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감원 설립 이래 도덕성 최대 위기…"고강도 내부개혁 할 것"

입력 2017-09-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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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금감원 임직원들 채용비위ㆍ차명거래 등 위법 행위 줄줄이 연루"

금융감독원이 1999년 설립 이래 도덕성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채용 비리에 고위직이 줄줄이 연루됐고, 50여 명이 위법행위를 저지를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20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금감원 기관운영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 임직원들에 대한 각종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서 역대 가장 큰 폭의 쇄신 인사가 단행될 전망이다.

금감원은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 이후 고강도 내부개혁을 통해 지적된 제반 문제점을 고쳐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 평가방식 자의 조정…불합격자 채용= 감사원에 따르면 금감원은 2016년 신입·민원처리 전문직원 채용에서 선발 인원과 평가방식 등을 조정해 합격자가 뒤바꼈다.

감사원은 채용 비위에 서태종 수석부원장, 김수일 전 부원장, 이병삼 부원장보를 비롯해 국장 1명, 팀장 3명, 직원 2명 등 모두 9명이 연루됐다고 봤다. 이에 경중에 따라 금융위원장, 금감원장에 각각 면직ㆍ정직ㆍ경징계를 요구했다.

특히 이들 가운데 현직 3명은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지난 7월 6일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다.

감사결과에 따르면 2016년 신입직원 채용시험 당시 총무국장이던 이모씨는 지인으로부터 합격문의를 받은 A씨가 필기전형 합격대상이 아니라는 보고를 받은 뒤 3개 분야(경제·경영·법학) 채용 예정 인원을 1명씩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 국장 지시에 따라 A씨는 필기전형에 추가 합격했고, 면접에서도 고배점을 받아 최종 합격했다.

감사원은 당시 부원장보였던 김수일 부원장이 채용인원을 늘릴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데도 이를 허용했고, 서태종 수석부원장은 그대로 결재했다고 지적했다.

서 수석부원장은 이 국장 등으로부터 계획에 없던 세평 조회 건의도 그대로 수용해 3명을 탈락시키고 지원분야도 다르고, 후순위자를 합격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금감원 인사담당 팀장 등은 B씨가 서울에 있는 대학을 졸업하고도 지원서에 '대전 소재 대학졸업'으로 적은 것을 알고도 결재권자인 서 수석부원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이들은 1차 면접합격자 보고문서와 2차 면접전형 참고자료에 B씨를 '지방인재'라고 적었다.

감사원은 2016년 상반기 민원처리 전문직원 40명을 채용할 때도 이병삼 부원장보(당시 총무국장) 등이 자의적으로 합격자를 조정했고, 감사원 출신들에게 특혜를 줬다고 밝혔다.

◇주식 차명거래ㆍ음주운전 무더기 적발=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금감원 임직원들의 주식 차명거래와 음주운전 사실을 대거 적발했다. 위규 정도가 심한 2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금감원은 증권회사 등과 마찬가지로 자본시장법에 따라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할 때 자기명의를 사용하고 하나의 계좌를 이용해야 한다. 아울러 매매명세를 분기별로 소속 회사에 통지해야 한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금감원 임직원 1942명 중 최근 5년간 기업정보 관련 업무 등을 수행한 적이 있는 임직원 161명을 대상으로 금융거래정보 제공동의를 얻어 138명에 대해 2012년~2016년 금융투자상품 거래내역을 점검했다.

그 결과 내부규정을 어긴 44명(중복자 제외)을 적발했다.

이 중 금감원 직원 C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장모계좌를 개설하고 2013∼2016년에 7244회에 걸쳐 735억 원어치의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매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D씨는 처형 계좌를 통해 8억 원어치의 주식 등 금융투자상품을 사고팔았다가 적발됐다.

감사원은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직원 23명에 대해 자체적으로 점검하라고 금감원에 통보하고 검찰에 수사자료를 통보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은 금감원 직원 12명이 음주운전으로 기소·약식기소됐음에도 알리지 않은 사실을 파악해 통보했다.

◇금감원 대규모 물갈이 인사 예고= 감사원이 비위사실을 적발한 292쪽에 달하는 감사결과 보고서를 공개하자 금감원에 극도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이달 11일 최흥식 원장 취임 후 관례에 따라 부원장보 이상 임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한 데 이어 감사원 감사 결과까지 공개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가 불가피 할 것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금감원은 이번에 감사원이 기관운영감사를 통해 지적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해 직원 채용, 임직원 주식매매 등 부분에서 강도 높은 내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금감원은 채용과정 전반을 점검해 중앙정부 수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전면 블라인드 방식 도입, 서류전형 폐지, 외부 면접위원 참여 등 채용 전 과정 개편한다.

임직원 주식매매 관련 규율도 더욱 강화한다. 금감원은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거쳐 주식거래 금지 대상 직원 대폭 확대, 신고의무 위반자 엄정 조치 등 내부 규율을 정립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금융시장 변화에 맞게 조직과 인력, 예산도 재정비한다. 가상화폐·P2P·회계감리 등 감독수요 증가 분야로 인력 재배치 등을 단행할 계획이다.

금감원은 보다 구체적인 개선방안은 민간전문가 위주로 구성된 '금감원 인사·조직문화 혁신 TF'논의를 거쳐 다음달 말까지 마련한 뒤 올해 말까지 후속조치를 완료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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