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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말로 탄핵당할까

[이투데이 배준호 기자]

“법적 해석보다는 정치권의 반응에 달려…트럼프, 스스로가 상황의 심각성 깨달아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AP뉴시스

미국 워싱턴 정가에서 탄핵은 쉽게 나올 수 있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자신의 측근들과 러시아 정부가 내통했다는 의혹에 대한 수사를 중단시키려 했다는 사실이 폭로되면서 탄핵 목소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로 탄핵당할지는 법적인 해석보다는 정치권의 반응에 달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깨닫고 코스를 바꿀 수 있을지도 그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라고 FT는 강조했다.

◇트럼프가 탄핵당할만한 일을 저질렀는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 집권 공화당에서도 트럼프가 지난주 전격적으로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했을 때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뉴욕타임스(NYT)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월 코미 전 국장에게 자신의 측근인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를 멈추라고 압박했다는 내용을 폭로하면서 사태는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행위가 ‘사법방해(Obstruction of justice)’에 해당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법방해는 간단히 말하자면 증거인멸은 물론 조사 방해 등 사법제도 집행을 방해하는 광범위한 행위를 뜻한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에게 사법방해는 매우 부담스러운 주제다. 워터게이트 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리처드 닉슨이나 성추행 파문으로 탄핵 대상이 됐으나 상원에서 부결돼 간신히 이를 면한 빌 클린턴 모두 사법방해 혐의로 위기를 맞았다.

FT는 트럼프가 코미에게 했던 요청이 사법방해와 관련된 정상적인 형사범죄 기준을 충족시킬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많은 법률 전문가는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중 형사사건으로 기소될 지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더욱 큰 이슈는 그의 행동으로 탄핵당할 수 있는지다. 탄핵을 진행하려면 의회가 헌법상 규정된 해당 사유 중 하나인 ‘중범죄와 경범죄’에 해당된다고 인식해야 한다. 이는 굳이 트럼프의 행위가 형사범죄라고 정의를 내리지 않아도 의회에서 탄핵을 진행시킬 수 있다는 의미이며 매우 정치적인 절차다. 공화당 소속의 저스틴 아매쉬 하원의원은 “트럼프가 러시아 게이트 수사 중단을 지시했다는 코미 전 국장의 메모가 사실이라면 탄핵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를 어떻게 물러나게 할 수 있을까?= 탄핵 이외에도 트럼프를 물러나게 할 방법은 있다. 1967년 도입된 미국 수정헌법 제25조에 따르면 대통령으로서 직무 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됐을 경우 중도 하차시킬 수 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은 트럼프가 정신적으로 직무를 수행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항이 적용된 사례는 아직 없다.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역시 탄핵이다. 하원 법사위원회의 청문회를 거쳐 과반수로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킨면 상원에서 이를 검토해 재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트럼프는 쫓겨난다.

◇특별검사 임명과 탄핵이 관련 있나?= 미국 법무부는 전날 러시아 게이트에 대한 수사를 전반적으로 감독하는 로버트 뮬러 전 FBI 국장을 특검으로 임명했다. 하원과 상원 정보위원회가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지만 당파 갈등으로 방해받고 있다. FBI는 트럼프가 전격적으로 코미를 경질한 이후 수장이 없는 상태다.

뮬러는 러시아 게이트와 관련한 모든 문제를 조사할 수 있으며 수사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나 대통령 탄핵 문제는 궁극적으로 의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하원이 탄핵 표결에 들어갈 때 특검의 수사 결과를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탄핵의 주역은 누구인가, 그리고 향후 전망은?= 공화당이 상ㆍ하원을 장악한 상태이기 때문에 의회가 탄핵으로 움직이는 것은 공화당 지도부의 분위기, 더 나아가 트럼프 스캔들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반응에 달렸다고 FT는 강조했다.

현재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케빈 매카시 하원 공화당 원내 대표는 문제가 된 트럼프 대통령과 코미 국장 간의 대화 메모와 녹취록 등을 의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안을 좀 더 정확하게 파악한 뒤 움직이겠다는 의도다.

상원에서는 미치 매코널 공화당 원내대표와 리처드 버 정보위원장이 핵심 인물이다.

여전히 지도부를 포함해 공화당 의원 대부분은 트럼프에게 공개적으로 맞서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백악관으로 보낸 것은 물론 공화당이 상ㆍ하원을 장악하는 것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민주당이 2018년 중간선거에서 하원 다수당을 장악하기 전까지는 탄핵 움직임이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화당이 마냥 트럼프 파문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공화당 중진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둘러싼 문제가 워터게이트의 규모와 범위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회가 결국 탄핵의 길을 밟는다면 미국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하버드 법대 헌법학 교수인 로런스 트라이브는 “트럼프를 지지했던 수백만 사람이 선거 결과를 무효로 돌리기 위한 민주당의 술책이라며 들고 일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트럼프가 대통령 취임선서를 위반한 것은 명백하다”며 “국민 스스로도 헌법상의 맹세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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