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기획_여성기관⑩]박세문 여성과총 회장 “4차 산업혁명은 감성 리더십 시대…여성과학인 능력 드러내야”

입력 2017-04-06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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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의견 귀담아 듣는 소통경영 철학…대중 과학커뮤니케이션 SMC 운영…일·가정 균형 사업도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여성 과학자들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신을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여성 과학자들 스스로 자신을 드러내는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자신을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우수한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은 우리나라 성장에 매우 중요한 인적 자원이다. 4차 산업혁명은 감성이 우선하는 시대다.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아이디어가 접목되지 않으면 혁명에서 선점할 수 없다. 여성 인력 확보와 역할 증대가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

박세문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은 여성과학기술인들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연구에 임하면서, 시대적 변화의 흐름에 맞춰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경험과 지혜를 공유하면서 혁신의 길목에서 여성과학기술인들의 성장을 돕겠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이다.

박 회장은 원자력 분야 지질 전문가로 고려대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대학교(UCL)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분 연구와 원전부지 지진 안전성 연구 등을 수행했다. 2012년에는 105개국의 여성원자력 및 방사선 전문가를 보유한 세계여성원자력전문인회(Women in Nuclear Global, 이하 WiN Global)의 회장으로 선임돼 4년간 재임했다. 지난해 1월부터 초기 멤버로 13년간 몸담아온 여성과총의 제8대 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여성과총은 도약기… 소통 중시·소수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 여성과총은 지금 변곡점에 들어섰다. 올해 창립 15주년을 맞이한 여성과총은 현재 국내외 59개의 회원단체와 6만2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국내 최대 여성과학기술인 단체의 연합체로, 각 단체가 협력해 성장해야 하는 도약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래서 박 회장이 쓴 왕관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지금이 무엇보다 박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돼야 하는 시기다.

“책임감이 무겁죠. 대한민국 최고의 여성단체 연합체인데, 감당하기에는 부담감도 상당했어요. 그래도 초기 멤버로서 여성과총의 형성과 정서를 이해하고 있었기에 용기 내 시작했죠. 지금은 중요한 시기예요. 여성과총의 시작은 4개 단체로 꾸려져 작게 출발했지만, 지금은 59개의 회원단체와 국외협력단체까지 규모가 상당히 커졌죠. 이제는 소통이 중요해요.”

박 회장은 각 단체와 유기적인 관계를 맺으며 성장을 거듭하려면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소수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의견 수렴의 장을 마련해 개선점을 찾는 것을 자신의 경영철학으로 삼고 있다.

“저는 소수의 의견을 다수결의 논리로 무시하지 않아요. 항상 반대 의견에 대한 수렴을 중시했죠. WiN Global 회장 당시 국제회의를 진행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 소수자가 자신의 의견을 공개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설명할 기회를 줌으로써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 다각적인 의견을 수렴해 업무를 추진했어요. 다년간의 노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과총도 원만하게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아요.(웃음)”

더불어 여성과학기술인들의 발전을 지원해 더 많은 사회적 공공성을 확보하고 개인의 성장은 물론, 사회와 국가에 도움이 되는 단체로 성장시키는 게 앞으로 자신의 임무이고 과제라 여기고 있다.

◇과학 어렵다는 편견 깨야… 영국 SMC 벤치마킹 위한 TF운영 = 박 회장은 정확한 과학 지식을 이해하기 쉽게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을 여성과총의 중요한 역할이자 핵심 목표로 삼고 있다.

“나는 약 20년간 원자력 분야에 종사했는데, 여성 과학자들이 과학 지식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에 굉장히 미숙하다는 걸 느꼈고 굉장히 아쉬웠다. 표현이 전문적이라 어렵고, 대중이 이해하기 힘들다. 순간 이해한다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리기 일쑤이다. 그런 것을 경험하면서 여성과총이 과학커뮤니케이션에 초점을 맞춰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찾아낸 해법은 영국의 사이언스 미디어센터(이하 SMC)를 벤치마킹 하는 것이었다. 2002년 설립된 SMC는 과학자들의 견해와 지식, 정보를 미디어를 통해 정확하고 신속하게 보도될 수 있도록 전문가와 언론인을 이어주는 독립기관이다.

“지금 실천을 위한 초기 단계에 있어요. 여성 과학자가 미디어에 기고를 하거나 교육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자기 분야의 언어를 대중화하는 노력을 하자는 취지예요. 지금 태스크포스(TF)가 가동 중이지만, 예산을 고려해 여성과총의 부설연구소인 정책연구소에서 SMC를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SMC가 한국 내에서 성공적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여성 과학자와 미디어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게 박 회장의 판단이다. 과학자들이 폐쇄적인 전문가주의를 버리고 사실을 근거로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도록 돕고,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데 여성과총이 기여할 것이라 전했다.

◇나의 삶은 소수자 인생… 여성 과학자들 능력 드러내야 = 여성과학기술인들이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추고 계속근로를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박 회장은 다양한 사업과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을 사는 것이 얼마나 고단하고 외로운 길인지 잘 알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투쟁의 인생’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저는 항상 졌어요. 그리고 항상 혼자였죠. 대학 때도 그랬지만, 사회에 나와서도 늘 소수자 생활을 해왔으니까요. 원자력 분야에 여성은 오로지 1명, 저뿐이었죠. 그래서인지 무언가 시도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어요. 연구소든 기업체든 마찬가지였죠.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사회 안에서 싸우면서 타개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는 가정에서도 슈퍼우먼이 돼야 했다. 당시는 남존여비(男尊女卑)가 존재했던 시절이니 더욱 그랬다. 그러나 박 회장은 순종하기보다는 마주 대하면서 논리적으로 맞섰고, 자신의 꿈과 목표를 놓지 않고 버티면서 성장해왔다.

“남편이 버팀목이 돼 줬어요. 가사 일을 돕진 못했지만, 정신적으로 큰 도움이 됐죠. 그래서 지금까지 버티면서 여성 과학자로서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살아온 인생 중에는 지금이 가장 편해요. 소수파인 여성이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원자력 분야에서 인정받게 됐죠. 여성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약해요. 자신의 능력을 표출하는 법을 배우는 게 중요하다는 걸 저도 늦게 깨달았어요. 여성 과학자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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