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포식하더니...중국 경제 덮치는 ‘회색 코뿔소’ 공포

입력 2017-07-25 08:12 수정 2017-07-2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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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부채 짊어진 중국 대기업들, 경제 뇌관으로 떠올라

중국 정부가 자국 경제를 위협하는 ‘그레이 라이너서러스(Gray Rhinoceros·회색 코뿔소)’들의 질주에 제동을 걸고 있다고 24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회색 코뿔소란 도저히 예측할 수 없는 일을 뜻하는 ‘블랙 스완(Black Swan)’과 달리, 닥쳐올 게 뻔히 보이는데도 제대로 조치가 취해지지 않는 문제를 뜻한다. 거액의 대출을 끼고 글로벌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포식해온 중국의 다국적 대기업들을 의미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안방보험그룹, 하이난그룹, 다롄완다, 푸싱그룹 등 4개 기업은 지난 5년간 410억 달러(약 45조6740억 원) 규모의 국외 기업들을 M&A했다. 대표적으로 안방보험은 2014년 뉴욕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을 19억5000만 달러에 인수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월도프아스토리아호텔은 각국 정상들이 뉴욕을 방문할 때 묵는 숙소로 이를 집어삼킨 차이나머니에 시선이 집중됐다. 다롄완다그룹은 1년 전 월트디즈니를 꺾겠다는 일념 하에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기업들은 사들였다. 푸싱그룹은 작년 7월 잉글랜드 축구클럽 울버햄튼 원더러스 FC를 4500만 파운드에 인수했다.

2011년 시점에 중국 기업의 부채는 금융 부문을 제외하고 중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였다. 현재는 166%까지 급증했다. NYT는 이렇듯 중국 기업들이 목표 달성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다가 뒤늦게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다롄완다그룹이 지난 10일 테마파크와 호텔 등 638억 위안(약 11조 원) 규모의 자산 매각을 발표한 게 대표적이다. 330억 달러에 달하는 채무를 갚고자 다롄완다그룹은 사들인 자산을 토해내야 했다. 급증한 부채가 사업의 걸림돌이 된 것은 하이난항공도 마찬가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최근 부채 급증에 대한 우려로 하이난항공과의 거래를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중국 정부는 이처럼 막대한 부채를 짊어진 중국의 회색 코뿔소들을 향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최근 특정 기업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재정적 안정성을 위협받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가 안보까지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지난 17일 칼럼을 통해 “금융 부문의 위험을 주시해야 한다”며 “블랙 스완뿐 아니라 회색 코뿔소도 경계한 사전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중국 당국은 작년 12월에도 “대기업들의 비이성적인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며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경종을 울린 바 있다.

전문가들도 한목소리로 중국 대기업들의 부채 규모를 경고했다. 카이웬캐피털의 브로크 실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 기업들이 자산을 매각하는 현상은 기업들이 이를 해결할 별다른 방도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미국 클레어몬트매키나 대학의 민신 페이 교수는 “중국 정부는 중국 기업들이 큰 손으로 발돋움하는 데 절대적인 역할을 했다”며 “중국 기업들의 성장은 중국 정부가 저금리로 대출을 지원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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