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로 보는 이슈] ‘인권의 아이콘’ 아웅산 수치는 왜 ‘로힝야 사태’를 외면하나

입력 2017-09-21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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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19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이 19일(현지시간) 수도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화뉴시스

‘인권의 상징’이었던 아웅산 수치(72)가 국제사회에서 ‘인종 청소’라는 오명과 함께 비난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19일(현지시간) 미얀마 수도 네피도 국제컨벤션센터에 국제사회의 눈이 쏠렸다. 그간 로힝야 사태에 침묵으로 일관하던 수치의 첫 공식 입장이 예정된 만큼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30분간 이어진 수치의 대국민 연설은 국제사회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그는 “많은 무슬림(로힝야족)들이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피신한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미얀마 정부는 책임을 포기하거나 비난을 전가하려는 의도가 없다. 우리는 인권 침해와 불법적인 폭력을 비난한다”는 원론적인 말만 했다. 유엔은 미얀마 정부군의 인권 탄압을 피해 방글라데시로 넘어간 로힝야족이 현재 4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치는 그간 국제무대에서 ‘인권의 상징’으로 통했다. 1991년 노벨평화상 수상을 시작으로 유럽국회 인권상(1991)과 유네스코 인권상(2002) 등 인권과 관련한 각종 국제상을 휩쓸었다. 국제사회는 미얀마 군부의 20년 가택 연금 압박 속에서도 비폭력 민주화 운동을 이끈 수치에 뜨거운 찬사와 지지를 보냈었다.

미얀마 국가자문역과 외교장관을 맡으며 실권을 쥐게 된 수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정치인의 길을 택한 수치가 미안먀 국내에 높은 반(反)무슬림 정서를 의식한 데 따른 행보라고 풀이했다. 2010년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후 수치는 앞으로 자신이 ‘인권의 상징’이 아닌 정치인으로 보이길 원한다고 말한 바 있다. 불교국가인 미얀마에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은 높다. CNN은 현지인들을 취재한 결과 상당수의 시민이 주요 외신이 로힝야족 문제를 잘못 전달해 국제사회의 비난을 키웠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권자에 올랐지만 수치가 여전히 군부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NYT는 “이날 수치의 연설은 20년 동안 자신을 가둬놓은 군부의 언어와 놀랍게도 비슷했다”면서 “군부가 수치의 모든 발언을 지켜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로힝야의 비극을 끝낼 수 있는 사람은 민아웅 흘라잉 사령관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치의 행보에 국제사회는 실망감을 드러냈다. 같은 날 영국 최대 노동조합인 유니슨은 수치에게 부여했던 명예회원 자격을 박탈했다. 영국 브리스톨대학과 옥스퍼드대학도 그에게 부여했던 명예학위를 박탈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로힝야족 인권 탄압을 묵인하는 수치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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