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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아파트 41만 가구를 분양하겠다고?

[이투데이 최영진 기자]

공급 과잉으로 침체 심한데 또다시 물량 폭탄 터질 판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지금도 공급이 넘쳐나는데 주택업체들은 올해도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를 쏟아낼 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R114가 주택업계를 대상으로 2018년 아파트 분양계획을 조사해 본 결과 관련 업체들은 전국 409개 사업장에서 총 41만7786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하겠다고 밝힌 모양이다. 권역별 분양 예정물량은 수도권의 경우 서울 5만7000여 가구,경기 13만9000여 가구 등 모두 23만5439가구이고 지방은 18만2356가구로 조사됐다. 이는 말 그대로 계획이어서 실제 분양 물량과는 차이가 있겠으나 업체들이 밝힌 연간 계획으로 치면 2010년 대 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주택업체들은 올해도 아파트 사업이 잘 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

주택경기가 호황세를 보였던 2015년에는 당초 30만8337가구를 분양하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이보다 12만6047가구가 많은 43만4384가구를 출하했다. 집이 잘 팔리자 주택업체들이 계획에 없던 것까지 앞당겨 분양 시장에 내 놓는 바람에 연간 분양 물량이 처음으로 40만 가구를 넘겼다.

하지만 지금은 침체기여서 과연 호황기 수준의 물량이 제대로 소화될지는 미지수다. 물론 업체들은 시장 추이를 봐 가면서 분양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이 크지만 그렇더라도 올 계획물량은 너무 과다하지 않나 싶다.

가뜩이나 공급 과잉 여파로 여기저기서 집값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판에 그 많은 물량이 분양시장에 나오면 기존 주택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과욕을 부린 업체들이야 미분양 사태를 맞아도 할 말이 없겠지만 업체와 정부가 집을 사라고 해서 집을 구매한 일반 수요자들은 왜 손실을 봐야 하느냐는 얘기다.

올해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을 보면 주택업계가 시장 상황을 몰라도 한참 모른다는 비난을 받기 딱 알맞다.

매년 R114가 조사한 주택업체들의 실제 분양물량은 2016년 37만1216가구이고 지난해는 26만4907가구다. 올해 계획 분은 전년 실적 대비 1.6배 많은 수준이다. 계획대로 다 분양을 하지 않는다 해도 전년 실적과 비슷한 수치가 되지 않겠나 싶다. 이들 분양분은 공사가 속속 완료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주물량으로 시장에 쏟아져 집값을 추락시키고 있다.

공식적인 정부의 인·허가 물량을 봐도 같은 분위기다. 지난해 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9월말 기준 31만1782가구다. 연말까지 물량을 감안할 때 15년 53만4931가구, 16년 50만6816가구 수준은 아니지만 적어도 40만 가구는 웃돌지 않을까 싶다. 최근 3년간 업체들이 엄청난 물량의 아파트를 내 놓는 바람에 서울 등 일부지역을 제외한 많은 지역의 주택시장은 급격히 얼어붙는 양상이다. 전국 곳곳에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기존 주택가격도 하락폭이 크지는 형국이다. 화성 동탄2 신도시와 같이 입주 물량이 넘쳐나는 곳은 상황이 심각하다. 그동안의 분양물량을 감안하면 공급 과잉에 따른 침체 분위기는 내년, 내후년까지 지속될 공산이 크다.

완공 아파트 통계 수치에서도 공급과잉의 심각성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해 완공 아파트는 9월 현재 30만4292가구다. 연말까지 치면 40만 가구 이상 될 것 같다. 지지난해 완공 분은 32만18가구였다. 최근 2년간 70만 가구가 넘는 새 아파트가 전국 일원에 출하됐다는 소리다. 지난 11~15년까지의 연 평균 완공 분은 24만1585가구였다. 이를 보면 그간 얼마나 많은 아파트가 공급됐는지 감이 잡힐 게다.

이런 마당에 주택업체들은 올해도 예년 수준의 아파트를 분양하겠다고 한다. 아파트가 잘 분양될지는 차치하고 이로 인해 위축세가 뚜렷한 주택시장은 더욱 냉각될 게 분명하다. 아무리 구매수요가 풍성하다 해도 물량 앞에는 장사가 없다지 않는가.

수요가 많은 서울이야 그렇다고 해도 수도권을 비롯한 지방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물량 조절이 시급한 상황이다. 주택업체한테 맡겨 놓을 일이 아니라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철저히 수급상황을 따져 인·허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소리다.

한 때는 한꺼번에 지자체들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허용해 집값을 잔뜩 올려놓더니 이제는 준공물량 과다로 집값 하락을 불러오는 형국이다. 정부가 수급조절 정책만 잘 가동했더라도 이 지경까지는 오지 않았을 게다. 비싼 돈 주고 아파트를 분양받았거나 기존 주택을 구입한 사람만 낭패를 당할 판이다.

정부나 지자체들의 정책 실패로 애궂은 수요자들만 손실을 입게 됐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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