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반년…달러 추락이 의미하는 것

입력 2017-07-21 09:09 수정 2017-07-21 10:19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지난해 대선 직후 급등하더니 올 들어서 꾸준히 하락…트럼프 신뢰 추락이 주원인·미국 소비자 수입품 구매할 때 부담 커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로 취임 6개월을 맞았다. 트럼프가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미국 달러 가치는 급등했으나 올 들어서 꾸준히 하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처럼 달러화가 추락하는 원인과 이것이 미국 경제에 있어서 어떤 것을 의미하는 지 등을 진단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1.16달러를 돌파해 달러 가치는 유로에 대해 2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장중 111.48엔까지 하락해 지난달 27일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달러는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도 약세를 나타냈다. 그 결과 주요 10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블룸버그달러스팟인덱스는 이날 0.3% 하락해 지난해 8월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다. 이는 연초에 이 지수가 14년 만에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던 것과 대조적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것이 달러 부진의 주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전날 ‘트럼프가 달러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 톱으로 배치했다. 지난해 대선 이후 트럼프가 감세와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미국의 경제성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기대로 달러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그러나 올 들어 그런 기대는 실망감으로 변했다. 트럼프는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내통 의혹인 ‘러시아 게이트’에 휘말려 정치적 불확실성을 고조시켰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의 건강보험개혁법원을 폐지·대체하는 트럼프케어는 의회 통과가 요원해 감세와 인프라 투자 등 다른 정책 입법화도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올해 달러 하락을 더 넓은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의 분석에 따르면 여전히 최근 6년간 달러 가치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 28% 오른 상태다. 지난 2011년 미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면서 달러 가치가 오르기 시작했다. 로이트홀트그룹의 짐 폴슨 수석 투자전략가는 “미국은 마치 더러운 옷으로 가득찬 세탁물 바구니에서 가장 깨끗한 셔츠와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올해 미국을 제외한 세계 다른 국가 경제상황이 조금씩 나아지면서 이 점이 달러 가치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6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의 2.3%에서 2.1%로 하향 조정했다. 그러면서 IMF는 다른 지역이 더 강한 성장세를 보이면서 미국의 느린 경제성장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상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미국 소비자들이 수입제품과 서비스 구매에 더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해 부담이 커지게 된다. 그러나 캐터필러와 월트디즈니, 페이스북 등 글로벌 시장 비중이 큰 기업들은 이득을 보게 된다. 이는 미국인 입장에서 장단점이 교차하는 상황이다. 많은 미국인이 일터에서는 달러 하락 이득을 누릴 수 있지만 슈퍼마켓에서 제품을 살 때는 가격이 올라 고통받을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달러 약세를 선호하고 있다. 그는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달러가 너무 강해졌다”며 “이는 부분적으로는 나의 잘못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나를 신뢰하고 있기 때문에 달러가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경제학자도 트럼프의 관점에 동의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달러 가치는 미국 경제의 건전성을 의미하지만 외환시장에서 투자자들에 의해 왜곡돼 실제 가치보다 더 높게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는 수입을 촉진하고 수출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의 윌리엄 클라인 선임 연구원은 지난 5월 달러 가치가 약 8% 고평가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 축소를 최우선순위로 내세우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가 달러 가치를 낮추려고 시도할 것 같지는 않다고 NYT는 내다봤다. 일부 국가는 정부가 외환시장에 활발하게 개입하지만 미국은 직접적인 개입 대신 중국을 포함한 다른 나라가 개입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는 것에 더 초점을 맞춰왔다. 아울러 트럼프 정부는 달러 환율 이슈에 대해 뚜렷하게 일관된 정책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여의도4PM' 구독하고 스타벅스 커피 받자!…유튜브 구독 이벤트
  • 드디어 ‘8만전자’...“전 아직 96층에 있어요” [이슈크래커]
  • 주중 재벌, 주말 재벌, OTT 재벌…‘드라마 재벌家’, 이재용도 놀랐다 [요즘, 이거]
  • 서울 시내버스 ‘극적 타결’…퇴근길 정상 운행
  • ‘경영권 분쟁’ 한미사이언스 주총 표 대결, 임종윤·종훈 완승
  • 벚꽃 없는 벚꽃 축제…“꽃놀이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이슈크래커]
  • 비트코인, ‘매크로 이슈’로 하락…“5월 중 이더리움 ETF 승인 가능성↓” [Bit코인]
  • “청와대 옮기고, 해리포터 스튜디오 유치”…4·10 총선 ‘황당’ 공약들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3.2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100,508,000
    • +1.71%
    • 이더리움
    • 5,071,000
    • +1.5%
    • 비트코인 캐시
    • 812,000
    • +5.18%
    • 리플
    • 897
    • +1.93%
    • 솔라나
    • 265,000
    • +1.38%
    • 에이다
    • 926
    • +1.09%
    • 이오스
    • 1,522
    • +0.73%
    • 트론
    • 171
    • +0%
    • 스텔라루멘
    • 196
    • +2.08%
    • 비트코인에스브이
    • 130,700
    • +1.4%
    • 체인링크
    • 27,290
    • -0.44%
    • 샌드박스
    • 979
    • +0.6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