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남의 직격탄] “딴따라 따위가 뭘 안다고 나서나?”

입력 2017-04-20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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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 평론가

“오늘은 세월호 3주기입니다. 10초 동안 모든 것을 멈추고 추모의 감정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16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의 5만 관객의 환호가 일순간 멈췄다.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보컬 크리스 마틴은 ‘Yellow’ 연주 도중 세월호 사망자와 미수습자에 대한 추모를 제안했다. 노란 리본이 무대 앞 3개의 전광판에 나타났고 관객들은 일제히 묵념으로 세월호 3주기를 추모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아픔에 공감해준 콜드플레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과 함께 찬사가 쏟아졌다.

그렇다면 세월호 참사와 유가족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친 우리 연예인에 대한 반응은? “송강호는 종북좌파다.” “김제동을 방송에서 퇴출해라”…. 송강호 김혜수 김제동 정우성 등 적지 않은 연예인들이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보수단체 회원 등으로부터 종북좌파로 매도되며 무차별적 비난을 받았다. 그뿐인가. 박근혜 정부는 이들을 차별과 배제, 탄압의 블랙리스트에 올리기까지 했다.

정태춘, 전인권, 김미화, 안치환, 이은미, 양희은, 신대철, 이승환 등 촛불집회 무대에 오른 연예인에서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에 대한 후원, 일본에 사과와 배상을 요구한 김장훈, 유재석, 송혜교, 해고 노동자에 관한 관심을 촉구한 김제동, 이효리에 이르기까지 사회적 현안과 정치적 이슈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연예인에 대해서는 근거 없는 비난이 쏟아진다. 또한, 이들 연예인에게 어김없이 “무식한 딴따라 따위가 뭘 안다고 나서느냐”라는 인격 모독적 공격이 가해진다.

매스미디어와 대중문화 발달로 스타와 연예인의 역할과 영향력이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스타와 연예인은 청소년의 사회화를 도와주는 사회화 대리자(Socialization Agent) 기능을 할 뿐만 아니라 대중이 정체성을 획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도 한다. 그뿐만 아니다. 스타와 연예인은 지식 제공자와 인격 형성자 역할도 수행한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선 여전히 많은 사람이 ‘연예인=무식한 딴따라’로 규정하며 연예인을 정치·사회적 무뇌아 취급을 한다. 아니 연예인이 자신의 양심과 소신에 따라 환경, 노동, 인권, 소수자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견해를 밝히거나 특정 후보 지지 등 정치적 의사를 표명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한다. 소신과 신념을 밝히는 연예인에게 예외 없이 “무식한 딴따라”라는 경멸적 비난이 쏟아진다. ‘소셜테이너(Socialtainer)’ ‘폴리테이너(Politainer)’로 범주화해 부정적 시선을 보낸다. 방송 출연 제한 등 생존권을 위협하는 탄압을 가하기도 한다.

세월호 참사, 사드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현안과 정치적 이슈에 관한 견해를 당당하게 표명해 보수단체로부터 지속해서 방송 퇴출 압력까지 받는 김제동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민주공화국에서 정치적 성향을 나타내는 것은 마땅하다. 헌법 어디를 봐도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이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는 건 안 된다는 조항은 없다. 국민 개개인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게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 것이다. 나는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권리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다”라고 단언했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다.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사회적 현안과 정치적 이슈에 침묵을 강요당해서는 안 된다. 사회적 이슈와 정치 현안에 대한 견해 표명으로 차별과 탄압을 받아선 안 된다. “연예인=무식한 사람”이라는 부정적 프레임으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소신과 신념을 표명할 자유를 탄압해서 안 된다. 오히려 연예인의 유명성과 인지도를 사회와 정치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아름다운 원동력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연예인은 더는 “무식한 딴따라 따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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