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율의 정치펀치] 19대 대선의 특징

입력 2017-05-17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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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여러 가지 특징을 남기면서 끝났다.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번 대선 때문에, 앞으로 대선은 3월에 치르게 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물론 앞으로 나올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제하에 하는 말이다. 일부 독자는 앞으로 대선이 5월에 있지, 왜 3월이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2개월간의 인수위 과정을 감안하면 3월에 치러져야 한다. 즉, ‘3월 대선 5월 취임’이 된다는 말이다. 이번에는 보궐 선거였기에, 인수위 기간 없이 곧바로 대통령에 취임했지만, 앞으로 나올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을 가져야 하기 때문에 3월 대선이 불가피하다.

또 다른 특징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대선이 졸지에 치러지다 보니 유권자와 정당, 대선 후보자 모두가 제대로 뭔가를 준비하고 다른 후보자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가질 시간이 없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후보자 입장에선 상대 후보가 누구인지를 대선에 임박해서야 알 수 있었으니, 상대 후보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을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제대로 된 검증, 혹은 네거티브 공격 한번 할 수 없었다. 설사 상대 후보가 누구인지 알았더라도 대선 준비 기간이 워낙 짧다 보니, 상대를 공략할 전략을 제대로 세울 수 없었고, 네거티브 전략도 세울 수 없었던 것이다.

네거티브 전략은 선거에서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네거티브 전략만큼 상대 후보를 망가뜨리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일부는 네거티브 캠페인 전략을 사용하면 국민들이 비난하고 외면한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현실을 외면한 당위론적 주장이다. 실제 선거 캠프에서 네거티브 전략을 사용하면, 유권자들은 비난을 하지만 한 쪽 귀로는 솔깃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전 세계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은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런데 이런 전략을 제대로 구사할 수 없을 정도로 이번 대선은 사실상 졸속으로 치러졌다. 후보들은 제대로 된 선거 슬로건도 내놓지 못했다.

일부에선 문재인 후보의 적폐 청산을 슬로건으로 들 수 있다고 주장할지 모르지만, 이런 슬로건은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슬로건이다. 왜냐하면 일반적 선거 슬로건은 미래 지향적인 데 반해, 문재인 후보의 이 슬로건은 과거 지향적이고, 특히 사회 일부를 적대시한다는 점에서 일반적 선거 슬로건과는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홍준표 후보 역시 강성 노조와 좌파만을 외칠 뿐, 이렇다 할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 홍준표 후보의 이런 주장도 문재인 후보의 슬로건과 아주 유사한 특성이 있다. 사회 일부 세력을 적대시하기도 마찬가지이고, 노조, 좌파 같은 과거 산업 사회적 단어들을 많이 사용함으로써 미래 지향적 이미지를 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문재인 후보 측과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 측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래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공허한 슬로건이라는 평가를 들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현상들 역시 졸지에 치러진 대선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도 후보들에 대해 알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그나마 후보를 알 수 있는 TV 토론이 주목을 끈 것이다. TV 토론은 일반적으로 자기 확신의 강화에는 기여하지만, 실제 지지 후보를 바꾸는 데는 별반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워낙 후보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보니, TV 토론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대선은 이 같은 어려움 속에 치러질 수밖에 없었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다. 그럼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졸속 대선에서 탄생한 졸속 대통령이 돼서는 안 된다.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새 정권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이제부터 진짜 미래 지향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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