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김용환 회장 “범농협 시너지 남아...안정된 지배구조 갖춰져야 멀리 봐”

입력 2018-03-09 10:47 수정 2018-03-09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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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개 계열사만 잘 활용하면 어마어마한 수익…내실 확충, 이제 뛰기만 하면 되는 상황

▲최근 서울 중구 농협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른 은행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농협은행은 사전 준비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실명제에 잘 대처할 수 있었고, ‘갓 농협’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최근 서울 중구 농협 본점에서 이투데이와 만난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다른 은행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농협은행은 사전 준비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실명제에 잘 대처할 수 있었고, ‘갓 농협’이라는 별명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동근 기자 foto@
“농협은 범농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34개 계열사를 활용하면 어마어마한 수익이 날 텐데 아직 시도를 안 했을 뿐이다. 그간 내실을 다져 놓았으니 이제 뛰기만 하면 된다.”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66)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농협 본점에서 가진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3년간 농협금융을 이끌어 온 김 회장은 그간 내실을 다진 만큼 올해는 공격적인 경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정통 관료 출신인 김 회장은 2016년 빅배스(big bath)로 조선해운 부실을 털고 흑자전환에 성공해 지주사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3연임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김 회장에게 농협금융의 경영전략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들어봤다.

- 지난해 지주사 출범 이후 최대 이익을 실현했다. 경영 성과에 대한 입장과 계획은.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농협은행을 ‘갓농협’이라고 불러 주더라. 다른 은행이 오락가락하는 사이 농협은행은 미리 준비해 가상화폐 거래실명제에 잘 대처할 수 있었다. 내가 처음 와서 한 일은 농협금융을 민첩한 조직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회의 시간을 줄이고 보고서도 줄였다. 관련 회의는 의사결정권자가 참여하도록 했다. 여신 관리도 조기경보시스템 도입 등 시스템화를 추진했다. 평가도 손익 개념으로 바꿨다. 이제 외형 확장이 아닌 질 좋은 성장이 중요하다고 본다.”

- 2016년 상반기 빅배스를 통해 적자를 털어내고 연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농협금융의 리스크 관리에 어떤 변화를 주었나.

“2016년 당시 농협은 기본적인 산업 분석도 안 되고 있었다. 농협경제연구소 내에 산업분석팀을 만들어 산업별 업황을 여신심사에 반영하고 전수 조사로 부실채권을 정리했다. 또 조기경보시스템, 편중여신 한도관리와 같은 기업 여신평가시스템을 고도화했다. 지금은 ‘리스크실-여신심사부-산업분석팀’ 삼각 체제로 모든 계열사가 부실 위험에 철저히 대비하도록 하고 있다.”

- 금융지주사들이 기업투자금융(CIB)을 강화하고 있다. 농협금융의 CIB 전략은 어떻게 되나.

“농협금융이 골드만삭스 같은 IB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농협은 200조 원의 여유자금이 있고, 전문 인력과 네트워크도 갖춰져 있다. 현재 NH투자증권의 홍콩법인을 해외자산 운용의 핵심 거점으로 삼고 은행, 생명 등 계열사의 자금운용 인력을 편입해 운영 중이다. 앞으로 중국, 베트남 등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CIB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실제 범농협 공동 투자는 2016년 5조 원, 2017년 5조9000억 원가량으로 2년 연속 5조 원 이상 투자가 이뤄졌다.”

- 올해를 ‘고객자산가치 제고’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주에 WM 전담조직 신설 등 계열사 간 WM 경쟁력을 강화하고 매월 회의를 한다고 들었는데, CIB협의체 추진 성과는.

“CIB협의체를 진행해 보니 굉장히 효과가 좋았다. 작년 9월 계열사 자산관리(WM) 부문 담당 임원들이 모여 만든 것이 ‘고객자산가치 제고 협의회’다. 은행·증권·자산운용 부문 담당자들이 만나서 어떤 상품을 만들지, 수익률을 어떻게 높일지 고민한다. 2월 5일 NH투자증권과 NH아문디자산운용을 합쳐 첫 합작 상품으로 NH아문디 큐브(QV)를 내놨는데, 벌써 50억~60억 원가량이 들어왔다. 앞으로 고객 수요 맞춤형 상품을 만들어 수익률 제고가 관건이다.”

- 지난해 농협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이 저조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 계획은.

“농협금융은 은행 60%, 비은행 40%로 다른 지주보다 은행 의존도가 낮다. 특히 카드가 은행 내에 분사 형태로 있다 보니, 수익이 나는 카드론을 거의 안 했다. 이제 조금씩 확대할 계획이다. 은행과 겸업해서 얻는 이익이 많지 않다 보니 분사 개념으로 독립적으로 운영하고자 한다.”

- 지난해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의 실적이 저조하다. 보험 부문 강화도 필요해 보이는데

“보험 분야는 지역 농축협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상품개발 파트 아웃소싱을 통해 생보 상품을 많이 개발했고, 지금은 60% 정도로 맞춰 놨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농축협 의존도가 높아 판매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 IFRS17 도입에 따라 자본확충 적립을 해둬야 하기에 저축성보다 보장성 보험을 확대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 금융지주사들이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금융회사의 M&A 의지를 보이고 있다. 농협금융은 추가적인 M&A 계획이 있나

“추가적인 M&A를 하기에는 체질 개선이 더 필요하다. 지금 최대한 아웃소싱을 안 하려는 것은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시장에서 역할을 할 때 필요하다고 본다. 자산관리사(FC), 보험대리점(GA) 등 외부 판매 채널 확대 등을 통해 단위조합 의존도 대비 보험 판매 채널이 5:5라도 돼야 한다.”

-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점검하고 있다. 농협금융도 검사를 받았는데, 당국의 요구사항은 무엇이었나.

“우리는 2016년 이미 지배구조 모범규준에 맞춰 최고경영자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 위원에서 빠졌다. 특별히 고칠 것은 없다”

- 농협금융은 2022년 글로벌 순익 비중을 전체의 10% 수준 달성이라는 중장기 글로벌 목표를 설정했다. 가장 중점을 두는 점은.

“아시아 금융벨트 구축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 미얀마, 캄보디아 등 농업국가를 중심으로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은행, 보험, 증권, 캐피털 등 자회사 간 협력도 이뤄진다. 인도네시아는 이미 진출한 NH투자증권 현지 법인의 사업 역량을 강화해 은행과 캐피털의 현지 진출을 준비 중이다. 현지 기업과도 협력을 논의 중이다. 미얀마에서는 뚜(HTOO)그룹과 업무협약을 맺었고, 중국 공소그룹과 소액대출, 보험, 은행업 합작 방안을 찾고 있다.”

- 금융지주들이 디지털금융 부문을 신설하고 계열사 디지털 담당 임원을 위원으로 하는 ‘디지털금융최고책임자(CDO) 협의회’도 구성했다. 농협금융의 디지털금융 전략은.

“디지털 부문은 우리가 강점이 있다. 올해부터 계열사별로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빠른 결정을 위해 종전에 부서장급이 참여하던 디지털 협의체를 임원급으로 구성된 ‘CDO협의회’로 격상했다. 큰 전략으로는 오픈 API와 은행권 1위인 간편결제를 기반으로 타 플랫폼과 협업하는 ‘To 플랫폼 전략’과 자체 플랫폼인 올원뱅크의 편의성을 강화하는 ‘Be 플랫폼 전략’을 함께 시행하고 있다.”

- 다음 달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연임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가.

“연임하게 되면 또 다른 청사진을 준비해야 한다. 농협은 범농협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다. 34개 계열사만 잘 활용해도 어마어마한 수익이 날 텐데 아직 안 했을 뿐이다. 작년에 내실을 다져 놓았으니 이제 뛰기만 하면 된다. 한 사람이 와서 그룹 전체를 보는 건 3년이 기본이고, 더 보려면 안정된 구조가 갖춰져야 한다. 금융은 안정된 지배구조가 아니면 단기 목적 위주로 갈 수밖에 없다.”

◆김용환 회장은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1952년 충남 보령 출신으로 서울고등학교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행정고시 23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재정경제부 과장, 금융감독위원회 증권감독 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역임했다. 2011년 한국수출입은행장을 거쳐 2015년 4월 농협금융 회장으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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