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피차이 CEO 옆방 주인이 바뀌었다...VR→AI팀으로, 왜?

입력 2018-02-20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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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 배치도 보면 주력사업 보여...구글 피차이 옆방에도 AI팀 배치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마운틴뷰/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 마운틴뷰/AP연합뉴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

인간 관계에서 통용되는 이 말이 실리콘밸리 기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일하느냐가 그 기업의 주력 사업을 은연 중에 시사한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고경영자(CEO)의 방과 가까운 부서일수록 기업의 핵심 부서라는 이야기다.

페이스북, 구글 등 실리콘밸리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의 사무실 배치를 모방하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스타트업은 CEO 옆에 중요 부서를 배치해 빠른 의사결정을 도모하곤 하는데 대기업들도 이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이제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주력하는 사업을 알아보려면 사무실에서 CEO 옆에서 어떤 팀이 일하는지를 살펴보면 된다.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 CEO 옆을 차지한 부서는 인공지능(AI) 팀이다. 페이스북은 자체 AI 연구소를 만들었는데 원래는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약 7마일(약 11km)가량 떨어진 곳에 사무실을 차렸다. 그러나 최근 AI 팀은 저커버그가 회의하는 사무실 옆으로 이사를 왔다. 페이스북의 마이크 슈로퍼 최고기술책임자(CTO)는 “내 책상은 마크 저커버그 CEO나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와 하이파이브를 할 수 있을 정도로 붙어 있는데 AI 팀이 내 바로 옆에 앉아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저커버그 CEO 옆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가상현실(VR) 전담 부서였다. 페이스북은 VR 기기 제작사 오큘러스를 인수하며 VR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구에 집중했다. VR 전담 직원들은 더는 저커버그 옆에 앉지 않는다. 관계자들은 “조직 규모가 너무 커졌기 때문에 불가피한 처사”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VR이 실리콘밸리의 관심사에서 멀어졌다는 방증이라고 NYT는 진단했다.

구글 역시 AI에 주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 1년 전 구글에서 AI를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구글브레인’ 팀은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 맞은편에 작은 사무실에서 일했다. 그런데 몇 개월 전 구글브레인 팀은 순다르 피차이 CEO 옆으로 책상을 옮겼다.

제프리 딘 구글브레인 총괄 엔지니어는 “피차이 CEO 자리까지 몇 걸음이면 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을 총괄하는 다이안 그린은 “어떤 CEO든지 직원들이 앉아있는 곳을 걸어 다니면서 가벼운 대화를 하고 사색을 한다”며 “AI 팀이 피차이 CEO 옆을 차지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다”라고 밝혔다.

푸대접을 받던 부서가 주력 부서로 부상하면서 CEO 옆을 꿰차는 일도 생긴다. 페이스북의 광고팀이 대표적인 예다. 과거 페이스북의 광고팀은 저커버그 CEO와 멀리 떨어져 앉았다. 그런데 페이스북에 관한 책을 쓴 안토니오 가르시아 마르티네스 작가는 “페이스북이 2012년 기업공개(IPO)를 한 뒤 수익 창출에 더 예민해지면서 광고 수익을 중시하기 시작했고, 이 때문에 광고팀이 저커버그 CEO와 자리를 좁혔다”고 분석했다.

미국 온라인 소매업체 오버스톡은 유타주 솔트레이크 본사 내에 ‘오랩스’라는 연구소를 차렸다. 오버스톡은 오랩스의 연구 지원을 받아 온라인 소매업체로서는 최초로 비즈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도입했다. 오버스톡의 패트릭 번 CEO는 사무실을 드나들 때마다 연구팀을 지나치면서 자연스레 대화를 나눈다. 공식적인 프리젠테이션이 없어도 번 CEO는 엔지니어들이 무엇에 집중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오버스톡의 전 직원인 저드 배글리 IT 전문가는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울수록 대화를 많이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CEO가 중시하는 부서를 가까이에 앉히는 게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배글리는 “공식적인 지시와 비공식적인 브레인스토밍의 차이점을 구별하기가 때때로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마르티네스 작가는 “페이스북에서는 저커버그와 얼마나 가까이 앉았느냐가 곧 그 사람의 지위를 나타내곤 한다”며 “저커버그와 가까이 앉은 부서는 다른 부서의 질투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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