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판결 받은 최순실 '담담'…법원 "삐뚤어진 모정, 자녀까지 공범 전락"

입력 2017-06-23 17:13 수정 2017-06-2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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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자신의 생일날 첫 판결을 받아본 최순실(61) 씨는 비교적 담담한 모습이었다. 이날은 1956년 태어난 최 씨의 만 61세 생일이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수정 부장판사)는 이날 519호 법정에서 업무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최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장이 주문을 읽자 최 씨는 멍한 표정으로 허공만 응시했다. 그는 법원 실무관이 건네준 판결문을 받고서야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체념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최 씨는 선고가 예정된 오전 10시 14분께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방청객으로 꽉차있는 법정을 한 번 훑어본 뒤 피고인석에 섰다. 회색 겉옷에 검은색 바지 차림이었다. 머리는 검은색 끈으로 질끈 묶었다. 두 손을 꼭 모은 그는 다소 긴장한 듯한 표정이었다.

재판장이 생년월일을 묻자 최 씨는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답했다. 곁눈질로 함께 서 있는 다른 피고인들을 훔쳐보기도 했다.

최 씨는 재판장이 판결 이유를 읽기 시작하자 재판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재판장이 혐의를 하나하나 유죄로 인정하면서 초점을 잃은 채 앞만 바라봤다. 재판장이 딸 정유라(21) 씨에 대한 학사 특혜가 있었다는 점을 밝히자 입술이 마른 듯 침을 삼켰다. 중간중간 깊은 한숨을 쉬기도 했다. 최 씨는 선고가 끝난 뒤에는 교도관과 함께 무덤덤한 표정으로 대기 장소로 돌아갔다.

최 씨와 최경희(55) 전 이화여대 총장 등 이대 관계자들의 대부분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날 최 씨의 '잘못된 특혜의식'이 딸 정 씨를 '공범'으로 만들었다고 강하게 꾸짖었다. 재판부는 "자녀가 체육특기자로서 앞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법과 절차를 무시하면서까지 무조건 배려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과 주변인 모두가 자신과 자녀를 도와야 한다는 그릇된 특혜의식을 엿봤다"고 비판했다. 이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하기엔 자녀에게 너무나도 많은 불법과 부정을 보여줬고, 급기야 삐뚤어진 모정이 결국 자신이 그렇게 아끼는 자녀마저 '공범'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꼬집었다.

최 씨의 범행으로 국민이 '돈도 실력'이라는 냉소적인 시각을 갖게 됐다고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최 씨의 범행으로 국민과 사회 전체에 준 충격과 허탈감은 그 크기를 헤아리기 어렵다"며 "누구든지 공평한 기회를 부여받고 열심히 배우고 노력하면 그에 상응하는 정당한 결과를 얻으리라는 믿음 대신 '빽도 능력'이라는 냉소가 사실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마저 생기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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