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무역전쟁에...신흥시장 결국 약세장 진입

입력 2018-08-16 04:55 수정 2018-08-1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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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글로벌 무역전쟁의 최대 피해는 결국 신흥국들이 입게 됐다. 원자재 가격 하락과 외환시장 혼란,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신흥국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FTSE 이머징마켓지수는 15일에 502.52로 전날보다 2.3% 하락했다. 이로써 지수는 1월 기록한 최고치에서 20% 이상 빠지며 약세장에 들어섰다.

지난 수 개월 간 신흥시장은 다양한 압력에 직면했다.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상까지 더해지면서 활력을 잃었고, 이는 아르헨티나 터키 같이 해외 자본 의존도가 높은 나라들에 위기를 불렀다.

여기다 바이두 알리바바와 함께 중국 3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텐센트의 어닝 쇼크도 신흥 시장의 약세장 진입에 일조했다. 이날 텐센트는 2018 회계연도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78억7000만 위안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2005년 이후 처음으로 순익이 전년 수준을 밑돈 것이다. 매출은 시장 예상을 5%나 밑돌았다.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는 게임 매출 성장이 둔화한 것이 실적을 직격했다. 특히 스마트폰 게임 매출 성장률은 전 분기 68%에서 19%로 3분의 1 토막이 나며 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텐센트는 FTSE의 이머징마켓 지수 중 단일 종목으로는 덩치가 가장 크다. 신흥국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상황에서 텐센트의 순익이 10여년 만에 꺾였다는 것 자체만으로 투자자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여파로 바이두와 알리바바까지 미국 증시에서 각각 2.3%, 3.5% 동반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와 선전증시의 주요 지수는 올해 18% 하락했다.

인베스코의 크리스티나 후퍼 수석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FT에 “중국은 올 들어 계속 크게 부침을 겪었으며, 이번 IT 대기업에 대한 매도는 수 개월간 이어져온 위기의 최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로 위안화 가치는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이날 역외시장에서 위안화는 달러에 대해 0.66% 하락해 6.9487위안을 기록했다. 이는 2017년 1월 이후 최저치다.

세계적인 경제연구기관 캐피털이코노믹스는 FT에 “중국 경제 지표가 최근 약화됐고, 이는 무역 긴장이 고조된 것만큼이나 큰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러한 역풍은 중국 경제가 올해 남은 기간에도 계속 둔화할 것임을 의미한다”며 “이는 터키에서 일어나는 일과 관계없이 신흥국 자산이 계속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여겨지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흥시장은 통화와 채권 가치 하락이 계속되고 있으며, 주요 수입원인 원자재 가격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의 지표로 쓰이는 구리 가격은 6월 t당 7348달러에서 이날까지 5792달러로 떨어졌고, 강판 도금에 사용되는 아연은 6% 빠진 t당 2293달러로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국제 유가 지표 중 하나인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70.40달러로 4개월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투자자들은 신흥국에서 자금을 빼내 미국 국채 같은 안전자산으로 옮겼다. 이날 장기금리의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2.85%로 전날보다 4베이시스포인트(bp) 하락했다. 국채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데, 그만큼 국채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로써 장단기 채권 금리 차이를 나타내는 일드 커브는 23.4bp로 1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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