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오토인사이드] 세단? SUV? 그 무엇도 아닌… 볼보의 과욕이 낳은 ‘혼종’

입력 2018-02-14 10:12 수정 2018-04-12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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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단형 SUV ‘S60 크로스컨트리’

스웨덴 볼보는 지난해에는 중국 판매 호조로 전 세계에서 모두 57만 대를 팔아치웠다. 생산 능력을 기준으로 한국의 르노삼성의 2배쯤 된다. 생산 규모는 작아도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 가운데 존재감이 상당하다. 1970년대부터 세이프티(safety)를 강조하며 ‘안전의 대명사’로 강조한 게 주효했다.

볼보 역시 다양한 크로스오버를 내놓고 있다. V40과 V60(각각 왜건형 SUV)을 밑그림으로 ‘크로스컨트리’ 모델을 개발했다. 왜건의 장점과 SUV의 기능성을 모두 아우르며 2가지 시장의 틈새를 노렸다. 스웨덴의 지리적 환경을 빗대 ‘스칸디나비안 럭셔리’라는, 다소 억지스러운 마케팅도 효과를 냈다.

반면 볼보가 추구하는 고급차의 궁극점은 여느 독일 메이커와 궤가 다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로 대변되는 프리미엄 3대 브랜드와 정면 대결을 피하고 있다. 동시에 푸조와 시트로엥처럼 저가형 모델과 차별화도 강조한다.

안타깝게도 직렬 4기통 엔진블록 하나를 가지고 이리저리 바꿔가며 디젤(D3, D4)과 가솔린(터보)을 만든다. 때문에 세그먼트의 폭도 좁은 편. 중국 지리자동차에 팔리며 유럽 메이커의 자존심을 구겼지만 가까스로 생존하며 맥을 이어오고 있다.

플랫폼이 제한된 상태에서 제품 전략을 다양화했다. 물론 그에 따른 부작용도 컸다. 볼보는 세단과 왜건 일색이었던 라인업에 첫 SUV인 XC90을 선보이며 모델 다양화를 시작했다. 험로 주행을 염두에 둔, 오프로드 타입의 크로스컨트리를 만들어본 덕에 어렵지도 않았다.

그러나 욕심이 과하다 보니 화(禍)를 불러왔다. 볼보는 크로스오버 라인을 확장하면서 SUV 확대가 아닌, 세단형 SUV를 만들었다. 그렇게 내놓은 어설픈 차가 S60 크로스컨트리다.

S60 크로스컨트리는 세단과 SUV의 조합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각각의 본질이 조화를 이룬 것이 아닌, 표면적인 형태만 합치는 데 그쳤다. 정말 세단 모양에 커다란 바퀴와 껑충한 차 높이를 지녔다.

최저지상고, 즉 차 바닥의 높이는 S60(세단)보다 65㎜ 높아진 무려 201㎜다. 현대차 싼타페 최저지상고가 195㎜인 점을 감안하면 차 바닥이 얼마나 높은지 짐작할 수 있다.

SUV 특유의 공간 활용도가 사라졌고 윈도가 좁아 탁 트인 시야도 누릴 수가 없다. 세단 특유의 안정감이 사라졌고 안락한 승차감도 기대할 수 없다는게 외신들의 공통된 평가다.

그래도 자동차업계에 커다란 교훈 한 가지는 남기는 데 성공했다. 어설픈 버무림이 자칫 브랜드 가치 하락과 우스갯거리를 만들 수 있다는 일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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