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번엔 국방비 전쟁 포문…나토회원국에 GDP 4%로 국방비 증액 요구

입력 2018-07-12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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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쓸 수 있는 회원국 극히 일부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으로 1400만 달러 예산 절감” -“소탐대실...비용 절감 효과보다 더 많은 비용 초래” -무역전쟁과 맞물려 미국 고립 자초

전 세계를 상대로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제는 자국의 국방 예산 절감 쪽에 본격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1일(현지시간)부터 2일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늘리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미연합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중단함으로써 미국은 1400만 달러(약 157억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추산을 내놨다. “미국은 세계의 경찰이기를 원하지 않는다”던 입버릇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끝내 고립의 길을 택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브뤼셀에서 열린 NATO 정상회의에서는 미국과 유럽 간 견해가 크게 엇갈렸던 국방비 부담을 둘러싸고 “회원국의 분담의 균형을 개선하겠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채택했다. 이로써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4년 연속 미국 이외 회원국의 국방비 지출이 늘어나게 됐다.

주요 의제 중 하나였던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선 ‘4개의 30’이라는 대응 체제 강화 방안을 채택했다. 30개의 기계화 대대와 30개의 비행 중대, 30척의 전투함을 30일 이내에 유럽의 필요한 지역에 배치할 수 있는 체제를 정비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번 회의는 11, 12일 이틀간으로 예정됐는데, 공동 선언문이 첫날 회담 후 발표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11일 개막 직전에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대량의 천연가스 수입 계획을 추진 중인 독일에 대해 “러시아의 포로”라고 비판하는 등 회의 분위기가 급랭하자 미국과 유럽 간 결속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 선언문을 서둘러 발표한 모양새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 간 결속은커녕 양측의 갈등만 더 깊어지게 됐다. 회의 후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 회원국들에 국방비 지출을 GDP의 4%까지 늘리도록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는 나토가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분 사태 무력 개입과 크림반도 강제병합 이후 러시아의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2024년까지 국방비 지출을 GDP의 2% 이상으로 올리기로 합의한 목표치의 2배에 이른다.

그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에 국방비 지출을 늘리라고 지속해서 요구했다. 작년 나토 정상회의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똑 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올해 말까지 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할 수 있는 회원국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설상가상 개막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독일을 ‘러시아의 포로’라고 통렬하게 비난,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심기를 건드렸다. 현재 독일은 발트해 해저에 파이프 라인을 건설해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노르드 스트림 2’ 계획을 추진하고 있는데, 트럼프가 이를 겨냥해 “우리는 러시아에 대해 방어를 해야 하는데, 독일은 러시아에 거액의 돈을 지불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일방적으로 유럽을 지켜주고 있다”고 주장하자 이를 참다 못한 메르켈 총리가 “독일도 미국의 국익을 지키고 있다”며 “나토에서 아프가니스탄에 미국 다음으로 많이 파병한 나라가 바로 독일”이라고 맞받아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독일을 비판한 건 러시아에 대한 대응을 둘러싸고 유럽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강하게 깔렸다고 분석했다. 노르드 스트림 2를 둘러싸고는 폴란드 등이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대러 정책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 나토는 올 가을 발트해 등지에서 4만 명 규모의 군사 훈련을 계획하고 있는데, 트럼프가 대러 관계 개선을 위한 카드로 군사 훈련 중단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앞서 트럼프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양보를 이끌어 내기 전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미 정부는 당초 8월로 예정됐던 합동군사훈련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중단하기로 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 국방부는 11일, UFG 중단으로 미국이 1400만 달러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00만 달러는 연간 7000억 달러에 이르는 미 국방예산 가운데 일부로, 신형 전투기 한 대에 드는 비용보다도 적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군이 공군이나 해군의 훈련을 위해 다른 방식으로 돈을 더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미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미국진보센터(CAP)의 로런스 코브 선임연구원은 “소탐대실”이라며 “생각하는 것 만큼 많은 비용을 줄여주지 않는 것은 물론, 더 많은 대가를 치를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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