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용서와 화해가 필요한 부모와 자녀

입력 2017-03-08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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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웰다잉협회장

▲최영숙 교수(백석대학교 교수, 대한 웰다잉협회장)
▲최영숙 교수(백석대학교 교수, 대한 웰다잉협회장)
죽음을 평안하고 아름답게 맞는 법을 배우는 웰다잉 교육의 마지막 시간에는 입관(入棺) 체험을 한다. 교육생들은 가상으로 만든 자신의 장례식장에 와준 사람들에게 대부분 미안하고, 고맙고, 또 사랑한다는 고백을 하곤 한다. 그 와중에 몇몇 사람들의 유난히 가슴 깊은 절규를 듣는 경우가 있다. 딸이 엄마를, 아들이 아버지를 용서하지 못해 몸부림을 치며 관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이다. “왜 엄마는 나한테 괜찮다, 잘했다라고 한마디 못해 주었냐”고, “왜 사사건건 그렇게 못 마땅해 하셨느냐”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목 놓아 우는 모습이다.

이 경우 대개 장남·장녀들과 부모의 사이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많다. 부모는 가정에 대한 책임감으로 동분서주하면서 힘들게 집 한 칸을 마련하고, 자식의 공부와 결혼까지 시킨다. 그 가운데 자녀들의 입장을 깊이 헤아릴 수 없어, 자신의 헌신과 노력에 부응하지 못하는 자녀를 용납할 수 없게 된다.

자녀들은 부모 앞에서 늘 부족한 모습으로 각인되는 자신이 싫어서, 주눅들고 눈치보며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이것은 곧 자녀들이 부모에게 느끼는 상처가 된다.

이 관계는 중년이나 노년이 된다고 쉽게 해결되지 않아 분노의 응어리를 묻어둔 채 서로 낯선 사람처럼 지내는 경우가 많다. 상대에 대한 원망만 가지고 살다가 어느 날 사별의 장면에 이르러서야 통곡을 하며 몸부림을 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자녀가 중년을 훌쩍 넘어, 부모가 초라하고 연약해 보일 때 그동안의 앙금을 내려놓고 용서함으로서 응어리를 풀고 관계도 회복할 수 있다. 또는 부모 쪽에서 퇴직 후 치열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자녀들을 헤아리면서, 미안하고 고맙다는 고백을 할 때에도 용서와 화해는 일어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이런 시간이 오기를 기다릴 수는 없다. 책과 간접 경험을 통한 연습으로 이별을 준비해 아름다운 마무리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곧 삶의 질(質)이 높아지고 행복해지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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