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 인사이드] 지뢰 폭발·독가스 공격에도 끄떡없는 ‘VIP의 장갑차’

입력 2018-05-02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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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남북정상회담서 김정은 위원장 강성 하체 패널·런플랫 타이어 달린 ‘S 600 L’ 타고 訪南…文 대통령은 ‘마이바흐 S600 가드’ 獨정부 인정한 최고 보호등급 갖춰

역사적인 ‘2018 남북정상회담’에서 눈길을 끈 여러 장면 가운데 하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둘러싼 철통 경호였다. 김 위원장이 오전 회담을 마치고 회담장을 나와 메르세데스-벤츠 리무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이 의전차에 탑승하자 그를 밀착 수행해온 12명의 경호단도 차를 에워싸며 함께 달렸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두 정상의 경호도 적잖은 차이를 보였다. 북한이 사실상 인간 방패 역할로 의전차 주변에 경호관을 세운 반면, ‘열린 경호’를 지향해온 문재인 대통령의 경호는 상대적으로 간소했다.

그럼에도 두 정상이 이동할 때 탑승한 의전차는 메르세데스-벤츠. 나아가 자동화기는 물론 지뢰 공격에도 끄떡없는 ‘방탄차’라는 공통분모를 지녔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930년대 양산차 메이커 가운데 처음으로 방탄차를 내놓으며 이 분야에서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차이점을 꼽자면 북측은 차 길이를 늘인 ‘스트레치’ 타입 구형 S-클래스, 남측은 기본형인 ‘스탠더드’ 타입이지만 신형인 마이바흐 S-클래스였다. 남북정상회담 곳곳에서 눈길을 끌었던 두 정상의 의전차와 날로 수요를 확대하고 있는 방탄차의 세계를 알아보자.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가드(오른쪽)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길이를 늘인 S 600 L을 타고 이동했다.
▲지난달 27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신형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가드(오른쪽)를, 북측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길이를 늘인 S 600 L을 타고 이동했다.
◇벤츠 애호가 金 위원장… 訪中 때 열차로 의전차 옮겨가 = 김 위원장의 의전차는 메르세데스-벤츠 S 600 L(W221)을 베이스로 차 길이를 1미터 이상 늘인 스트레치 리무진이다. 차 이름 뒤에 붙은 알파벳 L은 롱보디를 의미한다. 여기에 자동화기와 지뢰 공격에도 끄떡없도록 갖가지 안전 장비와 방탄 소재를 겹겹이 덧댄 ‘가드(Guard)’ 버전이다.

2005년 처음 출시된 8세대 S-클래스로 2014년 후속인 9세대가 등장한 만큼 구형 모델이 됐다. 겉모습으로 정확한 연식을 파악하기 어렵지만 2010~2013년 사이에 출고된 모델로 알려졌다.

구형이지만 차 길이만 6499㎜에 달해 주변을 압도하는 위엄을 담았다. 단순하게 차 길이만 늘인 게 아닌, 뒷좌석 머리 공간까지 넉넉하게 확대했다는 점도 특징. 운전석과 승객석은 파티션(격벽)으로 갈라 VIP의 비밀을 보장한다. 뒷자리는 2, 3열에 각각 2명씩 4명이 마주보며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총 6인승인 셈이다.

늘어난 차 길이를 버티기 위해 하체 패널(언더 보디)을 강성으로 바꿨고 서스펜션의 충격을 분산하기 위해 바퀴와 차체 사이를 연결하는 갖가지 링크도 보강했다. 이 밖에 17인치 휠과 런플랫 타이어가 기본이다. ‘런플랫’ 타이어는 피격을 당해 펑크가 발생해도 시속 80㎞ 속도를 유지하며 최대 48㎞까지 달아날 수 있다.

우리 청와대 역시 동일한 모델을 보유 중이다. 주로 국빈 방문한 외국 국가원수의 의전차로 제공하고 있다. 2014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국빈 방한했을 때 청와대가 제공한 이 차를 탔다.

김정은 위원장은 메르세데스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이번 정상회담 때 타고 나온 S-클래스 리무진 이외에 고급 SUV인 GL-클래스를 이용하는 모습도 외신을 통해 여러 차례 공개됐다.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3월 치러진 북중정상회담 때는 중국 현지에서 자신의 벤츠를 이용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면서 자신이 평양에서 타던 전용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W221) 스트레치 리무진 가드(Guard)’를 열차에 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文 대통령의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가드 = 김정은 위원장이 웅장한 스트레치 리무진을 이용한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W222) 가드를 탔다. 지난해 5월 대통령 당선인 신분 때부터 이용하던 차다.

애초 독일 다임러그룹이 선보인 ‘마이바흐’(May-bach)는 롤스로이스와 함께 초호화 럭셔리 브랜드로 명맥을 이어왔다. 2015년부터는 메르세데스-벤츠의 고급차 디비전으로 탈바꿈한 상태다.

청와대 경호실이 운영하는 문 대통령의 의전차는 최고급 방탄차 메르세데스-마이바흐 S 600 가드(Guard)다. 방탄차 안전등급은 미국 법무부와 유럽표준화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는데 문 대통령의 마이바흐 S 600 가드는 독일연방정부가 인정한 최고 수준의 보호등급(VR10)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가격은 방탄 성능(1~7레벨)과 유독가스 필터 옵션에 따라 최대 73만 유로(9억1000만 원)까지다.

V12 6.0리터 트윈터보 엔진을 얹고 최고출력 530마력을 낸다. 차고 넘치는 출력을 지녔지만 다양한 방탄 기능을 덧댄 탓에 무게가 크게 증가해 실제 출력은 수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청와대는 지난해 연말 내구 연한이 도래한 의전차 3대를 제네시스 EQ900으로 교체했다. 대통령 경호에 필요한 방탄 및 경호 장비를 갖췄고 1대당 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3대 교체 비용이 17억9850만 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차 주변에서 고성능 폭약 15㎏이 터져도 끄떡없고, AK-47 자동 소총 공격도 막아내는 방탄 능력을 갖췄다. 독가스 공격이나 화재 발생에 대비한 산소 공급 및 소화장치, 야간 운전 시 적(敵)의 시야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한 긴급 소등 및 야간 운전용 적외선 투시 장치, 화재 진압 시스템, 컴퓨터, 통신시설 등도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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