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그녀들이 말하는 현대 사회 여성은?

입력 2017-11-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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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외 6인/ 다산책방/ 1만4000원
▲현남 오빠에게/ 조남주 외 6인/ 다산책방/ 1만4000원

“소설집이 페미니즘이라는 이름으로 묶였지만, 남자들과 싸우자는 의미로 읽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이런 기획을 받아들인 작가의 마음이 잘 전달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젊은 여성작가 7인이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단편소설을 묶은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를 출간했다. 페미니즘이란 계급, 인종, 종족, 능력, 성적 지향 혹은 다른 형태의 ‘사회적 배제’와 더불어 생물학적 성과 사회ㆍ문화적 성별 때문에 발생하는 모든 형태의 차별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이론과 정치적 의제들을 의미한다. 곧 다양한 부분에서 비차별과 성평등을 옹호한다.

‘82년생 김지영’으로 대표 페미니즘 작가가 된 조남주를 비롯해 최은영, 김이설, 최정화, 손보미, 구병모, 김성중 등 7명의 작가는 ‘현남 오빠에게’속 각자의 단편소설을 통해 이 시대 여성에 대해 이야기한다.

13일 마포구 서교동 다산북카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 작가는 “전에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취재작가 일을 할 때 가정폭력 문제를 다룰 기회가 있었는데 실제로 만난 피해 여성이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 있고 경제력이 있는데도 결혼 초기부터 오랫동안 가정폭력을 겪었더라”면서 단편소설 ‘현남 오빠에게’를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현남 오빠에게’는 서울에서의 대학생활이 낯설기만 했던 스무 살,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준 남자친구 현남 오빠에게 의지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을 가르치려 드는 그에게 문득문득 어떤 불편함을 느끼게 되는 ‘나’가 여성으로서 일상에서 느끼는 어떤 불편함과 꺼림칙함을 폭력이라고 느끼기까지의 긴 시간을 돌이켜보고 용기 내 고백하는 생생한 심리 소설이자 서늘한 이별 편지다.

조 작가는 ‘82년생 김지영’을 시작으로 이번 ‘현남 오빠에게’까지 소설을 통해 페미니즘을 사회적 이슈로 부각시킨 데 대해 “인터넷에 올라온 남성 독자들의 리뷰를 보면서 남성들도 여성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을 의지가 있는데 그 기회가 너무 부족했던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며 “요즘 어린아이들과 청소년들이 인터넷 문화와 유튜브 등에서 여성혐오 콘텐츠를 많이 접하는데 그보다 윗세대인 삼촌, 아버지 같은 어른들이 남자아이들에게 좋은 롤모델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당부했다.

이어 “여성들이 이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시작한 것이 희망적”이라며 “그동안 당연하게, 아무렇지 않게 생각했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는데, 이런 인지가 있으면 그 이후 고민이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 앞으로 더 우리의 이야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소설집에서 단편소설 ‘경년(更年)’을 쓴 김이설 작가는 “내 소설 ‘경년’은 ‘갱년기’의 ‘갱년(更年)’과 한자가 같다. 사춘기 자녀를 바라보는 40대 여성이 이전까지 의식하지 못하고 듣지 못했던 여성의 목소리, 페미니즘 이슈를 어떻게 봐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라며 “한국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이 이렇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만 김 작가는 “이 책이 남자들과 싸우자는 의미로 읽히지는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여성과 남성 모두가 소설을 읽으며 서로 날 세우기보단 서로의 아픔을 가만히 쓰다듬는 시간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단편소설 ‘모든 것을 제자리에’를 쓴 최정화 작가는 “‘모든 것을 제자리에’는 페미니즘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모순과 괴로움에 시달리는 내 모습이 담긴 작품”이라며 “뜨거운 화두를 다룬 소설집인 만큼 설레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최 작가는 “두려움을 이기고 한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의지로 이 소설을 썼다”며 페미니즘 소설을 쓰는 적잖은 부담감도 내비쳤다.

한편, 7인의 여성 작가는 이번 소설집 ‘현남 오빠에게’의 인세 일부를 여성인권단체에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에는 그들이 그린 일곱 편의 이야기가 단지 ‘이야기’에 머물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며 앞으로도 이와 같은 이야기들이 꾸준히 이어지길 바라는 희망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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