박한 분위기다. 경기가 후퇴하고 물가는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200여 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4분기 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보다 12포인트나 하락한 75로 집계됐다. BSI가 100 이하이면 ‘지난 분기보다 이번 분기 경기를 비관하는 기업이 좋게 보는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제조업BSI는 수출기업(93→87), 내수기업(85→72) 모두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자동차·기계·철강·조선·IT 및 가전,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 대부분이 매우 부진했다. 미·중 무역전쟁과 내수침체 장기화 등에 따른 불확실성 때문으로 지적됐다.

가파르게 오르는 유가는 어려움을 더 가중하고 있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가격은 10월 들어 배럴당 80달러를 넘어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작년 평균가격은 53.2달러였다. 미국 등 선진국의 호황으로 수요는 증가하는데,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로 공급 차질 우려가 겹쳐 연말에는 100달러 선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 상승은 경기를 끌어내리고 물가는 올린다. 금리 인상도 경기하방 요인이다. 기업의 비용 부담을 늘려 투자를 줄이고 가계소비 감소로 이어져 성장의 발목을 잡는다. 그렇지 않아도 최악인 고용 사정이 더 나빠진다. 최근 국제기구와 해외투자은행(IB) 등이 우리 성장전망치를 잇따라 낮춘 것도 고유가가 주된 이유 중 하나다. 정부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10% 선의 한시적 유류세 인하 방침을 급히 내놓은 것은 이 같은 위기감을 반영한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대개 정책 실패에서 비롯된다. 기업을 옥죄는 규제와 친(親)노동정책으로 생산과 투자를 위축시키고, 소비가 감퇴된 상황에서 재정을 풀어 경기를 지탱하는 정책이 불황의 악순환을 불러온다. 과거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은 미국과 유럽이 그랬다. 우리 정부가 그 잘못된 길을 답습하고 있다.

그러니 한시적 유류세 인하나, 세금으로 단기 ‘알바’를 늘리는 식의 땜질 처방으로 대응할 일이 아니다. 정부는 아직 경제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투자와 고용 증대를 위해 기업 자유를 막는 규제의 대대적인 혁신, 노동 개혁, 산업구조 개편 등 근본적인 성장 전략 재정립과 획기적인 경기 진작 대책이 급하다. 기업 투자가 늘어야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비가 살아난다. 그것이 성장의 정상 경로이자 해법이다. 곧 발표될 일자리대책에서는 이 당연한 원칙이 반드시 확인돼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흙먼지에 온 세상이 붉게 변했다”…‘최악의 황사’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이슈크래커]
  • 동성 결혼, 반대하는 이유 1위는? [그래픽뉴스]
  • 도지코인, ‘X 결제 도입’ 기대감에 15.9% 급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지하철 파업 때는 ‘대체 인력’ 있지만 버스는 단 한 대도 안 와…왜?
  • 오늘의 상승종목

  • 03.2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9,865,000
    • -0.69%
    • 이더리움
    • 5,050,000
    • -0.82%
    • 비트코인 캐시
    • 832,500
    • +2.78%
    • 리플
    • 876
    • -1.24%
    • 솔라나
    • 265,000
    • -0.53%
    • 에이다
    • 916
    • -1.29%
    • 이오스
    • 1,583
    • +3.94%
    • 트론
    • 170
    • -1.16%
    • 스텔라루멘
    • 201
    • +2.55%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3,200
    • -0.45%
    • 체인링크
    • 26,950
    • -2.67%
    • 샌드박스
    • 1,002
    • +0.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