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샤프, 올해 TV 1000만 대 판매 자신감…그 배경은 ‘삼성 타도’ 훙하이

입력 2017-11-20 14:47 수정 2017-11-21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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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판매 목표 달성시기 1년 앞당겨…훙하이, 샤프 중국 판매 전폭적 지원

▲중국 베이징에서 9월 7일(현지시간) 열린 폭스콘 전시회에 마련된 샤프 부스에서 한 참관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중국 베이징에서 9월 7일(현지시간) 열린 폭스콘 전시회에 마련된 샤프 부스에서 한 참관객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베이징/AP뉴시스

일본 전자 대기업 중 처음으로 해외기업 산하에 들어간 샤프가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샤프는 올해 TV 1000만 대 목표 달성을 자신하는 등 V자 회복을 공언하고 있다.

최근 판매 수치의 두 배에 달하는 무모한 계획을 밀어붙이는 샤프의 자신감 배경에는 삼성전자 타도를 부르짖는 모기업 대만 훙하이정밀공업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고 20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분석했다.

샤프의 다이정우 사장은 지난 8월 5년 만에 처음으로 참가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독일 베를린 IFA쇼에서 “1000만 대 TV 판매 목표를 올해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 샤프의 TV 판매는 543만 대로, 전성기였던 2010년의 3분의 1에 불과했다. 이런 샤프가 1년 만에 판매량을 배로 높이고 당초 2018년으로 예상했던 목표 달성시기를 1년 앞당긴다고 밝히면서 업계가 술렁거렸다.

애널리스트 대부분은 이미 글로벌 TV시장은 성숙 단계로 접어들어 판매량을 두 배로 확대하는 계획 자체에 무리가 있다며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다이 사장의 발언이 무게를 갖는 것은 그가 불가능했던 목표를 달성했던 실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이 사장은 지난 2015년 하반기에 1700억 엔(약 1조6703억 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샤프를 흑자 전환하겠다고 공언했다. 샤프는 지난 3분기까지 4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내년 3월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순이익은 347억 엔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4억 엔 적자에서 벗어났으며 글로벌 금융위기 전인 2007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다이정우 사장의 뒤에 있는 것은 바로 궈타이밍 훙하이 회장의 적극적인 지원이다. 샤프는 세계 최대 쇼핑 이벤트로 부상한 중국 광군제(11월 11일)에서 올해 50인치 4K TV를 2499위안, 45인치 LCD TV는 1799위안에 각각 판매했다. 일본 내 판매가의 반값 이하에 TV를 판매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것이다.

궈타이밍 회장도 몸소 샤프 TV 판매 확대에 나섰다. 그는 지난 6일 일본 라옥스의 모회사이자 중국 전자제품 전문 소매 대기업 쑤닝그룹의 난징 본사를 방문해 장진둥 회장과 직접 담판했다. 이 자리에서 궈 회장은 “생산 부문과 소비자 수요를 하나의 파이프라인에서 단숨에 연결하는 기업 연계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현지의 한 부동산 회사에 TV를 통째로 납품해 콘도 전체를 샤프 TV로 깔기도 했다. 한 TV업계 관계자는 “중국업체들도 울고 갈 정도의 저가 공세를 샤프가 펼치고 있다”고 말했다.

샤프가 지난 6월 말 공개한 2016년도 유가증권 보고서에는 ‘중국 정저우시 푸롄왕전자과학기술유한공사’라는 낯선 회사 명칭이 기재됐다. ‘샤프와 모회사가 같은 기업’ 항목에 사명이 기재됐는데 이 회사는 훙하이 산하 훙푸진정밀공업의 자회사로 돼 있다. 바로 훙하이의 손자회사 뻘이다. 푸롄왕과 샤프의 거래액은 582억 엔에 달했다. 샤프의 지난해 상반기 LCD TV 매출이 899억 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푸롄왕이 샤프 TV 매출의 3분의 2를 담당한 것이다.

훙하이는 ‘천호(天虎)’라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이는 100만 명 이상인 훙하이그룹 직원을 총동원해 TV 판매를 확대하는 방안의 코드네임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푸롄왕은 지난 2014년 11월 설립됐는데 원래 훙하이그룹의 사내 판매 사이트에 가까운 성격이었다. 천호 계획으로 판매되는 TV의 상당수가 푸롄왕 플랫폼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것이다.

샤프와 훙하이 모두 저가 판매에 따른 출혈 경쟁을 계속할 의도는 없다. 궈 회장은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이후에는 서서히 고가 전략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전략 전환의 첫걸음이 되는 신상품 판매가 10월 중국에서 시작됐다. 샤프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8K 해상도의 LCD TV가 바로 그것이다. 아직 첨단 디스플레이인 OLED 생산은 어렵지만 풀HD의 16배 해상도를 자랑하는 8K 액정으로 삼성, LG에 대항하겠다는 의도다.

훙하이는 애플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세계 최대 위탁생산업체로서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중국에서의 인건비 상승과 애플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라는 약점이 노출되면서 이를 극복할 타개책을 모색하고 있다. 샤프를 통해 패널에서 완제품 TV까지 제공하는 수직통합적인 새 사업모델이 바로 훙하이의 돌파구라고 신문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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