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광고회사 WPP의 추락이 의미하는 것

입력 2017-08-24 09:33 수정 2017-08-2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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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전자상거래 업체 부상...소비재 유통 업체들 전통적인 광고 플랫폼에서 발 빼

세계 최대 광고회사인 영국 WPP의 주가가 23일(현지시간) 런던 증시에서 11% 가까이 주저앉았다. 광고 산업의 주무대가 TV, 출판물 등 전통적인 매체에서 인터넷으로 옮겨가면서 ‘어닝쇼크’를 제대로 연출한 탓이다.

이날 WPP는 연간 매출 전망치를 약 1% 하향 조정했다. 북미 등 대형 소비재 기업들의 광고 발주가 예상보다 급격히 감소한 영향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WPP의 가장 큰 고객인 유니레버와 프록터앤갬블(P&G)은 광고 예산을 삭감하기로 했다. 특히 유니레버는 올해 초 광고 예산을 전년 대비 30% 삭감하고, 광고 대행사 수를 전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유니레버는 도브 비누, 립톤 차 등을 소유한 다국적 생활용품업체이며 P&G도 질레트 면도기, 헤드&숄더 등으로 유명한 생활용품 제조업체다. 자동차 제조업체인 폴크스바겐과 이동통신업체인 AT&T도 올해 초 WPP와 계약을 끊었다. 폴크스바겐은 19년간 WPP의 고객이었다.

그동안 WPP는 소비재를 유통하는 대기업을 최대 고객으로 삼아 광고업계의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졌다. 기업들이 WPP와 같은 광고회사 대신 구글, 페이스북 같은 정보·기술(IT) 기업의 플랫폼을 직접 이용하기 시작하면서다. 유니레버의 경우, 구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 스타와 뷰티 블로거를 내세워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식으로 광고 비용을 아끼고 있다.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들의 부상도 WPP의 매출에 타격을 줬다. 전자상거래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면서 오프라인 매장이나 슈퍼마켓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줄었다. 자연스레 마케팅의 영향력도 줄었다. 소비재를 유통하는 기업이 광고비를 삭감하게 된 배경이다. 마틴 소렐 WPP 최고경영자(CEO)는 “매출은 떨어지거나 간신히 전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가장 큰 우려는 아마존의 지배력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WPP의 추락은 미디어와 광고 업계에 드리운 암운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날 증시에서는 WPP의 경쟁업체들의 주가도 떨어졌다. 광고업체 옴니컴그룹의 주가는 6.2%, 코스인터내셔널그룹은 4.1% 하락했다. 퍼블릭스그룹의 주가는 3% 빠졌다. WPP의 주가가 폭락한 영향에 더해 S&P500의 미디어 인덱스가 0.8% 하락하면서 미디어 기업들의 주가가 동반 하락했다.

FT는 세계 광고업계가 내리막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 최대 광고업체인 덴쓰도 소비재 업체들의 광고 예산 감축으로 매출 전망치를 낮췄다. 덴쓰는 이달 초 올해 매출 성장률 전망치를 1.5%로 하향 조정했다.

리서치업체인 피보탈의 브라이언 와이저 선임 애널리스트는 “2010~2015년까지 광고회사들은 매년 4%씩 안정적인 매출액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었으나 현재는 연간 성장률을 2.5%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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