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인상에 일회용 컵 규제까지… 두 번 우는 영세 카페

입력 2018-08-07 10:29 수정 2018-08-07 10:33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소상공인연합회 “업계 현실 모르는 전형적인 탁상행정“

▲2일부터 환경부가 전국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을 시작했다. 이투데이DB
▲2일부터 환경부가 전국 커피전문점을 대상으로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단속을 시작했다. 이투데이DB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소상공인들이 ‘일회용 컵 사용 규제’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이중고에 빠졌다. 정부가 정책 당사자인 소상공인을 연이어 ‘패싱’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 을지로의 한 개인 카페는 이전까지 100% 일회용 컵을 사용했다. 매장에 9석 가량이 있는 이 카페는 2일부터 시행된 일회용품 사용 규제에 대비해 최근 유리컵 30개, 머그잔 6개를 새로 준비해뒀다. 문제는 회사원들이 물밀듯 들어오는 점심시간에 설거지 시간이 대폭 추가로 생겨나 영업에 차질이 생긴다는 점이다. 이 카페 점주는 “인력을 추가로 고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유리잔에 커피를 담으면 얼음이 더 빨리 녹아 맛에도 문제가 생겨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고유한 커피 맛으로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상에서 유명한 이 카페는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들도 적지 않다.

이어 점주는 “설거지로 인한 추가 노동과 맛 문제 때문에 아예 종이컵으로 다 바꿀 생각도 하고 있다”며 “우리 같은 카페가 늘면 ‘환경 보호’라는 취지가 무색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2일부터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다가 단속에 걸리면 5만~200만 원의 과태료를 내야 한다. 다만 환경부가 발표한 일회용 컵 점검 기준에는 플라스틱 컵만 규제 대상이며 종이컵이나, 종이컵을 닫는 플라스틱 뚜껑은 규제 대상이 아니다.

서울 성북구의 주택가에 있는 한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는 김모 씨는 “최근 사장님이 머그잔 10개, 유리컵 20개를 구비했다”고 말했다. 카페 내 좌석은 8석이며, 인력은 사장과 김 씨 둘뿐이다. 김 씨는 “지난 주말에 설거지통에는 설거지가 차 있고, 일손은 달려 할 수 없이 가게 앞에 사는 사장님 어머니가 와서 설거지를 도와주셨다”며 “주말에 추가 인력을 고용하고 식기세척기 구입하는 것까지 건의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카페 점주들은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하는 필요성이 높아졌지만 내년도 최저임금까지 인상된 마당에 선뜻 아르바이트생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카페를 하는 한 점주는 “피크타임에 스탭을 더 고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다만 최저임금도 인상돼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당장 식기세척기 사용량도 늘려야 해서 전기세, 수도세도 더 나올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일회용 컵 규제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류필선 소상공인연합회 홍보팀장은 “업계 현실을 모르는 규제라는 목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며 “소상공인의 비용 부담으로 직결되는 문제인데 정부가 뻔히 예상할 수 있는 문제를 외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류 팀장은 “최저임금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이 문제에 관해서도 연합회 측과 한 번도 이야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정부가 연합회와 소통하지 않는 면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도지코인, ‘X 결제 도입’ 기대감에 15.9% 급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일교차 큰 봄날, 심혈관질환 주의보 [e건강~쏙]
  • 뉴욕증시, 美 GDP 호조·금리 인하 기대에 상승…다우·S&P500 사상 최고
  • 또 저격한 한소희 “환승연애 아니야…혜리에게 묻고 싶어”
  • 오늘의 상승종목

  • 03.29 11:34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600,000
    • +1.1%
    • 이더리움
    • 5,060,000
    • +1.14%
    • 비트코인 캐시
    • 800,000
    • +3.16%
    • 리플
    • 884
    • +1.03%
    • 솔라나
    • 268,000
    • +2.29%
    • 에이다
    • 917
    • -0.54%
    • 이오스
    • 1,562
    • +3.72%
    • 트론
    • 172
    • +0.58%
    • 스텔라루멘
    • 196
    • +2.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4,100
    • +4.68%
    • 체인링크
    • 26,950
    • -2.07%
    • 샌드박스
    • 976
    • +0.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