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신개념 주유소 기반 공유인프라 나선 SK이노-GS칼텍스

입력 2018-07-1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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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줌마 대표와 홈픽 직원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김영민 줌마 대표와 홈픽 직원들(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600초. ‘홈픽’에 기자가 택배 픽업 요청을 접수한 후 피커가 기자가 있는 곳을 방문에 물품을 인수해가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기존에 직접 우체국이나 편의점을 찾아 접수하거나, 언제 올지 모르는 택배 기사를 기다려야하는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해소한 ‘홈픽’ 덕분에 기자는 무더운 날씨에도 쉽게 택배를 보낼 수 있었다.

택배 서비스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변화의 시작은 도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유소부터다. SK에너지는 GS칼텍스, CJ대한통운 그리고 중간 배송 전문업체인 스타트업 ‘줌마’와 손을 잡고 실시간 택배 집하 서비스 사업 ‘홈픽’을 시작했다. 홈픽은 피커(홈픽 지원)가 고객이 있는 곳으로 찾아가 물건을 픽업(Pick-Up)하는 일명 ‘보내는 택배’이다. 고객이 택배를 신청하면 홈픽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까운 주유소에 대기하던 피커가 1시간 내 고객을 방문에 택배를 픽업하는 서비스다. 픽업된 택배는 주유소에 보관되며 매일 17시 CJ대한통운이 배송을 시작한다.

홈픽은 현재 121개의 SK·GS칼텍스 주유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중 하나인 GS칼텍스 삼성로 주유소는 겉으로 보기엔 여타 주유소와 다를 게 없다. 그러나 세차장 맞은편 ‘HomePick’이라고 적힌 홈픽 사무소가 차려져 있다. 흡사 경비실의 택배보관소와 비슷한 이곳에는 홈픽으로 접수한 개인 택배들이 쌓여 있다. 사무소 한쪽에선 컴퓨터로 홈픽 전용 송장들이 프린트되고 있다. 매일 17시 CJ대한통운 택배기사들이 홈픽 사무소를 들러 프린트된 전용 송장을 보고 배송을 시작한다.

기존 택배를 반송해야 했던 과정을 떠올리면 중간 배송 서비스는 다소 생소하다. 김영민 ㈜줌마 대표이사는 “고객이 직접 배송·반송 물품을 우체국이나 편의점으로 가져가는 일이 매우 번거롭고 시간이 드는 일”이라며 “특히 직장인의 경우 우체국에 방문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일뿐더러 언제 올지 모르는 택배 기사를 기다리는 것은 상상도 하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이사는 “고객들은 네이버, 카카오톡, CJ대한통운 앱, 홈픽 홈페이지 등 모바일을 통해 택배를 보낼 수 있어 고객의 서비스 편의성이 더욱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중간 택배 집결지가 주유소라는 점도 특이하다. 김 대표이사는 “중간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차량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고, 고객과 가까워야 하며 누구나 알기 쉬운 곳이어야 한다”며 “이 특징을 모두 보유한 곳이 바로 주유소”라고 설명했다.

가장 생소한 점은 경쟁업체로 보이는 SK에너지와 GS칼텍스의 ‘상생’이다. 두 업체는 각각 정유업계 1, 2위로 주유소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양사가 손잡은 데에는 두 회사 모두 ‘공유 경제’에 대한 중요성 때문이다. 이명희 SK에너지 네트워크사업개발 팀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님이 말하는 ‘딥체인지 하지 않으면 대기업도 언제든 서든데쓰(Sudden Death)할 수 있다’라는 경영 철학이 바탕이 된 사업”이라며 “회사뿐 아니라 공공기관, 지역사회, 스타트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지닌 인프라를 공유한다면 사회의 애로사항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회사는 지난 4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해 주유소를 기반으로 한 공유 경제 확산을 목표로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로 합의했다.

양사의 협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이번 주유소 자산 협력 외에 양사가 보유한 자산 모두를 대상으로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 중”이라며 “홈픽 서비스와 더불어 전국 주유소 기반의 물류 허브화도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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