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vs. 애플 특허소송 첫 날, 배심원 8명 선발에 수 시간 걸린 이유

입력 2018-05-15 16:40 수정 2018-05-16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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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심원 후보 75명 중 최종 배심원 8명 뽑아…루시 고 판사 “법원 화장실에서 어떤 휴대전화 쓰는 지 이야기 말라”

▲한 여성이 애플 로고 앞에서 노트북을 이용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디자인 특허소송이 14일(현지시간) 시작해 주목을 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여성이 애플 로고 앞에서 노트북을 이용하고 있다. 애플과 삼성전자 간 디자인 특허소송이 14일(현지시간) 시작해 주목을 끌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7년 넘게 이어진 삼성전자와 애플 간 디자인 특허소송이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 새너제이 지방법원에서 재개했다. 두 기업의 영향력이 워낙 큰 탓에 8명의 배심원을 선정하는 데 법원이 애를 먹었다고 미 IT 전문 매체 씨넷이 소개했다.

닷새 동안 이어질 공판 첫날인 이날 루시 고 판사는 최종 배심원을 선정하는 데 수 시간을 쏟았다. 무작위로 소환된 배심원 후보 75명 중 양사와 무관한 시민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 민사 소송의 배심원 재판은 6~12명의 배심원이 필요하다. 담당 판사가 배심원 후보들과 질의응답 시간을 갖고 최종 배심원단을 구성한다. 이때 배심원들의 신상 기록뿐 아니라 직업 취미 학력 인종 등이 고려되며 해당 재판 변호사도 배심원 일부를 거부할 수 있다.

후보에 오른 배심원 중 3명은 배우자가 삼성전자의 자회사나 애플에 근무하고 있어 최종 배심원 명단에서 탈락했다.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일하는 배심원 후보는 안드로이드폰 관련 업무를 하는 것으로 드러나 배제됐다. 한 여성은 애플과 삼성전자 모두와 연관이 있는 일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고 판사는 “그럼 꽤 공정하겠군요”라고 농담했고, 100여 명의 사람이 들어찬 재판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최종 배심원으로 선정된 뒤 애플, 삼성전자 이야기를 법원 내에서 꺼내는 것은 금지됐다. 양사 제품은 실리콘밸리 사람들에게 날씨에 버금가는 흔한 ‘스몰토크(잡담)’ 소재여서 배심원들의 어려움이 커지게 됐다. 고 판사는 “휴식 시간이나 화장실에서 어떤 휴대폰을 가졌는지 혹은 어떤 태블릿을 쓰는지 이야기해서는 안 된다”고 배심원들에게 경고했다.

최종 배심원단을 선정하면서 고 판사는 양측의 소송을 들어본 적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물었다. 최종 배심원에서 탈락한 한 남성은 “컴퓨터 업계에 종사한다”며 “수년 동안 이 사건을 지켜보았다”고 말했다. 2011년 시작한 소송이 7년 넘게 이어지면서 이 사건을 모르는 배심원이 없을 정도라고 씨넷은 전했다. 또 다른 남성은 삼성전자 제품과 경쟁사인 무선 추적 장치 제조 업체에서 일한다고 말한 뒤 배제됐다. 고 판사는 배심원 후보들이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너무 많은 사람이 배제됐다”며 “오전에 벌써 사상자가 속출했다”고 밝혔다.

30명으로 추려진 배심원 후보 중 아이폰을 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이 때문에 애플이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씨넷은 전했다. 그러나 일부 배심원 후보들은 애플을 향해 쓴소리를 날렸다. IT 기업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애플을 개인적으로 싫어한다”며 “고객 서비스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남성은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거래를 해서 해외에 쌓아두고 있는 현금을 송환하기로 한 방식에 불만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렇지만 나는 삼성전자에도 그다지 애정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소송은 삼성전자에 산정된 배상액 산정과 관련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2015년 12월 2심의 항소 결과인 배상액 5억4800만 달러(약 5885억5200만 원) 중 3억9900만 달러가 과도하게 책정됐다며 대법원으로 사건을 끌고 갔다. 2016년 대법원은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피해 산정 기준은 하급심인 새너제이 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삼성전자는 이번 재판에서 배상액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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