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판 사드 보복’ 재연되나...미중 무역전쟁 폭풍전야·긴장하는 ‘주식회사 미국’

입력 2018-07-05 22:44 수정 2018-07-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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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대 경제국인 미국과 중국이 6일 0시(미국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오후 1시)를 기해 관세 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은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미국보다 시차가 12시간 빠른 중국이 미국 쪽의 관세 발효 여부를 보고 대응할 방침을 밝혔지만 기업들은 이미 ‘소리 없는 총성’이 시작됐다는 분위기다.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화학업체들은 6일이 되기 전에 중국 쪽으로 보내는 화물 선적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스테이크 전문점들은 메뉴에서 미국산 쇠고기 메뉴를 없앴다. 중국은 대두 수입처를 미국에서 브라질로 바꿨다. 이에 카길 같은 미국 주요 농산물 관련 기업들은 장기적인 변화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에 중국은 미국에서 140억 달러(약 16조 원) 상당의 대두를 수입했다.

양국에서 관세가 발효되면 중국의 관세는 545개 미국산 제품에, 미국 관세는 818개 중국산 제품에 각각 적용된다.

미국 미네소타에 있는 카길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담당 부사장 브루스 블레이크먼은 “2대 경제국은 전 세계에 서 연결돼 있다”며 “무역 분쟁의 영향은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취약한 계층에 상처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양국 간 무역에서 경쟁을 강화하고, 중국 기업들이 파트너사들에 대한 기술 이전 압박을 막기 위해서라도 관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고스란히 자국 기업들의 피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으로 주로 수출하는 미국의 한 화학업체 임원은 WSJ에 “중국은 2차 관세에서 미국 화학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이로 인해 중국 쪽으로 보내는 화물 선적을 서두를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미국 생산 라인을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저가에 품질까지 개선된 중국 제품을 따라잡기는 장기적으로 어렵다는 게 문제다.

미국과 중국 이외 국가 기업들도 양국 간 무역 전쟁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긴 어려워 보인다. 독일 다임러와 BMW는 중국에서 미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양국 간 관세 전쟁이 시작되면 6일부터 40%의 관세 폭탄을 맞게 된다. 미국 업체인 포드자동차와 테슬라는 말할 것도 없다. 미국산 차량에 대한 40%의 관세는 중국이 수입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한 지 5일만에 번복되는 것이다.

포드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는 양국 정부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속적인 협상을 통한 협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중국 포드는 아직 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도 아직 중국 내 가격을 올리진 않았지만 6일을 기해 새로운 가격 정책을 발표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미국 기업들이 한 목소리로 우려하는 건 중국 내 반미 감정이 미국산 제품에까지 반영되는 사태다. ‘미국판 사드 보복 사태’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의미다. 앞서 우리정부가 성주 골프장에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강행하기로 하자 중국 측의 암묵적인 경제 보복이 장기간 이어졌다. 한한령과 함께 특히 사드 부지를 제공한 롯데는 중국 매장 폐쇄와 그로 인한 매출 감소 등 사드 보복의 최대 희생양이 됐다.

베이징 소재 로펌 퍼킨스콜리의 변호사이자 전 미국 상공회의소 회장인 제임스 짐머만은 “가장 큰 우려는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사업 채널을 미국 기업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라고 암묵적으로 지시하는 것”이라며 “이는 미묘한 형태의 보복과 혼란”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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